<투표를 마친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들이 삼삼오오 즐겁게 환담을 나누며 걸어나오고 있다>
건국(1932년) 83년 만에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 최초의 여성의원이 20명 탄생했다.
현지 시간 12월 12일 치러진 사우디 지방선거에서 총 6천900여 명의 후보가 2천100석의 의원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친 가운데 여성 후보는 979명 출마해 이중 20명이 당선되는 이변을 낳았다.특히 메카주의 북쪽 마드라카 선거구에서는 여성후보 ‘알오테이비’가 남성 후보 7명을 제치고 당선되는 쾌거를 이뤄 화제가 됐다.
이 밖에도 메카주의 제다에서 ‘알술라이만’, ‘히프드힘’ 등 여성 후보2명이, 북부 알자우프주에서도 ‘알하지미’라는 여성 후보가 속속 당선됐고, 수도 리야드를 비롯해 사우디전역에서 고르게 당선되는 등 이슬람의 성지인 메카주에서 조차 여성의원의 당선은 역사적인 변화와 함께 의미하는 바가 크다.
외신을 통해 보도된 사우디 여성유권자들은 첫 투표권을 행사한 후 투표소 곳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현지 여성인권운동가 하툰 알-파시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 여성에게 완전히 새로운 역사적인 날”이라고 감격을 표했다.
비록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치지못하는 지방의원이지만, 사우디의 여성 참정권 인정은 전 세계 유일 여성차별 대표적인 국가로 유엔으로부터 지목을 받아온 나라로서 이슬람 원리주의의 변화를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매우 상징적인 대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여성의 정치참여가 엄격히 금지됐던 사우디아라비아 이번에 여성의 선거 참여가 가능했던 것은 지난 1월 숨진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국왕이 2011년 여성 참정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면서 이뤄졌다.이후 2013년에는 150명으로 구성된 국왕 최고 자문기구 슈라위원회도 20%(30명)를 여성에게 할당한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사우디의 경우 역사적인 여성 참정권 보장에도 불구하고 여성차별은 여전하다.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살을 드러내는 옷을 입지 못하고 운전도 금지되어 있으며 여성들이 직장을 갖거나 여권을 신청할 때는 반드시 남성 보호자의 승인이 필요하고 발급된 여권
은 남성 보호자만이 찾을 수 있다.
은 남성 보호자만이 찾을 수 있다.
김유혜민 기자
[2015년 12월 24일 제71호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