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가정에서 여성들의 가사노동 부담이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은 남성들이 집안일에 적극적이고, 부인과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47,5%에 달하지만, 이를 실행에 옮겼다고 말한 남성은 16.4%에 불과해 실제 맞벌이 가정에서의 가사노동은 여성들에게 집중돼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통계청이 지난 7일 발표한 ‘2015 일·가정양립 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맞벌이 여성의 가사노동은 하루 평균 3시간 14분으로 남성의 가사노동 시간 40분에 비해 5배나 되는 것.
한국 남성의 1일 평균 가사노동 시간도 45분으로, 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덴마크 남성의 일평균 가사노동시간이 186분로 가장 길었으며 다음으로 노르웨이, 호주 순이다. 한국 남성들의 일평균 가사노동시간은 OECD 평균(139분)보다 94분이나 적은 수치이다.
이에 반해 한국 여성의 일평균 가사노동시간은 227분으로 남성보다 182분이 길었다. 남녀 간 가사노동시간 차이는 OECD 국가 중 7번째로 크다. 우리보다 남녀 간 가사노동 시간 격차가 큰 나라는 인도(300분), 터키(261분), 멕시코(260분) 순이다.
통계에 따르면 맞벌이 가구비율은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43.5%와 42.9%로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지난해 1%포인트 높아진 43.9%를 기록했다. 이처럼 5가구 중 2가구가 맞벌이를 하는 상황에서 집안일의 비중도 여성에게 쏠리다 보니 직장인 여성들이 ‘일’과 ‘가정’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주당 평균 근로 시간에 있어서는 남성이 46.2 시간, 여성이 그 보다 5.6 시간 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이런 차이를 이해하고 가사노동 시간의 격차 해소를 위한 각 가정, 기업, 자치단체들의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은 기자
[2015년 12월 24일 제71호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