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간의 단순한 사랑싸움으로 인식되기 쉬운 이른바 ‘데이트 폭력’이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 협박문자, 사진·동영상 유출 등 그 유형도 다양하고, 목격자 없이 단둘이 있는 장소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많아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지난달 7일 여자친구에게 성관계 동영상을 퍼뜨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로조모(29)씨를 불구속입건했으며, 동래경찰서는 지난 3일, 헤어진 여자친구의 집에 사다리차로 몰래 침입한 김모(39)씨를 주거침입죄로 불구속입건했다.
또 부산진경찰서는 10일, 데이트 도중 다른 사람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이유로 영화관 복도에서 폭력을 행사한 김모(25)씨를 불구속 입건했으며, 서부경찰서는 12일, 1년 3개월간 사귄여자친구가 이별을 요구하자 1600여 차례에 걸친 협박 문자를 보낸 혐의로 김모(6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부산경찰청이 발표한 부산지역 연인 간 폭력현황을 보면 2011년 544건에서 2015년 473건으로 수치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나 강력범죄인 폭행 등은 오히려 늘어 심각성을 더 하고 있다.
실제로 폭행은 2011년 133건에서 2015년 175건으로 42건이 늘어났으며 강간과 강제추행도 이 기간 32건에서 39건으로 늘었다. 총계로 집계된 것은 신고 된 사항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실상 일어나는 연인 간 폭력건수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부산지방경찰청(청장 이상식)은 지난 3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를 ‘연인 간 폭력 집중신고 기간’으로 정하고, 데이트 폭력 전담팀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연인 간 폭력 범죄 근절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피해를 입은 분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며
“신고자에 대해서는 즉시 신변보호조치를 실시하고, 익명성을 보장한다”고 말했다.연인 간 폭력 범죄에 피해를 입었을 때는 112나 인터넷·스마트폰또는 경찰청 방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신고가 가능하다.
박정은 기자
[2016년 2월 26일 제73호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