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보육정책에 반발,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휴원사태를 빚는 등
학부모들도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육여건과 공보육기반 확충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의 ‘맞춤형 보육’ 시행에 반발해 민간 어린이집들에 이어 사립 유치원들도 재정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등 집단휴원을 선고,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어린이집에 이어 사립유치원연합측도 ‘유아교육 평등권 확보를 위한 전국 학부모대회’를 개최하는 등 ‘맞춤형 보육’이 실시될 경우 어린이집과 마찬가지로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 관련 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정책에 항의, 민간어린이집이 집단 일시 휴원 사태로 돌입하자, 부산지역 엄마들도 또다시 거리로 나섰다.
부산참보육을 위한 부모연대는 23일(목) 오전 10시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현 정부의 맞춤형 보육정책에 반발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맞춤형 보육’은 가정양육과의 조화 속에서 보육필요에 따라 적정한 보육서비스를 제공해 일과 가정양립을 돕고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 발달을 위한 제도로, 정부가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키로 한 정책이다.
맞춤형 보육제도는 어린이집 0세~2세반 아동(2013년 1월 1일 이후 태어난 아동)을 대상으로 맞벌이 부부의 경우 오전 7시 30분~오후 7시 30분까지 12시간 종일반 보육을,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오전 9시~ 오후 3시까지 6시간의 맞춤반으로 어린이집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즉 맞벌이 등 12시간 보육이 필요치 않은 아동의 종일보육을 금지하는 정책으로 6시간 보육에 80%지원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정책은 맞춤형 대상 아동에 대한 기본 보육료를 20% 삭감하고 종일반 대상 다자녀 기준 2인에서 3인으로 변경하는 등 맞춤반 보육교사에 대한 급여 및 처우개선 대책이 없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어 정책 보완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은 실정이다.
보육료 삭감은 보육교사 인건비 삭감으로 이어져 자칫 어린이집 종사자들의 사기 저하와 보육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것을 염려하는 시각도 많다.
보육시설의 반발에 따른 휴원 사태와 보육정책의 혼란으로 애꿎은 학부모들만 피해를 입고있다. 맞춤형보육정책에 반발, 부산지역 여성 단체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문제점을 제시했다.
첫 발언을 맡은 학부모 대표 장영미 씨는 “보육정책의 혼란으로 엄마들이 피해자임에도 오히려 여성혐오를 겪고 있다. 아이 셋을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보육분야에서 보편적 복지를 이룰 수 있도록 약속을 지켜 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여성회 박오숙 공동대표는 “현 정부의 맞춤형 보육정책은 보육 예산을 축소하기 위한 꼼수이며 아이, 부모, 교사 어느 누구에도 맞춰진 정책이 아니다”고 강조하고 “아이를 안심하고 안전하게 맡길 수 있는 공공보육의 기반을 크게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보육정책의 진정한 목표는 아이들의 돌봄 받을 권리를 지켜주는 것이다. 정부와 마찰이 생길 때마다 이를 박탈하며 집단 휴원에 들어가는 어린이집 연합회도 각성해야하며, 국가는 모든 아이들이 평등한 보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중장기적 보육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촉구했다.
중장기적 보육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촉구했다.
한편, 부산시 민간어린이집연합회는 23일 소속 어린이집 800여 곳이 휴원에 동참해 부산역 광장에서 보육교사와 학부모 등 3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맞춤형 보육정책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날 부산 지역 전체 1957개 어린이집 가운데 민간·가정 어린이집 1600여 곳 중 800여곳 어린이집이 휴원에 동참하고 나머지는 자율등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정은 기자
[2016년 6월 24일 제77호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