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마오리족 소녀가 성장해 백인 일색 뉴질랜드 내각의 2인자가 됐다.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12일(현지 시간) 뉴질랜드 부총리에 마오리족 출신 폴라베넷(47) 사회주택부 장관이 선출됐다고 보도했다. 총리엔 빌 잉글리시(55) 부총리가 뽑혔다.
존 키 전 총리가 사퇴하고 일주일만이다. 베넷 신임 부총리는 뉴질랜드 타우포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던 17세 때 딸을 낳아 혼자의 힘으로 아이를 키운 미혼모이자 마오리족 혼혈 여성. 그는 20대 중반 나이에 대학에 진학해 사회복지학에 대해 공부하면서 정치에눈을 떴고, 졸업 후 국회의원 사무실 직원을 거쳐 2005년 국민당 비례대표로 의회에 입성했다.
베넷 부총리는 이날 “17세에 마오리족 미혼모가 되고 어떤 자격증도 없이 학교를 떠나게 됐을 때 만해도 나는 어떤 직업도 갖지 못했고 미래는 암담해 보였었다”며 “나에게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지고 부총리가 된 것 자체가 뉴질랜드의 자랑”이라고 감격스런 소감을 밝혔다.
안선영 기자
[2016년 12월 23일 제83호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