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보미 조미라 씨는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어렵게 들어간 ‘아이돌보미’ 일을 한지 1년이 넘었지만 마음이 복잡하다. 처음에 3개월 된 아기의 돌봄을 맡아 분유먹이기, 젖병소독, 기저귀 갈기, 목욕 등 7시간 동안 일을 했고, 아기와의 교감과 충분한사랑, 안전이 중요했기에 잠을 자고 있는 동안이라도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며 영아를 돌봤다.
이렇게 7시간 동안 주 5일을 일했지만 주어진 임금은 월 80~90만 원 정도. 조 씨는 아이돌보미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가치를 느껴 일을 시작할 때는 시급 6500에 개의치 않고 일을 했지만, 막상 일을 하다 보니 하는 일에 비해 시급이 적어도 너무 적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올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간절하다.
부산여성단체연합은 지난 6일 오후 2시 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 대강당에서 ‘부산지역 여성노동자 임금실태조사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부산여성회와 부산여성비정규노동센터, 민주노총부산지역본부여성위원회가 공동으로 부산시 내 여성노동자 297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저임금을 받는 부산지역 여성노동자임금실태파악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좀 더 변화된 조건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조사에서 조사 대상 여성노동자의 67%가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26.3%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도 않은 채 근무를 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 대상자 다섯 가구 중 한 가구는 여성 노동자가 가정의 생계를 꾸리고 있었으며, 응답자의 47%가월 100~150만원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과거보다 임금이 오른 경우는 25%에 불과하며 예전보다 임금이 더 낮아지거나 비슷하다고 답한 사람은 65.9%나 됐다. 생계비가 부족하면 가정 먼저 절약으로 지출을 줄이는 경우가 39.7%, 금융기관대출이 25%를 차지했다.
이날 토론 참가자들은 여성을 곧 저임금노동력으로 간주하는 차별적 구조와 성별임금격차해소 방안에 대한 토론을 이어갔다. 김영 부산대 사회학과 교수는 “조사결과를 보면 위법적인 절대적 저임금을 받는 여성들이 응답자의 절반이며 생계를 위해 대출을 받고 이자를 갚다보면 자산형성을 불가능하다”며 ‘최저임금을 인상할 것’과 ‘주휴수당·노동계약서 작성에 관한 교육과 캠페인’등을 대응 방안으로 내 놨다.
천연옥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비정규위원장은 “여성 저임금 극복을 위해서는 최저시급이 인상돼야 한다. 이는 우리 사회의 여성비정규직 노동자의 저임금을 해소하고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요구이다”라고 주장했다.
양미자 부산비정규노동센터 센터장은 “여성노동자들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가치를 인정하고 그에 맞는 법적대우를 해야 한다”고강조했다.
부산여성단체연합 관계자는 “토론회를 통해 여성노동자들의 저임금 실태가 드러난 만큼 변화된 조건을 만들기 위한 고민과 대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2017년 3월 24일 제86호 2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