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산성폭력상담소와 부산지방검찰청 여성아동범죄 조사부가 공동으로 주최한
대학 내 성폭력 근절 대책마련 긴급 토론회.
17일 부산지검 13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대학생들이 참석,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 했다.
“대학의 명예 때문에 쉬쉬할 게 아니라 제때 제대로 말하고 대응하여 뿌리를 제대로 뽑아야죠.” “대학문화에 적응하는 학기초 3~4개월 즈음 성폭력문제가 심각해요.” 단톡방, 동아리, 학생회, 휴게실,강의실, 기숙사 등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며 설렘을 안고 시작한 대학의 공간이 성차별, 성폭력의 온상이 되고 있어, 대학 내 성폭력의 문제점과 원인을 진단해 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단법인 부산성폭력상담소와 부산지방검찰청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17일 오후 2시 부산지검 13층 중회의실에서 대학 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긴급토론회 ‘대학 내 성폭력, 이대로 괜찮은가?’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에는 부산성폭력상담소 이재희 소장의 사회로 현직교수와 검사, 현장 활동가, 대학생이 모여 대학 내 성폭력의 원인과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발제자로 나선 중앙대 이나영 교수는 “성폭력의 원인은 한국 사회에서 성별, 직책, 종사상의 나이 등 위계적 권력관계로 인해 발생하는 차별 행위의 일종으로 봐야한다” 고 전제하고, “남성 중심의 성문화로 여성을 단순히 성적대상으로 규정하며 성폭력 문제에 대한 인식도 부족해 가해자가 피해자를 고발하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하는 점을 꼬집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성평등한 문화 정착과 공정하고 투명한 사건처리 과정, 예방적 개입 등을 해결방안으로 내놓았다.
부산대 오정진 교수는 “대학이 성폭력에 더 취약하고 더 뼈아프다. 아픔을 호소하는 피해자에게 2차적 가해를 행하기도 한다”며 “학교 내에 믿을 수 있을 만한 사람이 필요해 관련 기구를 만들었다. 학교 내 명예 때문에 쉬쉬하는 경우가 많기에 사전 상담을 통해 문제를 조기에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당한 것을 부당하다고 적절한 방식으로 제때에 얘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박현주 검사는 ‘대학 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법률적 접근’을주제로 성폭력 사례를 소개하고 처리절차를 상세히 설명했다. 또한 “올해 검찰 내 여성아동범죄조사부가 신설된 만큼 여성대상 범죄에 대해 적극 대응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펭귄프로젝트팀(서울지역대학),파워페미레인저(경성대), 싫다잖아(부산대) 팀이 나와 ‘대학생들이 말하는 대학 내 성폭력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도 들려줬다.
서울 지역 ‛펭귄프로젝트’ 김영길은 “대학 문화에 적응하는 시간인 3~4월에 성폭력문제가 심각하다. 기사화 되지 않은 부분도 많을것”이라며 대학 공동체 차원에서 성차별 문화를 바꾸고 성폭력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학생들의 움직임을 소개했다.
이날 ‘싫다잖아’ 김정원은 “학교내에서 페미니즘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며 학교 내에 만연한 성폭력과 성차별적인 발언에 대해서 제대로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을 지적했다.
‘파워페미레인저’ 김도경은 대학 내 외모지상주의와 단톡방에서 당당히 이뤄지는 성희롱 발언 등을 비판하고 ‘집단 내에서의 차별성점검’과 ‘자율적인 문제 제기’가 필요하며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말할때 비난을 받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은 기자
[2017년 4월 21일 제87호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