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주최하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와 한반도미래재단(회장 구천서)이 공동주관한 ‘2017 부산통일포럼-평화를 나누다, 통일을 노래하다’가 7월 19일 수요일 오후 3시 30분 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 대연회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통일부의 민간통일준비 역량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방방곡곡 평화로,구석구석 통일로’라는 슬로건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열리는 2017통일포럼. 개최지역시민사회가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민간의 통일의지를 모으고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이날 2017년도 큰 여정의 첫 발걸음이 민주화의 성지이자 안보와 평화의 보루, 포용의 도시 부산에서 시작돼 의미를 더했다.
김덕룡 민화협 고문(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내정자)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의 과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갖기 앞서 “포용과 통합의 마지막 보루역할을 했고, 부마항쟁 등 민주화 항쟁을 통해 대한민국의 발전을 견인해온 동북아 해양도시 부산에서 2017통일포럼의 첫 포문을 열게 돼 기쁘고 아울러 평화와 통일을 위해 노력해온 부산 시민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덕룡 고문은 “통일문제는 우리민족, 우리 자신의 문제로, ‘북한문제’와 함께 고민해야할 숙명적인 과제이고, 북한의 경제 일자리 교육에 대한 관심은 물론 공동체 운명과 한반도의 미래를 함께 생각해야할 중요한 사안”이라며 “북한에 대한 인식과 통일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 더불어통일에 대한 국민적 의지야 말로 통일의 시대를 열어가는 실질적이고 가장 중요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포럼을 공동주관한 한반도미래재단 구천서 회장은 “부산에서 지역단체들과 함께 통일 한국, 그리고 미래의 한반도 정책제언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개최목적을 밝히고 “실향민과 탈북민의 생생한목소리와 현장에서 통일운동을 주도해온 민간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의 활발한 의견개진을 통해 통일시대를 열어 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지역민간사회단체의 통일준비운동 역량강화차원에서 부산지역의 15개 주요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 기획한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 부산시회, 대한민국팔각회, 부산경실련, 부산YMCA, 부산시구군여성단체협의회, 부산민족통일중앙협의회, 부산여성뉴스, 부산여성경제인협회,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여성단체협의회, 부산여성소비자연합회, 부산흥사단, 세계평화여성연합 부산지부, 한국통일여성회협의회 부산시회, 한국자유총연맹 부산시지부(이상 가나다 순) 등과 함께 하여 부산지역 통일역량과 의지를 제고하였으며, 부산광역시, 부산광역시의회, 부산일보, KNN, 국제신문, 부산KBS, 부산MBC 등 부산지역 주요 기관 및 언론사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이날 전체 행사는 부산여성뉴스 유순희대표이사의 사회로 총 3부에 나뉘어 걸쳐진행되었다. 식전 행사로 가야금 병창 권귀진 연주가, 해금 한다해 연주가의 국악공연이 펼쳐졌으며, 1부 행사는 기념식과 함께 김덕룡 민화협 고문의 기조연설로 막을 열었다.
이어 2부 본 포럼인 부산통일포럼이 실향민과 함께 하는 통일토크, 민간통일준비운동 통일토크 등 두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되었으며, 3부 통일 콘서트는 통일염원의 열기를 모으고 의지를 다지는 화합한마당이 펼쳐졌다.
통일TALK 대담은 김치파이브로 유명한 이경필 거제장승포가축병원 원장, 실향민가족 옥정희씨(초대 거제YWCA회장), 탈북 후 결혼 현재 한국외대에서 미래의 꿈을 계획하고 있는 기타 연주가 이은미(가명)씨가 패널로 참석하여 통일과 한반도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논하며 통일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 냈다.
흥남철수 때 배에서 태어나 미군에 의해‘김치파이브’라는 별칭을 갖게 된 이경필원장은 생사의 귀로에서 태어나 부모세대의 고통과 가난을 절실히 체험한 당사자로서 “한반도에서 핵무기와 전쟁은 절대 안된다”며 평화적 통일방안모색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실향민 가족 2세와 결혼하여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들었다는 옥정희씨는“초창기 피난민들이 정착하여 살아갈 때 집집마다 먹을 것 입을 것들을 나누어주어 힘들고 고달팠던 시기를 견뎌내는데 도움도 컸지만 업신여김도 많이 당했다”며 “넓은 의미에서 통일은 함께 나누고 극복해가는 것 ”이라고 정리했다.
북한에서 기타를 전공한 탈북기타리스트 이은미씨는 평양음악 무용대학교 기악학과 출신으로 탈북후 기타선생, 한국어강사, 골프장 캐디 등 갖은 고생을 하며 자유의 삶의 만끽하고 있지만 아직도 북한에 가족들이 있어 마음이 편치 않고 늘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씨는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식당을 차렸는데 장사가 잘되자, ‘개인이 장사할 수 없다. 국가원수보다 돈을 따른다’는 이유로 빼앗아 그 충격으로 심장이 약한 어머니가 돌아가시게 됐다”며 “장녀로서 동생들과 함께 살아가기가 막막해 대동강에 뛰어들어 죽고 싶었지만 강물에 아른거리는 동생들 얼굴이 떠올라 탈북을 결심하게 됐다”고 경위를 밝혔다.
패널발표에 이어 구천서 회장의 즉석 제안으로 탈북 젊은이들이 무대위로 합류해‘반갑습니다’ 등 낯익은 몇 곡을 이씨의 기타연주에 맞추어 합창해 호응을 얻었다.
구천서 회장(민화협 공동의장)은 “탈북민, 실향민들 역시 우리 사회의 일원이며 그들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의 벽을 허물 때 비로소 우리의 평화적인 통일 준비는 완성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남북의 화합과 평화무드를 이끌 수 있다” 고 강조했다.
진희관 교수는 “대북사업과 통일을 위한지원활동은 상호이익을 전제로 지속가능한 교류가 될 수 있도록 중장기 사업을 모색해야 한다”며 일례로 “경남 통일 농업딸기, 제주도 감귤보내기사업처럼 북한의 특정지역 마을을 선정해 교류와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을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잡는 법 등을 알려주는 형태의 영농법 종자개량 등 우수한 한국이 농업기술을 전수해주는 것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차후 통일비용을 줄이고 자생력을 키워주는 일이라는 것.
박동범 부산흥사단 통일위원장은 “이제 더 이상 통일문제에 관한한 진보와 보수를논하지 말아야한다”며 “청소년대상 교육운동과 프로그램 개발로 평화통일의 중요성을 알리고 북한실정에 대해 제대로 알리고 생각하는 기회를 갖게 해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최소남 부산통일여성협의회 명예회장은“탈북 새터민 평균연령은 40대, 여성도 2만1천여명에 이른다”며 “탈북여성들이 호소하는 경제와 가사활동의 병행으로 인한 육아문제 등 현실적으로 어려움도 크지만 무엇보다 탈북자라는 닉네임이 불편하게 한다는 그들의 말을 새겨봄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산환경교육센터 정호선 사무국장은 휴전선 따라걷는 평화통일 대행진행사에 참여하면서 사회운동에 동참한 자신의 사례를 예로, “청년들이 통일문제에 관심갖고 동참할 수 있는 동기부여 차원의 의미있는 행사가 많이 마련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저녁 7시까지 이어진 이날 3부 평화콘서트에서는 인기 트리오 ‘자전거탄 풍경’의공연과 탈북민 아코디언 연주가 최순경씨의 공연이 400여 관중석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김유혜민 기자
[2017년 7월 17일 제90호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