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11월 25일

종합

고령화 시대 ‘나이듦’과 관련한 여성정책의 방향




<글 싣는 순서>
1.‘나이 듦’을 바라보는 관점의 조명√
2. 노인복지와 여성복지 관점에서 나이듦
3. 법제도적 관점에서 나이듦
4. 페미니스트 노년학의 관점
5.‘여성’의 ‘나이듦’에서 파생된 이슈 현황과 실태
6. 한국의 연령주의와 여성의 연령주의
7. 여성노인의 고용활성화와 복지패러다임
8. 여성’의 ‘나이듦’의 이중차별 극복을 위한 정책제언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고 한 시몬느 드 보부아르는 그녀의 저서「 노년」에서 ‘나이 듦’에 관하여도 동일한 시선을 유지하는 듯하다.


그녀에 따르면 ‘나이듦’은 생물학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잘 만들어진 구조물과 같아서 우리의 삶이 그 틀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즉 ‘나이듦’이라는 잘 짜여진 프레임 속에 들어가기 시작할 때부터 개인의 역량과 가능성은 침범 당하고 일정한 양식으로 삶이 진행되는 것에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간파한다.


이러한 관점은 최근의 여성학계과 노인학계의 주목을 받아온 마거릿 크룩섕크의「나이듦을 배우다」에서도 이어진다. ‘타자화’된‘나이 든 여성들’에 대하여 지배 집단으로 명명되는 그 외의 집단은 정서적 거리를 두며‘나이 든 여성’들의 앞선 시절을 개의치 않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철저히 단절된 계급으로 거리를 둔다고 지적한다. 새로운 형태의 식민화에 다름 아니다.


날카로운 이 시선이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이유는 그 누구도 ‘나이듦’을 떠나 자신의 삶을 사유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나이 듦’과 관련한 논의는 이제 단순히 노화의 진행만을 표상하는 주제로써 끝나지 않는 것 같다. 가부장제라는 구조에서 파생되던 사회적 불합리를 인내와 여성성 등의 이름으로 포장하여 한 쪽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했던 일련의 흐름에 ‘페미니즘’이라는 거대한 저항의 파도가 등장하여 정화시킨 방향성과 마찬가지의 무게가 느껴진다.


‘나이 듦’이란 것이 생물학적인 진행의 양상만으로 축소시키기에는 어딘가 설정된 구조인 것을 부인할 수 없는 부분들이 보인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그러한지 이슈화하기에
는 너무나 광범위한 이 주제를 ‘여성’의 ‘나이듦’이라는 주제어에 집중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나이듦’이라는 실존적 문제는 특히 한국 사회에서의 연령주의에 있어 더욱 쟁점화 된다. ‘나이 듦’이 가져오는 ‘타자화’가 한국 사회에서 더욱 심화되는 것은 여성의 목소리를 찾기 위한 저항이 어느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기 시작할 즈음 우리사회가 ‘고령화’의 쓰나미를 피할 수 없게 되면서이다.


‘여성’과 ‘고령화’가 중첩되면서 나이 든 여성들에게 ‘타자화’의 무게는 생존의 문제로 극대화되기까지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 소고는 ‘여성’의 ‘나이듦’과 관련한 문제점을 고령화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들과 함께 고민하는 것으로 시작하기는 하지만, 여성 노인의 삶이 풍요로울 수
있기 위하여 즉, 삶의 질이 향상되기 위하여 정책의 방향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에 목표를 둔다.


요컨대, ‘여성’의 ‘나이 듦’과 관련한 정책의 방향성을 복지나 법제 정비에 있어서의 현황을 살피고 재검토하여 여성이기에 받는 차별적인 상황들이 제거되고 개선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형평성을 추구하는 것을 본 소고의 최종 목표로 두고자 한다.


특히, 법제의 변화 등을 살펴 앞으로 부각될 쟁점들을 예상해 보고 여기서 파생될 문제들을 점검하는 시도도 하고자 한다. 요컨대, ‘여성’과 ‘나이 듦’이라는 이중적 틀 속에서 야기될 수 있는 제 문제들을 여러 관점으로 조명하며 여성들의 ‘나이듦’에 대한 구조적인 지지 내지 지원을 가능케 하는 정책적 제언을 시도하는 것이 본 소고의 목적이다.


노년학의 관점에서의 나이듦
노년학적 시각은 인간의 노화에 영향을 주는 생물학적․ 행동적․ 사회적 구조 요소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도록 해준다. 노화에 대한 기본적인 요소는 노화에 대한 과학적 사고의 문화를 대표하는 것이다.


그러나 노년학자들은 어떤 요소를 연령 효과의 탓으로 돌려야 하는 것에 대해 다소 회의적이며 노화는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생물학적․심리적․사회적 변화를 포함한다고 본다. 즉, 나이 드는 것과 관련된 이행은 생활 연령과 직선적인 관계가 아니며 노화 과정 자체에 다면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노화 연구에있어 노화의 다면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생물학적 시간의 진행만을 노화로 인식하기에는 인간에게 주어진 사회적 상황들과 관계들은 여타의 유기체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 인간의 생애 주기를 살펴 볼 때, 생물학적 시간 진행과 관계없이 심리적 층격과 불안은 노화에 가속화를 가져오며 이는 심리적 요소들과 사회적 관계들과의 여러 요소들이 역동적으로 얽힌 결과물로서 나타난다.


즉 노화의 과정은 정형화된 어떤 것이 아니라 개인의 역사에 따라 필연적으로 다양성을가질 수밖에 없다. 또, 한편의 노년학에서의 ‘나이듦’을 바라보는 관점은, 노화가 어떤 시점에서 시작된 특이한 단계가 아닌 전 생애를 걸쳐 진행되는 과정이며 모든 사회 계층과 모든 시기를 통괄한다는 점이다.


일반적 통념에 의해 노화가 어떤 특정한 시기 어떤 활동을 그만두거나 멈추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출생에서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전 생애를 통한 변화를 의미한다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사람들의 다양한 변화가 축적된 불리함으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쇠퇴로 대변되는 일련의 결과물을 인지하는 단계를 노화로 본다.


이런 인지의 결과로서 나이 듦에 대한 차별이 나타나며 실제적인 삶 속에서 사람들의 행동 양식을 결정하게 되는 지표로 자리 잡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러한 노년학의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나이 듦의 과정을 살펴 볼 때, 크게 생물학적 노화, 인지 기능 노화, 의사소통의 장애, 사회 및 정서적 노화, 인구통계학적 관점 등과 그외의 여러 관점에서 노화를 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이해를 돋기 위하여 생애 과정의 관점에서 노화를 바라보면 다음과 같다. 생애 과정 연구에서 가장 명확한 원리는 인간의 삶이 오랜 시간에 걸쳐 펼쳐지며, 생애 초기의 경험과 조건들이 장기적인 결과를 내놓은 과정을 설정한다는 것이다.


즉 개인의 생애 이력은 초기 경험에 의해 강한 영향을 받으며 노화의 과정에서 오는 다양한 영향 역시 이런 개인적인 생애 과정의 특이성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이는 한 개인의 누적된 이익이나 불이익의 차이가 노화에 있어서도 불평등을 가져 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노년학의 관점에서 ‘나이듦’은 생물학적 기반을 근거로 하는 것이 아니며 사회적 관계와 심리적 정서적 요인들을 아울러 검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생애 전반에 걸쳐 진행되는 개인의 역사를 볼 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복지 정책상의 생애사 구술의 확장을 고민해 볼 수 있다고생각되며 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후술하기로 하다.


복지의 관점에서의 나이듦
사회복지는 넓게는 현대화, 좁게는 산업화의 과정에서 생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개인과 집단, 지역사회의 다양해진 욕구를 충족시키는 기능을 하는 제도이다. 노인 복지는 노인 개인과 집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복지의 한 분야이다.


 노인 복지는 노인이 복리적인 생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사회적 활동으로 사회복지 정책과 서비스의 한 분야다. 더 구체적으로 정의하면 노인복지는 “노인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면서 자기가 속한 가족과 사회에 적응하고 통합될 수 있도록 필요한 자원과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관련된 공적․사적 차원에서의 계획과 서비스 제공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인구 고령화와 관련된 중요개념의 하나는 65세 이상의 노인인구를 연령에 따라 다시연소노인(the young old), 중고령 노인(themiddle old), 초고령 노인(the old 또는 theoldest old)의 세 집단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연소노인은 65-74세의 노인을, 중고령노인은 75-84세의 노인을, 초고령노인은 85세 이상을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노인인구를 이렇게 세 집단으로 구분해 볼 때 초고령 집단의 증가율이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 가장 높다.


한국 사회의 고령화는 최근의 가장 뜨거운 주제이다. 경제발전과 의료수준의 향상은 평균수명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2015년 남성의 기대수명이 79.0세, 여성의 기대 수명이 85.2세로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뿐만 아니라 저출산으로 인한 고령화도 가속화 되고 있다.


이런 사회적 상황을 감안할 때 노인복지정책에 쏟게 되는 사회기반과 경제적 자원들이 증대될 것을 예상할 수 있으며, 이는 노인복지의 관점을 전환해야하는 도전을 받는 지점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노인 복지의 관점을문제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사회의 균형적 성장을 위한 기본적인 프레임으로 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는 재화와 사회적 에너지의 손실의 관점이라기보다 미래에 대한 투자의개념으로 보는 것이 옳다.


이런 관점에서 연령주의에 대한 사회적 대응을 개인적 대책의 차원에서 고령화 진입에 근접해 있는 40대 50대 이상의 근로자들에 대한 체계적 교육 및 훈련이 국가적 차원에서 제고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여성노인의 고용 활성화와 관련한장에서 구체적으로 검토하기로 한다.


<다음 호에 계속>
김유진 객원기자

[20171117일 제9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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