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에 집값 상승, 인구감소가 겹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의 혼인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21일 지난해 전국 시·구청에 신고한 혼인이혼신고서의 신고내용을 기
초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7년 혼인·이혼 통계’를 발표했다.
지난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따지는 조혼인율은 5.2건으로 1970년 통계작성 이후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지난해 혼인건수는 26만4500건으로 전년 대비 6.1%인 1만7200건 감소해 1974년 25만9600건 이후 4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연간 혼인 건수 감소추세는 2012년 이후 6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구구조적인 면에서 30대 초반인구가 전년대비 5.6%가량 감소했고, 20대 후반의 청년실업률이 높아지는 추세인데다 전세가격지수도 전년대비 상승하면서 혼인건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보통 결혼을 하고 2년 정도 후에는 첫째 아이를 낳는 경우가 많은데 2016∼2017년 모두 결혼건수가 5%이상 감소해, 2∼3년 후에는 출산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년대비 혼인 건수가 가장 크게 감소한 연령은 남녀 모두 30대 초반으로 남성이 10.3%(-1만1300건), 여성이 9.0%(-7900건) 각각 급감했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은 32.9세 여성은 30.2세로, 전년대비 남성은 0.2세, 여성은 0.1세 상승했다.
지난해 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를 말하는 조이혼율은 2.1건으로 1997년 2.0건 이후 20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지난해 이혼 건수는 10만6000건으로 전년보다 1.2%줄었다. 배우자가 있는 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인 유배우 이혼율은 4.4건으로 전년과 같았다.
특히 황혼 부부의 이혼이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은 3만3100건으로 2007년(2만5000건)보다 1.3배 늘었다.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도 지속적으로 늘어 작년에는 1만1600건으로 10년 전(6천100건)보다 1.9배 증가했다.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은 전체의 31.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박수연 기자
[2018년 3월 23일 제98호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