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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노래로 한국 알리고 교포단합 유도하는 문화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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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아리랑’으로 일본 열도를 달구고 있는 부산출신의 엔카 가수 기선(50. 본명김기선)씨가 최근 고향을 찾았다. 식목행사를 위해 재일교포 민단일행과 경남도청방문 등 포항지진현장 성금 전달을 위해 고국을 찾은 것.


부산 영도출신의 기선씨는 20년 전 일본문화 공부를 위해 유학을 갔다가 일본의 음식이며 모든 것이 취향에 맞아 아예 눌러 앉았다. 당시 기선씨의 삶에 결정적인 이정표가 된 것은 재일 교포 한인 모임인 민단주최 각 시부 대항전 노래자랑에서 기선씨가 이끈 팀이 수상을 해 부상으로 컴퓨터를 소속민단에 선사하면서부터다.


이때부터 민단 어머니단체에서 노래지도 요청이 따랐고, 민단의 간사로 활동하면서 재일교포민단 학생들의 한국어지도를 노래로 가르치는 등 본격적인 노래인생이 시작됐다. “어려서부터 노래를 잘했나봐요. 노래자랑 나가서 상도 여러번 탔고 교포 학생들도 선생님 목소리가 좋다고 음반내라고 성화였어요.


”주변의 권유보다 기선씨는 노래를 통해 한국어를 가르치면 도움이 될 것 같은 생각에 한국어 지도 교재를 만들기 위해 ‘내나이가 어때서’ 작곡가 전기수씨를 찾았다. “민단의 회원 대부분 60~80대로 교포2~3세들은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라 한국노래를 율동과 곁들여 가르치면 안 잊어 버리고 쉽게 익힐 수 있을 것 같았죠.”


그런데 기선씨를 만난 전기수 작곡가는 기선씨의 독특한 음색과 노래 목소리를 듣고 음반취입을 권유했다. 이때 작곡가로부터 받은 곡이 “트롯트는 우리의 노래”였다. 지금 일본서 히트를 치고 한국 금영 노래방에서도 검색할 수 있는 인기 트롯트 ‘희망의 아리랑’의 원제다.


동포들을 하나로 엮고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데는 아리랑 노래만한 게 없다는 기선씨의 제안으로 작곡가 선생도 흔쾌히 받아들여 기선씨의 첫 음반 “희망의 아리랑”은 이렇게 탄생했다. “민단행사에는 항상 마지막부분에 아리랑 노래를 넣습니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고 아리랑을 부르며 하나됨을 확인하는 순간이죠.


외로운 이국땅에서 동포들을 하나로 엮어주고 외로움을 달래주는 상징적인 노래이기도 하죠.”일본에서 엔카가수로 활동하는 기선씨는 대부분의 한국 출신 가수들이 드레스를입고 출연하는데 비해 현지 무대 TV출연시 마다 한복만 입고 출연하는 것을 고집한다. “일본 엔카가수들이 기모노를 입고 무대에 서는 걸 보고 한국가수로서 당당히 한복을 입고 출연하고 싶었어요.


요즘은 곤룡포를 입고 무대에 서는데 왠지 뿌듯하고 자신감도 생기는 것 같아요. 옷이 멋지잖아요.” 20여년 일본생활속에서도 한국인임을잊지 않고 살아온 기선씨는 문화예술 사절단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했다.


수년전 대구 컬러풀페스티벌에 일본 삼바팀 53명을 이끌고 방문, 대상을 수상했고, 서울부산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내 엔카모임과 일본내 한국노래사랑모임 ‘토모노카이’ 교류를 추진하기도. 일본서 살다가 나이가 들면서 고국으로 돌아온 교포들의 경우 현지 사이트를 검색 하다 기선씨의 왕 펜이 된 사람들도 있다.


노래실력하나로 교포사회는 물론 현지인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는 기선씨는 일본의 3대 대형 홀로 통하는 와사쿠사 공예단, 메이지잡의 무대에도 섰고, 민단 70주년 일한7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일본과 제주 라마다 공연무대에도 올라 가창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 민단에서는 동경도 경남도민회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기선씨는 일본속 작은 한국, 민단활동을 통해 교포2세들에게 한국의 숨결을 전하고 양국 친선교류를 도모하고 있다.


“이제 한일 양국이 발전적이고 보다 우호적인 관계로 발전했으면 좋겠어요. 성공한 교포들이 고국에 아낌없이 희사하고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가관계가 원만해야 하거든요.” 고국을 떠나보니 스스로 애국자가 되더라는 일본현지 엔카 한복가수 기선씨. 부산영도가 고향인 기선씨의 부산사랑도 각별나다. 부산엔카모임을 위해 조만간 또다시부산을 방문할 예정이다.


유순희 기자

[2018420일 제9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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