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이 결혼과 자녀 양육에 느끼는 부담감이 일본 여성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래불안이 높고 성평등 사회 구현과 젠더역할의 재구조화 요구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하 여정연)은 ‘한국과 일본 2040세대의 결혼 및 가족 가치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서울과 도쿄에 거주하고 있는 25~44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성은 일본여성에 비해 결혼 부담감이 크며(한국 64.0%, 일본 32.3%), 결혼보다 본인의 성취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응답한 비율(한국 44.4%, 일본 28.2%)이 높았다. 반면 결혼하여 전업주부로 살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한국 18.8%, 일본 27.4%)은 매우 낮았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노후 대비가 부족해 경제생활이 어려울 것’이라는 질문에 한국 여성 82.0%, 한국 남성 70.0%, 일본 여성 78.9%, 일본 남성 64.0%가 그렇다(매우+대체로 그렇다)고 답했다. ‘본인의 노후돌봄’ 역시 한 국 여 성 71.2%, 한 국 남 성 55.0%, 일본 여성 68.3%, 일본 남성 57.7%가 노후에 본인을 돌봐줄 사람이 없을까봐 걱정된다고 대답했다.
남녀 역할에 대한 고정 관념(남성은 생계부양자, 여성은 돌봄자)에 대한동의도는 의식적인 측면에서는 양국 모두 낮았다. 한국 여성 7.4%, 한국 남성 11.4%, 일본 여성 19.2%, 일본 남성 17.2%만이 ‘자가 할 일을 돈을 버는 것이고 여자가 할 일은 가족을 돌보는 것이다’ 는 질문에 동의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계 생계는 남성이 책임져야 한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한 국 여 성 15.8%, 한국 남성 27.4%, 일본 여성 32.9%, 일본 남성 35.0%가 찬성했다.
여정연은 “저출산정책이 성평등정책, 가족정책, 고용정책, 사회복지정책과 유기적으로 추진돼 현재의 부모, 미래의 부모, 미래세대 모두에게 미래 사회에 대한 강력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시윤 기자
[2019년 6월 25일 제113호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