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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루마니아 최초 여성검찰총장 코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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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최초 여성 검찰총장과 반부패청장을 지낸 라우라코드루타 코베시(46)가 유럽연합(EU)에 신설된 유럽검찰청(EPPO·European Public Prosecutor's Office)의 수장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코베시는 자신의 조국인 루마니아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9일까지 EU 28개 회원국 대부분의 지지를 확보해, 향후 몇 주내에 EU 정상회의에서 EPPO청장으로 공식 선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시는 지난 2013년까지 루마니아 반부패청장으로 재임하면서 68명의 정관계 고위인사를 법정에 세우는 등 전‧현직장관만 14명을 기소했고, 상‧하원을 합해 국회의원 53명을 기소해 반부패전사로 통해왔다.

특히 2017년 루마니아 집권당인 사회민주당의 리비우 드라그네아 대표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법정에 세워 3년 6개월의 실형선고를 이끌어내기도. 코베시는 평소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에는 응답하지 않는다. 오직 국민들의 요구에만 응답한다”고 말해왔다.

이러한 신념의 코베시가 재임시절 광범위하게 정치권에 메스를 들이대자 집권당인 사회민주당 정권이 눈엣가시로 여겨 지난해 반부패청장에서 그를 내쫓은 바 있다. 지금의 대한민국 검찰이 성역없는 수사로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는 이 때, 루마니아전 여성검찰총장의 소신과 강단있는 부패청산 활동이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정의 여사’ ‘성역없는 수사’지휘로 국민 신망
EU최초 여성검찰총장 유력한 코베시는 누구?


유럽연합 신설 통합 검찰청(EPPO)초대검찰총장으로 사실상 확정된 코베시 전 루마니아 초대 여성검찰총장은 농구선수 출신으로 21살에 검사가 됐고, 2006년 33세의 나이에 루마니아 최초의 여성 검찰총장이 됐다.

'여성 최초', '최연소' 루마니아 검찰총장 이력을 자랑하는 코베시 검사는 2013년부터 반부패청을 이끌며 굵직한 부패수사를 기획하고 2015년 당시 현직 총리를 비롯해 정치 거물을 잇달아 기소하며 국민의 신망을 받았다.

루마니아의 반부패청은 한국의 '공직자 비리수사처'와 같은 개념. 루마니아에서 그는 '정의 여사'(Mrs. Justice)라는 별명으로 통하기도 한다. 그러나 '성역'을 가리지 않는 수사로 집권 PSD '실세' 리비우 드라그네아 대표를 비롯해 정치권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자신과 검찰 조직의 입지를 위해 거물을 상대로 무리한 기획수사를 벌였다는 비판도 함께 받았으며, PSD 정부는 코베시를 '적'(敵)으로 규정, 지난해 대통령의 반대와 여론의 반대 시위에도 코베시 해임을 강행했다.

코베시는 혜성처럼 EPPO 청장 후보로 떠올랐지만 논란이 없지는 않다. 유럽의 자유주의자들은 코베시를 지지하지만, 헝가리 집권당인 피데스를 비롯해 일부 유럽의 독재정권은 그의 EPPO 청장 선출에 대해 비판적이기 때문이다.

코베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EPPO 청장으로 선출되기 위한 EU 회원국들의 지지를 확보한 데 대해 현재 "중요한 단계로 발전한 것"이라면서도 "공식적인 결정이 있을 때까지 기다려본다"는 입장이다.

한편 EU는 EU예산과 관련된 사기·부패사건이나 여러 국가가 관련된 부가가치세(VAT) 사기 사건 등을 조사·처 벌 하 기 위 해 지 난 2017년 10월 EPPO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즉, 회원국간 이동이 자유롭다는 것을 악용하는 각종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지금은 각 회원국 사법당국이 EU 예산과 관련된 사건을 조사·처벌하고 있으나 그동안 자국 국경을 벗어난 사건에 대해선 수사할 수 없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또 EU산하에 설치된 유럽사법협력기구(Eurojust·유로저스트)나 유럽경찰청(유로폴·Europol), EU 부패감독청(OLAF) 등의 사법기구도 있으나 관련 범죄 수사와 처벌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점도 그 배경이다. 이에 따라 EU는 EPPO 설치를 추진해 왔으며 EU 28개 회원국 중 22개국이 EPPO에 참여하기로 했다.


유순희 기자

[2019920일 제1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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