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의 최대 34%가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돼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 공연예술, 대중문화·출판 분야 종사자 및 창작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문화분야 성인지 인권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중문화, 출판 분야 종사자는 예술인으로서 활동 기간 중 분야별로 11%부터 높게는 34%까지 성희롱·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예방교육 참여 경험 비율은 55.5%부터 높게는 76.6%까지 나타났다.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은 엄격한 상하관계, 일방적이고 불평등한 권력 구조 등 ‘위계에 의한 성폭력’과 ‘성희롱·성폭력을 가볍게 여기는 분위기’를 주요 성폭력 발생 사유로 지목해, 성불평등한 권력구조 개선과 성인지 감수성 교육 강화 필요성이 드러났다.
또한 문제 해결 가능성에 대한 불신과 가해자와 같은 관련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활동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이 이유로 꼽혔다. 피해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신고상담체계 구축, 피해자 보호 지원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시스템 마련 등이 절실한 이유이다.
폭력 피해장소는 공동활동 공간, 회식장소 등으로 나타났으며, 작업(활동)과 사적인 활동의 경계가 모호해 작업 및 수업이나 연습중에도 성희롱·성폭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교류와 접촉을 분명하게 설정하는 행동강령(지침)의 개발과 확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모든 분야에서 종사자가 생각하는 성희롱·성폭력 피해 방지를 위한 제도적 노력의 가장 우선순위는 ‘가해자 처벌 강화’로 파악됐다.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마련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문체부가 2018년 문화예술계 미투운동으로 제기된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실제 현장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기위해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공연예술·출판)과 계명대 산학협력단(대중문화)에 의뢰해 실시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향후 법적 근거를 마련해 신뢰도 높은 실태조사를 정례적으로 추진하고 민관협의체 구성 및 운영으로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방지를 위한 중장기 이행안을 마련하는 등의 실효성 있는 양성평등문화정책을 수립 및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2019년 9월 20일 제116호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