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인권이 제한적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초의 여자 골프 대회가 열린다.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는 13일 “2020년 3월19일부터 나흘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로열 그린스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에서 총상금 100만달러 규모의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무 함 마 드 빈 살 만 왕 세 자 가 ‘비 전 2030’이라는 사회 개혁 정책을 추진하면서 스포츠 이벤트를 필두로 개혁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대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고질적인 남녀 차별 제도와 인권 침해가 여성 인력의 발전을 저해하고 외국 투자에 방해 요인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사우디는 이같은 ‘비전 2030’개혁으로 여성의 인권은 개선되고 있는 추세. 우선 지난해 여성의 스포츠 경기장 입장과 운전이 허용됐고, 올해는 남성 보호자의 허락을 받아야 출국할 수 있다는 제도와 공공장소 등에서 남녀 출입구와 자리를 따로 두도록 하는 성별 분리 규정의 일부가 폐지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우디가 스포츠이벤트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흐리게 하려는 의도라는 비판도 있는 가운데, 사우디 정부는 최근 축구와 골프 외에도 프로복싱, 모터스포츠, 승마등 행사 개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는 경제 다각화를 위한 경제개발계획을 1970년부터 실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정책에 대한 부처간 긴밀한 공조의 부재와 함께 국민들의 낮은 노동생산력 등으로 정부의 경제 다각화 정책은 한계를 노출해 온 실정.
여기에 더해 2014년도 하반기 이후 석유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로 인한 저유가 기조와 함께 높은 인구증가율 및 청년 실업률로 정치적·경제적 위기에 직면하면서, 부왕으로부터 왕권승계라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세자가 위기극복의 일환으로 2016년 4월 25일 ‘비전 2030’을 발표했으며 이 정책의 성공을 위해 다양한 개혁조치를 취해오고 있다.
유시윤 기자
[2019년 12월 20일 제119호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