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미인대회 사상 최초로 성전환을 한 여성이 우승을 차지했다. 주인공은 필리핀 출신의 아리엘 케일(26)이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은 10일(한국시간), 아리엘 케일이 최근 열린미인대회 ‘미스 국제 뉴질랜드’에서 최고의 미인으로 뽑혔다고 보도했다.
뉴질랜드에서 성전환 여성이 우승을 한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필리핀의 보수적인 가톨릭 집안 출신인 케일이 2012년 성전환을 하고 싶다고 밝혔을 때는 집안에서 버림받았다. 케일은 “성전환을 포기하든가, 아니면 집을 나가라는 얘기를 듣고 가출했다”면서 “우리 집안에서 성전환은악마나 역겨운 존재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가족들의 태도도 바뀌었다. 특히 가장 완고했던 아버지는 올해 초 성전환 수술을 한 뒤 미인대회를 준비하는 케일을 물심양면으로 도왔고, 우승한 뒤에는 “자랑스러운 내 딸”이라고 부르며 기뻐했다.
케일은 이번 우승으로 내년에는 국제 미인대회에 뉴질랜드 대표로 출전한다. 우승한 뒤 “오랜 시간 소망해온 내 꿈이 이루어졌다”며 감격했고 “사람들은 이상하게 볼 수 있지만, 거울속의 나는 정신적, 육체적, 감정적으로 여성”이라고 강조했다.
유시윤 기자
[2020년 11월 20일 제128호 9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