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1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2021 여성혐오 규탄 기자회견’
여성의 당은 지난 15일 오후 1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백래시(backlash·반발)는 ‘이대남’ 현상이 아닌 여성세력화에 대한 억압”이라며 2021 여성혐오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에는 여성의당 이지원·장지유 공동대표, 포항공대 강연 취소 사태의 강연자였던 하예나 디지털 성폭력 근절 활동가, 여성의당 서울시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학생위원회가 참석했다.
20대 남성 유튜버 최 모 씨의 “정신병원에 가야겠다”는 발언으로 소송 진행 중인 이경옥 전 여성의당 경남도당 위원장,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으로 남성들의 집중 타깃이 된 윤지선 교수의 발언은 대독으로 전해졌다. 포항공대 강연 취소에 대해 약 100개의 단체와 5050명의 연대 서명을 받아 발표한 여성전진 공동행동도 대독으로 참여했다.
여성의당 이지원 공동대표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백래시는 여성들이 정치적으로 조직할 수 있는 계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이를 빗겨나가는 여성은 사회적으로 비난받도록 탄압하겠다는 경고의 메시지”라면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20대 남성의 표심을 잡기 위해 면피성 정책으로 일관하는 동안, 당장 생존의 위기에 직면하며 경제적으로 고립되어 가는 20대 여성들에 대한 대책은 마련조차 했는지 의심스럽다”라고 주장했다.
여성의당 서울시당 대학생위원회는 20대 여성 당사자로서, “남교수와 남학우의 성범죄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총여학생회는 연달아 폐지되고 있다”는 말과 함께 “여성은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하더라도 채용과 임금 차별을 피할 수 없고, 일부 남성들은 여성들의 정당한 주장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디지털 성폭력이 만연한 대형 남초 커뮤니티에 공격을 요청하여 여성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번 백래시 사태의 직접적인 피해자의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포항공대 강연 취소 당사자이자, 디지털 성폭력 근절 활동가인 하예나 씨는 “그들은 저를 ‘조두순, 조주빈’ 등 성폭력 가해자들과 비교하며 제가 해온 행위를 폄하했다”면서 “그들은 여성인권의 대한 것을 ‘아카데미에서도 금기시될 도덕률을 벗어나는’ 범죄와 인접한 것으로 범주화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선 교수는 “여성들은 여성혐오 용어의 사용을 지적한 것만으로 각종 무차별 공격과 위협의 타겟이 되지만, 남성들의 기분을 거스르는 표현들은 근거나 그 어떠한 검증 없이도 사회에서 즉각 삭제되고 사과받을 수 있는 그 권력 차이를 은폐”하며, “존재치도 않는 남성혐오를 주장하는 무리들의 요구에 굴복하는 이 세상에서 남성혐오란 없다”라고 백래시 사태를 꼬집었다.
유튜버의 모욕 사건으로 소송 진행중인 이경옥 전 여성의당 경상남도당 위원장은 “연령에 상관없이 페미니스트를 단죄하고 공격하고 여기에 일부 반 페미니스트 세력들이 동조하고 부추기고 있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면서 “구독자가 5만6천명인 유튜버에서 저의 얼굴과 명예훼손과 모욕하는 영상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어 안전의 위협을 느끼며, 힘든 상황이지만, 여성혐오에 대응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할 것”이라는 입장을 대독으로 전했다.
한편 여성의당은 세계여성의날인 2020년 3월 8일에 창당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의제 정당으로서 디지털 성범죄 강력 수사 및 처벌, 스토킹범죄 처벌법 제정, 낙태죄 폐지 등의 사안에 동의한 바 있다. 최근에는 백래시대응위원회를 발족했다.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