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서 열린 ‘고령화시대 여성의 나이듦에 관한 정책토론회’
노년기에 이른 여성의 삶에 대한 정책적 고민과 대안을 모색하는 토론의 장이 열렸다. 토론회는 지난 1일 본지 창간 22주년 기념으로 열린 윤원호 부산여성신문 명예회장 출판기념회의 2부 순서로 마련됐다.
2부 순서는 ‘고령화 시대 여성의 나이듦에 관한 정책 방향’에 대해 부산대 여성학 박사수료 김유진 발제자가 주제발표를 한 뒤 본지 유순희 대표이사의 진행으로 학계와 현장에서 여성과 노인문제에 관심 가져온 전문가들이 토론을 펼쳤다.
부산대 최연숙 여성학 박사, 이기숙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이사장, 윤지영 부산시의회 의원, 부산노인대학협의회 이향순 연제노인대학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플로어 지정토론은 이양자 동의대학교 명예교수가 은퇴 후의 바람직한 삶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유진 발제자는 ‘고령화 시대 여성의 나이듦에 관한 정책 방향’을 주제로 성년후견제도의 활용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제언했다. 성년후견제도는 질병·장애·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성인에게 후견인을 지정하는 제도로 우리나라는 2013년 7월 1일부터 시행됐다.
발제자는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의 변화로 우리는 성년후견제도와 같은 노인을 위한 법제도적 장치들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를 가지게 되었지만 아직도 이러한 제도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여성노인들이 많으며, 어떤 경우에 성년후견제도의 적용이 필요한지에 대한 정보도 충분하다고 볼 수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익적 차원의 성년후견제도 활용에 대한 홍보, 후견인 선임 비용의 전부 혹은 일정 부분 국가적 지원 법제화 및 지원받을 수 있는 자격 요건설정, 후견인을 전담하는 후견 법원을 둘 것, 여성노인 전담 관청과 부서를 독립적으로 운영, 현장 중심의 후견 서비스” 등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최연숙 박사는 “소수자이고 이주민이며 여성으로서 중첩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결혼이주여성의 나이듦에 대한 확장적인 연구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1세대 이주여성들은 자녀가 성년이 되어 ‘빈둥지증후군’을 앓고 있으며 남편과의 나이 차이로 ‘독거여성노인’이 되어 고립감과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는 부분에 대한 발표자의 의견을 물었다.
이기숙 이사장은 하버드대학의 인간성장연구소의 연구를 바탕으로 여성노인, 남성노인을 구별하지 않고 ‘잘 늙는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좋은 사회관계망을 유지하라”면서 배우자, 자녀, 친인척, 친구, 다양한 활동공동체 회원들과 좋은 인간관계 유지를 강조했다. 또한 “건강을 잘 유지하려고 노력하라”면서 “금연, 절주, 좋은 식생활, 운동 등으로 나를 책임지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지영 의원은 “여성노인의 60%가 노후 준비가 없었고, 학대 피해 경험도 남성노인대비 2.4배 이상 높은 수준”이라는 통계를 공개하고 “고령사회 대응 정책과 예산, 성인지예산결산제도 등 기존의 제도를 내실화해서 그 효과를 극대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산지방법원에 5년간 후견 사건 접수가 3배 증가했다”면서 “향후 고령화 가속화에 따라 치매환자 등의 급증으로 성년후견 필요 대상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호대상에 대한 청구 및 이용지원을 위한 사업추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향순 노인대학장은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일을 하지 못해 돈을 벌기 어려운 것과 아플 때가 많아 병원비가 많이 든다는 것”이라면서 “한국 사회에도 어려 모로 다양하게 노인 일자리 문제가 해결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양자 동의대학교 명예교수는 제도적인 부분 외에도 노년을 잘 보내기 위한 “하자, 주자, 배우자, 맺자”라는 4가지 삶의 태도를 제시하며 “자기 일과 목표를 정해 ‘하자’, 베풀어야 한다는 ‘주자’, 무엇이든 ‘배우자’, 좋은 인간관계를 ‘맺자’”고 활기차게 주장했다.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