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월동 시민아키비스트 양성과정 1회기 특강모습
도시재생이 진행 중인 부산의 성매매집결지 ‘완월동’을 시민이 기억하고 기록하는 의미 있는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이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기관은 부산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과 완월동 기록연구소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21인권단체 공동협력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두 기관은 지난 5월~6월에 완월동 아카이브 작업에 관심이 있는 인권활동가 및 시민 20명을 모집해 총 3회 기에 걸친 교육과 실습 및 체험을 마쳤다. 7월 중에 본격적인 완월동 아키비스트들의 작업이 시작되는데 어떤 방식과 시선으로 완월동을 기록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완월동’은 일제강점기 유곽으로 시작해, 세월의 흐름과 함께 점점 그 규모를 키우면서 부산 홍등가의 상징으로 100여 년간 존재했다. 지난 2004년 ‘성매매 단속 특별법’이 시행됨에 따라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불법 영업이 암암리에 이뤄졌던 완월동은 지난해 3월 도시재생활성화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완월동’라인 인권전시회 개최 및 온라인 아카이브 구축을 위한 ‘시민참여단 교육’을 제목으로 이뤄진 교육은 3회차 실시됐다.
교육의 목적은 한국사회의 성착취 현장과 성착취 여성들 삶에 대해 알고, 성매매집결지의 공간적 특성과 역사성을 이해하며, 완월동 아카이브 활동을 위한 계획과 목표 수립이다. 1회기는 23일(수), ‘한국 성매매의 역사와 여성인권, 성매매 집결지의 역사적 의미와 공간적 특성’에 대해 신박진영 성매매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정책팀장이 강의했다.
2회기 24일(목), ‘완월동 집결지의 과거와 현재, 여성들의 삶’에 대해 변정희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대표가 강의를 맡았다. 이어진 3회기에는 ‘로컬리티 기록화의 의의와 방법, 아카이브실습 및 체험’ 과정으로 배은희 빨간집 대표가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수료식과 함께 완월동 아카이빙 자료수집을 위한 사전오리엔테이션도 마쳤다.
부산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완월동기록연구소 아카이브 추진
완월동 시민아키비스트 총 3회기에 걸친 교육 및 실습 마쳐
“완월동뿐만 아니라 한국성매매의 역사, 일제강점기 관련 내용을 3일 동안 들을 수 있었다”는 시민아키비스트 A씨는 “강의를 들으면서 성매매 문제에 대해 계속 고민이 되고, 이 분야를 계속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 “성매매 집결지의 특성상 공적인 문서가 남아있기 힘든데,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상담일지, 언니들의 장부 등일 것이다. 구술기록과 문서를 크로스 체킹해서 이를 토대로 연표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성매매용어 사전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시민아키비스트 B씨는 “강의를 들으면서 완월동에 대해 적당히 소비하거나 대상화하지 않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 안에서 이에 대한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했다. 또 “오늘 강의 중 당사자성에 대해서 들으며 그런 고민들이 조금 해결이 되었고, 무슨 활동을 할지에 대해 앞으로 생각해볼 것이며, 여성인권에 대해 해석하고, 피해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정경숙 완월동기록연구소장은 “아키비스트에 지원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완월동 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교육은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면서 “앞으로의 아카이브 활동은 단기 혹은 장기적 목표에 따라 체계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정은 기자
[2021년 7월 30일 제135호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