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비프메세나상’ 후보작 10편을 공개했다.
비프메세나상은 아시아에서 만들어진 장편 다큐멘터리를 대상으로, 역량 있는 신진 다큐멘터리스트를 발굴, 지원하기 위해 수여된다. 올해 비프메세나상 후보작들은 어느 해보다 다채롭다. 농부 댄서, 아이돌 스타의 팬덤, 피아니스트가 되려는 영화감독 등 독특한 소재를 다룬 사적인 이야기부터 대만의 2·28사건, 부마민주항쟁 등 역사적인 소재를 새로운 관점에서 탐구한 작품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경합을 벌인다. 특히 후보작 10편 중 4편이 여성감독들의 작품인 점이 이목을 끈다.
가장 주목할 작품은 20여 년의 경력을 가진 김진열 감독의 신작 ‘왕십리 김종분’이다. 김 감독이 왕십리에서 50년간 노점을 운영한 김종분씨의 삶을 따스하게 조명한다. 영화에선 고(故) 김귀정 열사의 어머니이기도 한 그녀의 여든 해 삶이 치열하고 아름답게 펼쳐진다.
허철녕 감독은 ‘206: 사라지지 않는’ 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작업에 동행했다. 이 작품은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펀드 장편독립 다큐멘터리 AND펀드 지원작이다. 여기에 이동윤 감독의 ‘10월의 이름들’, 오세연 감독의 ‘성덕’, 오재형 감독의 ‘피아노 프리즘’도 이목을 끈다.
중국의 신예 여성감독 장멩치의 ‘자화상: 47KM 마을의 동화’는 ‘자화상 시리즈’ 중 9번째 작품으로 친밀한 시선으로 고향 마을에서의 정겹고 아름다운 나날들을 기록했다. 라우 켁 후앗 감독의 ‘야생 토마토의 맛’과 시요룬 감독의 ‘크로싱 엔드’는 대만 다큐멘터리다. 인도 출신의 레바나 리즈 존 감독은 인도 뭄바이의 통근열차에서 만난 활기찬 여성들을 ‘여성 전용 객차에서’에 담았다.
마지막으로 ‘언네임어블 댄스’는 일본의 이누도 잇신 감독의 다큐멘터리다. 이 작품은 공간에 맞춰 즉흥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노장 춤꾼 다나카 민의 경이로운 예술 세계로 관객을 이끈다.
한편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비프메세나상은 와이드 앵글 경쟁부문에 초청된 한국과 아시아의 다큐멘터리 중 각 1편씩 최우수 작품을 선정하여 1천만 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유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