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축지 마을, 감천문화마을, 물만골 등 부산의 장소들을 드로잉과 수채화로 그려낸 전시가 열렸다.
‘부산을 그릵다’라는 제목으로 지난 11월 1일부터 7일까지 중구 중앙동 또따또가 갤러리에서 개최된 이번 전시는, 최윤식 건축가가 이끈 ‘부산을 그려읽다’ 강좌 수강생들의 결실이다.
전시에 참여한 아마추어 여성 작가 9명은, 코로나19로 문화예술 활동이 침체된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대면 또는 비대면으로 모여, 기초 선 연습부터 야외답사 일정까지 마친 뒤 19점의 작품을 전시했다. 여기에 최 건축가의 작품 4점과 이종민 건축가, 서선아 서양화가의 작품 등 총 32점이 관람객들을 맞았다.
최 건축가는 “7080세대들이 예술을 취미로 하거나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하다가, 늦게나마 자신의 소질을 찾아서 음악이든 미술이든 시도해 보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왔다”면서 “특히 미술 분야의 데생, 여행 풍경 그리기, 도시의 건물이나 거리 경관 등을 그리는 어반스케치(Urban Sketch) 활동 등은 큰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도 가치 있는 취미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감천문화마을과 매축지 마을을 그린 안병주 씨는 “전시를 위해 에너지를 끌어내다 보니 실력이 더 많이 늘었다”면서 “드로잉이나 그림이 처음이지만 습작 기간을 거쳐 전시까지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초보였지만 재미있었고 그림을 그리면서 건축물을 자세히 보게 됐다”는 김정희 씨는 좋았던 일로 “3~4시간 집중해서 그리는 시간과 야외학습”을 꼽았다.
이정숙 씨는 “약 5개월 동안 매주 수요일 날 모여 그림을 그리곤 하다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크다”면서 “장기적으로 심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또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오경순 씨는 “생애 최초로 전시회를 하게 돼 성취감이 크다”고 말했다.
“선을 그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머리가 맑아진다”면서 한옥을 그려낸 송우정 씨는 “그림은 그리면서 소통하는 시간이 무엇보다 좋았고, 외부 답사 일정 가운데 비 오는 범어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최 건축가는 “이번 강좌는 5개월 정도 하다 보니 기초부터 탄탄하게 공부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기간을 길게 가지면서 모임을 통한 개인적인 교류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 하겠다”고 밝혔다.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