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여고의 전신인 부산 일신여학교의 설립자, 벨레 멘지스와 교장 마거릿 데이비스 등 호주인 3명이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는다.
국가보훈처는 3일 오전 11시, 호주 선교사이자 독립운동을 지원했던 벨레 멘지스(Belle Menzies)에 의해 설립된 부산 동래여자고등학교(이하 ‘동래여고’)를 찾아 호주 정부에 감사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한·호주 수교 60주년(1961.10.30. 수교)을 맞아 호주 정부에 감사를 전하고, 앞으로도 양국 간에 지속적인 우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계획됐다.
동래여고는 1895년 10월 15일에 호주 선교사 벨레 멘지스(Belle Menzies)에 의해 설립된 학교로, 설립 당시에는 ‘부산진일신여학교’로 칭했으며, 이후 동래일신여학교, 동래고등여학교, 동래여자고등학교로 개명됐다.
호주 선교사들은 1890년대 한국으로 건너와 교육 및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으며, 일부는 학교(기독교계 미션스쿨) 설립을 통해 민족교육에 힘썼다. 당시 호주 선교사들의 과감한 헌신과 노력은 일제시기 많은 독립운동가를 길러낸 모태가 됐다.
특히 일신여학교가 주도한 ‘3·11만세시위’는 부산·경남지역 3·1운동의 효시가 됐고, 이 시위에 참석한 교사와 학생 등 12명이 독립유공자로 서훈됐다.
동래여고 시청각실에서 진행되는 이번 감사 행사는 황기철 보훈처장, 캐서린 레이퍼(CATHERINE RAPER) 주한호주대사, 학교법인 동래학원 이사장과 동래여고 교장, 총동창회장, 학생 등이 참석했다.
내년 3·1절을 계기로 일신여학교 설립자인 벨레 멘지스(Belle Menzies), 교장 마가렛 데이비스(Margaret Davies), 교사 데이지 호킹(Daisy Hocking) 세 명에 대한 독립유공자 포상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벨레 멘지스(Belle Menzies) 등 세 호주 선교사는 ‘3·11만세 시위’ 참여 학생들을 보호·인솔하다 체포됐고, 이후에도 신사참배 반대 활동 등에 참여했다. 이러한 내용은 지난 11월에 독립운동 공적으로 인정돼, 내년 초 차관회의 및 국무회의 등 절차를 거쳐 포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보훈처는 “현재까지 외국인으로서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은 분은 총 72명이나 이 중 호주 국적을 가진 인물은 없었다”면서 “벨레 멘지스 등 세 분에 대한 포상은 ‘호주인 최초 독립유공자’ 탄생이라는 큰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김유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