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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미술

수고한 인공관절 예술에 안착되다

 
 
소향갤러리, ‘Bella Scoperta(숨겨진 아름다움)’ 전
3인의 청년작가 인공관절 소재로 한 작품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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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사진, 키네틱 아트가 ‘인공관절’이라는 재미있는 소재로 한자리에 모였다.
 
소향갤러리(디렉터 남은진)가 두번째 기획전으로 마련한 ‘Bella Scoperta’전에서 각기 다른 장르의 세 작가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인다.3인의 청년작가 강우원, 노세환, 한진수가 참여한 이번 전시에서는 제 수명을 다한 ‘인공관절’을 소재로 작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한 다양한 메시지를 펼쳐보였다.
 
괴짜 천재 미술가 살바도르 달리의 트레이드마크인 콧수염이 금속성을 지닌 인공관절로 표현됐다. 유명한 인물의 초상과 동물의 모습이 겹겹이 겹쳐진 판에 의해 입체적인 회화로 표현됐다. 모두 강우원 작가의 작품이다. 우리에게 친근한 인물이나 역사적인 인물들의 얼굴 속에 숨어 있는 인공관절의 존재를 깨닫게 된다.
 
작가는 “의료기술이 건강으로, 건강은 곧 행복으로 이어지는 도식에 숭고함이라는 가치를 더해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미이어 아트를 전공한 노세환 사진작가는 파프리카, 바나나, 호박 등에 인공관절을 연결시켰다. 선명한 컬러가 과일과 야채의 싱싱한 생명력을 돋보이게 하는 가운데, 인공관절로써 그생명력을 다한 금속관절의 조화가 이채롭다.
 
갤러리 본 전시장의 입구를 당당히 지키며 날갯짓을 멈추지 않는 그린 몬스터. 작가의 상상력이 기발하다. 이번 전시에서 키네틱 아트 작품으로 참여한 한진수 작가는 인공관절 중에서도 움직이는 부위들을 사용해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소재에 부드러운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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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Bella Scoperta’전을 기획한 아트 디렉터 남은진(33)은 ‘청년 작가들을 지원하고자 하는 취지로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지난 소향갤러리 개관전(9.6~10.18)에 독특한 작업과정과 한국적 미가 돋보이는 권순익 작가의 개인전 ‘무아無我’를 기획했다. 도예가이자 화가인 작가의 작품을 통해 장인적 공예적 요소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이미 기획한 두 번의 전시만으로도 호기심을 불러오기 충분한 그녀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복원 예술을 공부한 그녀는 아주미술관의 이탈리아 현지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대전 아주미술관의 ‘Cosmography-모이소의 우주’ 展을 비롯해 한국과 이탈리아에서 다수의 전시를 기획한 인재다.

회화 복원 전문가였던 그녀는 좀 더 생동감 있는 일에 도전해 보고 싶었단다. “작품이나 작가를 늘 새로이 접할 수 있다는 점, 곧 항상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 지금의 저를 이곳에 있게 한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특히, 지금의 일은 작품뿐 아니라 사람의 내면을 함께 볼 수밖에 없는데, 때때로 따뜻함과 진실, 예술성들과 마주하게 하게 될 때 기쁨과 만족을 느낀다”고 덧붙인다.
남은진 아트 디렉터는 작가를 선정할 때 3가지를 중요하게 고려한다. 나고 자란 곳의 특징이 묻어나는 ‘지역성’을 가진 작가인가가 첫 번째이며, 서로 다른 문화의 사람들에게도 보편적인 아름다움이란 공감을 불러올 수있는 ‘국제성’이 그 두 번째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꾸준히 작가로 활동하며 자신의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작가의 ‘인성’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문화의 불모지라 불리는 이곳 부산에서 갤러리 개관과 전시를 준비하며 그녀는 “반세기, 한 세기의 세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작가의 이름과 함께 소향의 이름이, 그리고 그 작가를 사랑하고 키운 부산의 이름이 항상 함께 남게 되기를 바란다”며, 더불어 “국내외 유럽 작가들의 교류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소향갤러리 ‘Bella Scoperta(숨겨진 아름다움)’전은 내달 14일(토)까지 계속된다. 051-747-0715
 
 
유시윤 기자
[2013년11월19일 제46호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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