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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수양 위한 최고의 벗 “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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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집 건너 한집 간격으로 커피 전문점이 즐비한 가운데, 전통차의 명맥을 이어오며 차문화의 보급을 위해 힘쓰는 곳이 있어 화제다.
 
차(茶)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그윽한 향기의 물빛 고운 차를 우리며 친목을 도모하는 ‘신라차문화원(원장 박유순)’은 부산 사상구 백양대로에 위치한 신라대학교 안에 자리한다.
 
현대의 차문화가 비록 커피 등의 음료로 인해 젊은층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처지가 됐지만 차의 매력을 알아가는 차문화인들 도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우리 차를 비롯해 전통차에 점차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제대로 된 차문화를 익히고 싶어 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신라차문화원은 이러한 차문화인들에게 올바른 차 문화를 전파하고 차 생활의 대중화를 위해 지난 2012년 8월 문을 열었다.
 
박유순 원장은 “차로 인해 예절과 도를 익히고 다도정신을 바탕으로 개인의 인성과 자질을 함양하여 덕과 예와 지를 갖춘 인간을 지향하고자 합니다. 또, 차문화 예절의 정립과 확산을 도모하고 다문화 가정 및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라며 신라차문화원의 역할을 설명한다.
 
현재 신라차문화원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한국다도협회 동부지부(2000년 5월 발기)시절부터 차문화의 대중화에 힘써온 박유순 원장은 차문화 보급을 위해 달려온세월만 자그마치 20년이다. 많은 이들의 일상생활 속에 차문화가 스며들기까지 그의 노력도 큰 몫을 한 셈이다.
 
역사 속 차의 유래는 ‘삼국사기’ 흥덕왕(828년) 시절, 김대렴이 당나라에서 차씨를 가져와 지리산에 심은 것이 처음이라는 기록이 있지만 이보다 훨씬 전부터 우리 선조들은 차잎을 말리고 우려마시며 즐겨왔다. 이렇듯 오랜 세월동안 우리의 곁을지켜온 차를 마신다는 것은 “한 잔의 차를 온 정성을 다해 알맞게 달여 정성껏 예의범절을 지키며 화합된 분위기 속에서 대접하는 것이며, 마음의 안정과 청정함과 겸허함과 참됨을 배우는 것”이라고 박 원장은 말한다.
 
흔히 차를 즐기는 방식을 두고 일본의 다도, 중국식의 다예, 한국의 다례(茶禮)로 설명한다. 각 나라마다 특징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단순히 차 맛을 음미하는 것에그치지 않고 정신 수양과 손님을 대접하는 예법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중 한국의 다례는 차약이라 불리울 만큼 만드는 과정에서 마시는 과정까지 차의 성분을 중요시하며 서민적이면서 기본 예가 접목됐다.
 
또 한국의 차정신은 화:부드러운 마음,경:올바른 예절, 검:검소한 생활, 진:진실한 품성의 배양을 강조한다. 신라차문화원에서는 홍차와 보이차 등 각국의 다양한 전통 차문화도 아울러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한국의 경우 다른 어떤 나라보다 의식다례가 발달했다고. 박 원장은 “실용다례와 구분되는 의식다례는 산신, 조상신, 가신, 누에신 등에게 차를 끓여 올리는 헌공다례와 살아있는 사람에게 격식과 예를 갖춘 행사로서 차를 드리는 진다의례가 있다”고 이해를 도왔다.
 
 
다문화가정 외국인대상 한국차문화 체험 제공

다양한 시음회·교육·봉사 차문화 대중화 앞장

 
신라차문화원 역시 매년 다양한 형태의 의식다례 행사로 차문화를 알리고 있다.매년 1월 신년하례회를 시작으로 6월이면 충렬사 헌다례를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연례행사 외에도 북한이탈주민 결혼식 다례, 부처님오신날 사신다례, 세월호 추모 헌다례, 6.25참전 학도병 위령제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차문화 전통을 이어 오고 있다.
 
또 다양한 시음회와 전통문화 교육·체험등의 기회를 제공하고 차문화 대중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1주일에 한번 모임을 통해 차를 배우고 차문화를 실천하는 신라차문화원은 신라대학교 평생교육원 다도예절과정 졸업생이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신라차문화원에서 배출한 회원만 50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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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제 8기의 회장으로 활동 중인 김동선(64)씨는 “평소 차에 관심이 있어 즐겨마셨는데 정식으로 배우기 위해 신라차문화원과 인연을 맺게 됐다”면서, “단순한 마심이 아닌 격식과 순서 등 깊이 알아갈 수록 매력적이고, 특히 차 생활이 몸에 배임으로써 심적 편안함, 안정감 등 정신적 건강에도 도움이 크다”고 전통차의 매력을 털어놨다.
 
또, 멀리 기장에서 차를 배우기 위해 신라차문화원을 찾은 제 8기의 부회장 박경자(70)씨는 “알아갈수록 어려운 게 차이지만 차를 접함으로써 온화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바뀌고 자태까지 달라진다”면서 “나이가 들수록 차를 가까이 하면 자신을 돌아볼 기회도 더불어 얻게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 원장은 “차는 중용의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도구입니다. 차와 물, 물과 불,음양의 조화 즉, 차는 ‘화합’입니다. 차를 마심으로써 마음을 내려놓고 주위를 돌아볼수 있습니다” 라며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우리나라 차문화는 불교와 함께 본격적으로 유입되어 우리들의 생활과 정서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이를 두고 박 원장은 “다선일여(茶禪一如)라는 말이 있습니다. 차를 마심으로써 호흡으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모든 우주, 번뇌, 망상은 찻잔 속에 넣어 마십니다. 편안한 마음을 다지는 게 궁극적인 목적인 것이지요”라며 차를 마신다는 것의 깊은 의미를 부여했다.
 
이렇듯 일상에 지친 마음 달래 줄 벗으로 茶만한 벗이 또 있을까. 아직도 코끝에는 선 고운 한복자락 사이사이 쉼 없이 감도는 은은한 찻향의 여운이 서려있는 듯하다. 신라차문화원을 나서면서 문득, 차를 벗삼아 마음과 머리가 맑아지고 여유로운 삶을 되찾을 수 있다면 그것이 또 하나의 행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유시윤 기자
[20141120일 제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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