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중 '엄마가산점제'를 두고 찬반논란이 뜨겁다.
이번 발의 법안의 핵심은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에게 채용시 2% 가산점을 부여하자는 게 골자다. 엄마가산점제는 현재 국회 계류중인 군가산점제와 쌍두벽을 이루며 다시한번 양성정책을 대립구도로 몰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일각의 우려가 깊다.
이 법안을 대표 발의 한 신의진 의원은 "2011년 6월 기준 통계청 조사결과 우리나라 15세에서 54세 이하 기혼여성은 986만 명, 이가운데 결혼, 임신, 출산으로 직장을 그만 둔 여성이 전체 여성의 19%인 190만 명이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임신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해 자기 취업을 포기하고 다시 취업하고자 하는 열망이 생겼을 때 도와줄 수 있는 제도가 없었다.
그래서 이들의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는 것도 중요하고 여전히 낮은 여성취업률을 올리는 등 숙련된 여성인력의 재 고용률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엄마가산점제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법안 발의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엄마가산점제는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기 위한 좋은 취지의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여성계에서 조차 반대의 목소리가 크다. 문제는 '엄마가산점제'는 여성이 일하다가 반드시 육아 임신 출산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재취업을 할 때 가산점을 주자는 개념으로 공기업이나 대기업 등 비교적 입사시험을 치르는 규모있는 직장에 재취업하는데 한하는 것이고, 비정규직 경력단절여성이나 미혼여성, 불임여성, 결혼을 먼저하고 출산 육아 후 사회로 진출하는 여성 등의 경우 법안과 무관해 실질적으로 실효성이 적다는 것이 그 이유다.
비정규직 미혼자 등엔 무관, 기존제도정착 노력해야
여성과 남성 대립구도로 몰아가는 법안 ‘갈등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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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민우회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우리나라의 여성들이 고용되어 있는 곳은 비정규직의 열악한 일자리 형태에서 일하고 있어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제도이다. 차라리 정규직일자리를 늘리는 기업에 지원금을 주거나 남성도 반드시 육아휴직을 쓰도록 강제하는 게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도 논평을 통해 "또 다시 여성과 남성을 구별하고, 양육의 책임을 여성에게만 부여하는 제도와 발상을 굳이 추진해야 하는가. 더구나 남녀고용평등법이 보장하는 출산휴가, 육아휴직 근무경력 인정 등 이미 만들어진 제도를 현실에 안착시키려는 노력은 않고 다른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사실상 그나마 있는 제도조차 후퇴시키는 꼴"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여성단체에서도 "엄마가산점제는 전체 '엄마' 노동자 중 극히 일부(19%)만 수혜를 볼 수있는 제도"로 "경력단절 여성 대부분은 저임금의 불안정하고 열악한 일자리에서 일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엄마 가산점 제도가 적용될 수 있는 취업지원 시행 기관에 응시하는 '엄마'들은 극소수에 그치고 있다"며 “육아 등을 이유로 경력 단절된 남성 등에 대해 또 다른 차별이 가해질 수 있는 제도”라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처럼 엄마가산점제에 대한 뜨거운 찬반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근 조사기관 '모노리서치'가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엄마 가산점제' 찬반 의견 조사결과 찬성 61.3%, 반대 24.8%로 찬성이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별로 보면 법안 도입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남성 64.7%, 여성 58%로 여성보다 남성 측 찬성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현재 국회 계류중인 '군가산점제'는 지난 1999년 헌법재판소가 여성, 장애인, 군미필자에 대한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과 공무담임권 침해한다며 위헌결정을 내린바 있다. 이 법안은 지난 18대 국회에서 여성들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27일 새누리당 한기호의원이 군복무기간의 희생에 대한 보상과 제대 후 원활한 사회복귀 지원을 위해 ‘군가산점제도'를 재도입하도록 한 일부 개정법률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유순희 기자
[2013년 4월 25일 41호 1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