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8일은 세계여성의 날이다. 이 날은 1908년 미국 여성근로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일에서 유래되었다. 우리나라는1920년에 최초의 여성의 날을 기념하였으나 일제에 의해 강제로 중지된 바 있으며 1985년부터 다시 기념하고 있다.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개최되는 이 행사는 여성전체의 사회적 지위향상이 목표이겠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비정규직 여성의 권리확보 등 여성노동자 인권향상 중심의 행사에 치우친 것 같은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같은 여성의 날을 지내면서도 여성의 날을 국가공휴일로 지정하여, 전 국민의 축제로 승화시키면서, 국민화합과 여성의 능력을 사회문화발전의 원동력으로 활용하는 러시아를 보면 많은것을 느끼게 한다.
러시아는 사회주의시절, 체제유지를 위해 여성인력활용이라는 시대적인 필요에 의하여 여성의 날을 정책적으로 발전시킨 측면도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남성들은 어릴적부터 여성존중이니 차별철폐 등의 용어를 쓸 필요도 없는 상호존중의 교육을 받아왔다.
따라서 대부분의 남성들은 여성의 날을 맞아 남녀동등의 의미를 되새기고, 여성의 중요성을 새롭게 다짐하는 축제의 날로 정착되어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여성의 날을 연말이나 크리스마스보다 더 중요한 명절로 여기는 것에서 증명이 된다.
여성의 날에 남성들은 잊지않고 여성들의 고마움을 행동으로 표시한다. 아내의 선물을 챙겨야 할 뿐만 아니라 아내와 여자의 역할에 감사하며 일상에서 어떻게 더 여성을 위해줄까를 생각한다. 구걸하는 거지도 고관대작도 이 날만큼은 여성을 위해 꽃과 선물을 산다. 여성의 날을 앞두고는 꽃값도 천정부지로 오른다. 여대생부터 할머니까지 꽃을 든 공주가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세미나, 전시회, 편지쓰기 등 사회적인 행사도 많이 있지만, 가정에서도 이 날에는 여자들이 주방에 들어가지 않는다. 남자들이 주방에서 음식을하고 여성이 해달라는 것을 다 들어주어야 한다. 결혼하여 살다가 이혼을 하면, 여성이 살던 집을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고, 남성들이 나가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우스운 이야기이지만 여성들은 이혼을 잘하면 부자가 된다고 생각될 정도이다. 남성의 존재감과 인지도가 여성보다 낮다.
지하철에 여성이 아이를 데리고 탄다면 무조건 양보를 해야한다. 학교가 자녀교육을 위해 아빠와 깊이 의논을 했어도 최종결론은 엄마의 의사를 들어야 결정할 수 있고, 무역과 각종 계약을 할 적에도, 심지어는 저녁식사에 초대받은 자리에 갈 때에도 반드시 아내의 의사를 물어본 후 상대에게 답을 해 주는 사회가 러시아이다.
이제는 우리도 우리가 맞는 ‘여성의 날’의 의미를 더욱 새롭게 하여야한다. 발렌타인데이는 알면서도 여성의 날조차 모르는 사회가 되어서야 되겠는가! 여성의 능력을 사장시키는 제도가 많은 사회환경에 과연 선진국 진입이 앞당겨질지 의문이다.
올해 여성의 날은 가슴으로 맞으면서 아직도 우리사회에 남아있는 남성우월주의적 사고를 조금씩이라도 버리자. 성차별, 성희롱, 폭력, 사회진출차별 등의 낡은 언어에 묶여있는 사회가 아니라, 모계사회의 지향은 아니더라도, 한 차원 높게 능력껏 대우받는 진정한 남녀동등의 시대로 나가는 다짐의 날이 되도록 하자.
/동명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박사
[2014년 2월 21일 제49호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