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객선 침몰로 실종된 희생자들의 무사생환과 구조를 기다리며 또래 친구들이 촛불로 글을 새기고 있다. 꼭 다시 만나게 되기를 염원하며...
부산역 광장에는 지난 21일부터 부산 어머니들이 주도해 매일 저녁 7시 촛불 추모회가 열리고 있다.
아무도 약속하지 않았지만 삼삼오오 모여든 시민들은 임시 벽보앞에 커다랗게 붙여진 종이 게시판에 소원을 적고, 넓직한 광장을 바닥삼아 촛불에 마음을 담아내고 있다.
종이 한 장 깔지 않고 바닥에 눌러 앉아 집회를 열지만 맨발로 뛰쳐나와 내새끼 구해달라고 울부짖던 단원고 엄마들을 생각하며 함께 기도하고 있다.
부산여성회와 부산학부모연대 주도로 시작됐지만 지금은 많은 단체들이 동참하고 있다. 일반 시민 참가자도 임시 분향소앞에서 헌화하고 불을 밝힌다. 상명의 고통을 겪고 있는 부모들의 심정을 헤아려 하늘을 향해 절규한다.
제발 아이들을 살려달라고, 아이들을 구해달라고... 한번만 품에 안아봤으면 하는 어느 희생자 어머니의 절절한 아픔이 묻어나는 호소문을 읽다말고 눈물을 훔치는 시민은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한동안 글앞에서 숙연하게 묵념을 올렸다.
“그래, 어른들이 잘못이다. 우리 모두가 죄인이다.” 촛불추모 참가 부모들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믿을 수 없는 현실앞에 모두가 죄인 같아미안해 하며 함께 울었다.<편집자 주. 관련기사 3면>
[2014년 4월 25일 제51호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