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산성폭력상담소와 사)열린네트워크, 사)부산장애인인권포럼 등 부산지역 인권단체들은 지난 3일 오전 10시 부산 시청 앞 광장에서 형제복지원 성폭력사건 진상 규명과 피해자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형제복지원을 ‘복지를 가장한 죽음의 성지’라며 과거 형제복지원에서 자행된 실태를 고발하고 “단순한 과거사이자 지나간 사건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인권을 유린당한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삶을 위로하고 보상해야 한다”면서 “당시 정부는 국민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생명권마저 지켜주지 못하고 가해자들을 비호하며 피해를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한국판 홀로코스트'라고 불리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은 세상에 알려진 지 27년이 지났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1987년 복지원 운영자인 박인근 원장이 구속되면서 3,000여명의 수용자들은 자유를 얻었지만, 복지원에서 얻은 장애와 정신적 상처, 학업 중단, 가족해체 등으로 대다수가 제대로 된 직업을 구하지 못하고 기초생활수급자에 머물거나 술에 의지하다 알코올중독자로 전락됐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모인 형제복지원 피해자 모임 및 인권단체는 피해자들에게 위로와사죄, 보상은 물론 "특히, 수천명에게 자행된성적폭력의 진상을 규명하고 반드시 정부가 나서 특별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형제복지원은 1975년 부산시와 부랑인일시보호사업 위탁계약을 맺어 국가보조금 지원을 받으며 약 3000여명의 부랑인을 수용했던 전국 최대 규모의 사회복지기관으로 당시 수용자들이 불합리한 강제노역, 폭력, 협박, 감금, 성폭력 등을 겪은 것으로 밝혀진바 있다.
특히 12년의 운영기간 동안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551명에 이르는점은 앞으로 밝혀야 의혹으로 남아 있다.
안선영 기자
[2014년 4월 25일 제51호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