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여성가족개발원과 한미여성포럼이 공동주관하고 한국일가정 양립재단과 주한미대사관 등의 후원으로 한국을 방문한 캐롤 코헨은 22~24일 서울행사를 거쳐 25일 부산초청 특강과 전문가 간담회를 끝으로 일정을 마쳤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과 부산지역 인력개발센터 주최 재취업여성 희망 취업캠프 특강에 이어 오후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중 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한미여성포럼 부산경남지부 운영위 주최로 마련된 가운데, 한미 양국의 경단여성을 위한 정책 공유와 민간단체의 역할 등에 대해 인력개발센터 관계자와 여성기업인, 한미여성포럼회원들이 패널로 참가해 2시간여 걸쳐 열띤 의견을 개진했다.
한미여성포럼 부산운영위 유순희 부산여성뉴스 대표의 진행으로 열린 지역 전문가 간담회는 허영숙(한국생산성본부 책임전문연구위원) 한미여성포럼위원장의 인사, 한미여성포럼 부산운영위 유정임 부산영어방송 제작국장의 연사 소개에 이어 캐롤 코헨의 발표 등 부산여성들의 역량강화(empowerment)의 계기가 될 진지한 대화가이어졌다.
● 간담회는 캐롤 코헨 아이리런치 공동 대표로부터의 irelaunch에 관한 소개부터있었다.
캐롤 코헨은 "아이리런치는 다시 일을 하기 원하는 경력 단절 여성(학사 학위 이상 소지자)을 대상으로 재취업을 지원하는 컨설팅회사"라며 "과학, 금융, 법률, 벤처회사 등 분야별 기관별 다양한 경력단절여성 재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소정의 비용을 받고 컨설팅을 해주며 다소 비싼 프로그램도 있고 현재 계속 진행되지 않는 프로그램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현재 2004년 여성 재취업 프로그램이 9개였던 것에 반해 2014년 100개이상으로 발전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 캐롤 코헨의 발표에 이어 패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박수자 부산여성단체협의회장은 "연사가 언급하신 재취업 프로그램은 주로 학위를 가지고 있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돈을 받고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런 프로그램을 한국에 도입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캐롤 코헨은 한국의 스타벅스 채용사례로 답변을 대신했다.
경단여성에 대한 기업의 인식변화와 채용사례 등 한국사회내 경단여성 재취업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하에서다. 캐롤 코헨은 답변을 통해 "한국에 경력단절 여성 재취업 프로그램 성공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안다.
그것이 스타벅스 코리아의프로그램인데 이 프로그램은 결혼 이전에스타벅스에서 일을 했던 여성들을 대상으로 공채를 한 경우로, 한 여성이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 공백기를 가진 뒤, 재취업 성공했다.
그녀가 맨 처음에는 바리스타였다가 지점장까지 일을 하다가 공백기를 가졌지만 회사로부터 집 근처 스타벅스에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과거의 경력을 인정받아 현재 부지점장으로 일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렇게 여성의 재취업을 환영하는 분위기의 기업이 많아져야 한다"는 그는 "그러나 미국도 역시 경력 단절 여성을 재고용하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며 "때문에 단기간으로 여성을 고용해 일을 시켜보고 그녀의 성과를 바탕으로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또 한미여성포럼 1기 동문인 부산여성가족개발원 하정화 연구위원은 "가끔은 일을 쉬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러나 일단 일을 쉬게 되면 다시 돌아올 자리가 없을까봐 일을 쉬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마음이 들 경우에는, 마음을 따라 쉬는 것이 좋을까 아님 그냥 일을 계속 하는 것이바람직한 걸까요"라고 묻는 질문에 캐롤 코헨은 "물론 휴식을 취하는 것인 온전히 개인적인 선택에 관한 것이나, 아예 일에서 완전히 떠나는 것은 권고하고 싶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상적인 방법으로 휴식기를 가지면서도 단기간 프로젝트 참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과거 동료나 직장과 연결고리를 유지하면서 쉬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만약 휴식기에 들어가려고 할 때는 직장 후배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내 실력이 최정점에 올랐을 때가 가장 좋다"며 조언했다.
● 미국은 경단여성 재취업을 위한 정책이 없는 편이라고 들었다.
한국에는 정부 지원을 받는 취업 센터 등이 국비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미국사회에도 유사한 프로그램 있는지, 그리고 irelaunch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자금은 어떻게 충당하는지에 대한 유순희 대표의 질문에는 "미국도 실업센터나 직업훈련센터에서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는 하지만 경력단절 여성만을 위한 특별 지원은 없다"고 말했다.
또 "irelaunch의 운영자금은 정기적으로 주최하는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위한 컨퍼런스 등 대규모 회의에서 참가자들에게 참가비를 받거나 기업(irelaunch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참가자들의 프로필에 대한 신뢰가 깔려있는 기업)의 후원을 받는 방식, 웹사이트에 각 회사 광고나 회사의 구인 광고를 게시함으로 받는광고비, 그 외 irelaunch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기업의 후원을 받아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한국에는 기업이 인력을 고용할 때, 장애인 고용쿼터 같은 것이 존재한다.
미국에도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쿼터 같은 것이법으로 명시되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만약, 쿼터를 주는방법으로 특정집단에게 특혜를 주게 되면,다른 배경을 가진 집단들이 차별을 주장할수 있고 또 다른 불평등과 혼란을 야기하기 때문에 미국사회에서 성 쿼터제는 없다고말했다.
다만 법으로 제도화한 쿼터제 외에 권고하는 고용자(장애인 및 경력단절 여성등)를 고용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미국의 여성 재취업 프로그램은 주로 고학력 여성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진행하는 컨설팅이 많아 보이는데, 우리 한국은 저학력 그리고 고 연령의 일반 여성에게는 적용하기 힘들어 보인다.
저학력이거나 고연령의 일반 여성의 성공 사례가 irelaunch에도 있는가하는 김미숙 부산진 여성인력개발센터장의 질문에는 "우리 회사 자체가 학사 이상의 고학력 여성들의 재취업에 중점을 두므로 저학력 재취업 사례가 없고 미국 에서는 대학 학력이 고용시장에서 고려하는 하나의 요소이기 때문에 고학력 여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또 한국 여성에게 성공은 ‘자신의 성공’보다는 ‘자식을 잘 키우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
이 인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여성들이 재취업 의지를 가지는 것이 힘든 것 같은데 이러한 한국 여성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유정임 국장의 질문에는 "여성끼리 지지그룹을 만드는 것 중요하다"며 "특히 그룹 내 멤버를 비난이나 판단하지 않아서, 여성이 자신의 스트레스나 감정을 자연스레 표현할 수 있는 지지그룹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우리사회의 일반 여성들 중 커리어를 유지하면서 아이들을 잘 키우는 사례를 롤 모델로설정해, 배우는 것이 바람직 할 듯하다고 말했다.
● 재취업을 하려는 여성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신감이 없다는 것이다.
스스로 자신감을 살리는데 필요한 조언이나 방법을소개해달라는 질문에 캐롤은 "자신이 일을했을 때, 맺었던 사람과 계속 연락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들은 나의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나의 관심사나 배경 등에 관한 자신의 이야기를 남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많이 연습해 보는 것이 좋다"며 "자신을 지지하는 그룹안에서 이런 이야기를 반복하다보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것이 편해지고 자신감이 상승하게 된다"며"더 나아가 이는 일종의 인터뷰 연습이 되기에 중요하다"고 말하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여성에 관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면, 고학력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관심이나 노력에 있어, 한국과 미국에서의 차이나 지역과 중앙에서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경력단절 여성을 위해 부산에 있는 여성인력개발센터들에서 하는 교육 프로그램에는 무엇이 있냐는 주한미대사관 김대영 지역협력 전문위원의 질문에 해운대여성인력개발센터 윤신욱 관장은 "사실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이런 교육 프로그램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나라의 고용정책이 여성이나 경력단절 여성 자체를 잘 이해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책을 시행하면, 당장 그 해에실적이 나와야하니 프리랜서를 선호하는고학력 여성으로 부터는 정책 실적을 거두기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때문에자원봉사나 단기 프로젝트를 제공하는 등의 다른 인큐베이팅(incubating) 기관이 연결고리가 되어 고학력 여성의 욕구를 충족시키거나 단기간의 정책 실적을 요구하는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윤관장은 또 "여성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학력 여성들의 경우 재정적으로 충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꼭 취업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없는 경우가많은데다 이는 여대생 커리어 개발센터에서 대학생 여성들을 대상으로 너무 단편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 한편 "여성들은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관리하는 데 어려운 것 같다.
이런 부분을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 것인가?"에 대한 사상 여성인력개발센터 양영주 관장의질문에, 캐롤코헨은 "미국도 여성들이 네트워크 형성에 힘들어하고 있다"며 "이럴 때는 대학에서 열리는 일반인 공개무료 ‘시리즈 강좌’에 참여하면 연사 뿐 아니라 일반사람들과 대화의 기회가 확장되고, 지역사회를 위한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데 자원봉사에 참여하게 되면, 연사나 다양한 사람들과의 연결고리가 생긴다"며 또한 "내성적인 사람인 경우에는 글을 통해 사람들과의 인맥을 넓히면 좋은데, 뉴스레터의 기사등을 써 보는 등의 방법으로 관련 인사들과인터뷰하면서 자연스런 인맥을 형성해 나가는 것도 도움이 될 듯 하다"고 조언했다.
● 기타 발언으로 전혜숙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인력개발 팀장은 "한국 정부는 정책들이 1년 이내 단기 실적을 내므로, 경력 단절여성을 위한 장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적합한 환경이 아니다"며 "또한 정부 보조금으로 취업을 독려하는 분위기라서 돈 내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데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이 있고, 고학력자들일수록 자신의미래를 위해 투자할 의향이 높다고 보는데,이를 기반으로 부산지역에서도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미여성포럼은...
전 지구적 아젠더인 여성의 임파워먼트를 위해 2006년부터 매년 주한미국대사관과 한국 시민사회가 공동주최한 한국의 차세대 여성리더들을 위한 '한미여성세미나'의 동문들이 참여하는 포럼. 한미여성세미나는 여성의 지위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여성과 남성 리더들을 초대, 주한미국대사관 소속의 외교관들 및 한국에 있는 미국 기관들 소속의 전문직 여성들 간의 교류를 촉진하고 있는 행사다.
한편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전국적 조직의 한미여성포럼은 여성리더십세미나(WLS)의 300여 동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지역사회 및 한국사회에 도움이 되기 위한 여성아젠다 개발과 정책도모, 지역사회와 여성발전을 견인한다. |
김윤지 인턴기자
[2014년 4월 25일 제51호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