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20일

혜총스님의 마음의 등불

부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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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지방선거의 가장 큰 이변이라면 예전과 확연히 달라진 부산 시민의 선택이 아닌가 싶다. 집권 여당이 부산시장과 기초자치단체장까지 교체하고 부산의 의회를 장악하는 변화의 태풍을 일으킨 것은 침체된 부산을 살기 좋은 부산으로 바꾸어보자는 시민의 열망이 얼마나 높은지 가늠하게 한다.

 

부산의 발전은 부산항의 발전과 맥을 함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항은 국토의 해상관문이면서 우리 민족의 역사적 흥망성쇠를 대변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부산신항 3부두에서 열린 부산항 미래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부산항은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의 희망이며, 부산항의 역사가 곧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역사였다”고 일갈했다.


그렇다. 부산은 우리나라의 희망이다. 개항 135주년을 기점으로 부산시는 2030년까지 남항을 세계적인 수산해양 관광지로 육성하기 위한 용역을 시행한다고 한다. 북항 또한 문 대통령이 밝힌 바대로 자연과 문화와 첨단시설이 어우러진 친수공간으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오페라하우스와 해양공원이 부산의 새로운 명소가 되면 부산항은 호주 시드니가 부럽지 않은 세계적 해양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대통령의 의지대로라면 2022년 대통령의 임기 내에 부산은 해양강국을 실현하려는 정부의 해양 정책 첨병으로서 상상을 초월하는 획기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세계사적 냉전 구조가 허물어지고 남과 북이 전쟁의 공포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이대로 평화의 시대가 도래하면 부산은 동북아 물류거점도시로서, 철도·공항과 함께 육해공을 연계하는 해양수도로서 북으로는 북한과 러시아를 관통해 유럽에 이르고, 남쪽으로는 새로운 태평양 시대를 여는 교두보가 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부산항의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적기가 아닐 수 없다. 부산을 변화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분명한 이때 중앙정부와 부산광역시, 시민이 함께 똘똘 뭉쳐서 부산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부산항이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면 자연히 원도심도 발전하게 마련이다.


부디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아름다운 항구로 거듭나 누구든지 살고 싶어 하는 도시, 부산이 되기를 기대한다. 다만 한 가지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단지 혁신과 현대화, 자본과 개발의 논리에 묻혀 부산항의 역사를 간과하지 말기를 바란다. 부산의 역사적 상징성을 살리는 지혜로움이 없이는 진정한 부산항의 혁신을 이룰 수 없다.


역사는 매몰되기 쉽다. 한 사람이라도 더 기억할 수 있도록 살아있는 사람들이 노력해야 한다. 부산시민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야 한다. 부산항의 역사는 부산의 가치를 더욱 상승시킬 것이다. 부산항이 간직하고 있는 슬픈 역사, 역동의 역사를 항구마다 실어내어야 한다.


일제 강점기 총독부의 조선 수탈의 역사, 부관연락선이 오가고, 6.25전쟁 물자가 드나들고, 우리나라 최초 원양어선이 취항하고, 부두노동자들의 힘든 일상, 월남 파병용사를 환송하던 가족들의 애절한 삶의 역사까지 항구마다 부산항의 역사가 이야기 되고 의미가 되어서 창조적인 미래의 부산항을 만들어가는 원천이 되어야 한다.

[2018824일 제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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