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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는 세상

세계를 휩쓰는 케이팝 열풍

 
배 승 원 편집고문

과연 K팝(K-POP 한국대중가요) 열풍이 세계를 불태우고 있다. 일본 중국 태국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일기 시작한 한국 젊은이들의 대중가요가 세계문화의 수도, 문화의 중심임을 자부하는 프랑스 파리에서 한판을 벌이자, 이제 유럽의 다른 나라들은 물론 미국 아프리카로 번지고 있다.
 
엊그제는 미국 뉴욕의 센터럴 파크로 몰려나온 젊은이들이 K팝을 부르며 흥겹고 애교 넘치는 시위를 벌였고, LA의 헐리우드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또 캐나다의 토론토와 몬트리올에서, 멀고 먼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서도 K팝의 공연을 애타게 기다리는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이 열풍은 비단 가요에 국한하지 않고 한국음식, 겨울올림픽 같은 스포츠까지 모든 분야로 뻗어나고 있다. 청바지와 통기타, 생맥주 여기에세시봉의 포크송이 나의 귀와 눈을 번쩍 뜨이게 했다.
 
흘러간 유행가 밖에 모르는 나에게 움찔움찔 전율 같은 걸 느끼게 했던 그 가락, 어느 날 송창식이 세상이 흐무러지는 듯, 바보스런 듯 불러제끼는 노래와 몸짓에 나는 정신을 뺏기고 있었다.
 
그 무렵 내가 알게 된 새로운 가수로는 조영남 윤형주 이장희 김세환 정도였다. 그 뒤로 강변가요제 대학가요제 같은 과정을 거쳐 나왔다는 젊은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에 약간의 흥미를 갖게 되었고, 그 고상하고 산뜻한 노랫말에서 우리 가요의 건강함을 찾을 수 있었다.
 
울고 지어짜는 애정타령과 신세한탄에 머물던 우리 가요를 시적(詩的)경지로 끌어올리고 있었다. 우리나라 가요가 완전히 탈바꿈하는 순간들인 것 같다는 생
각이 들었다.
 
미국 LA 한인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바람을 쐬기 위해 밖으로 나서자 헐렁한 통바지에 야구모자를 옆으로 삐딱하게 쓰고 흐느적 흐느적 혹은 덩더쿵 덩더쿵 걸어가는 한 젊은이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우범지대로 위험하니 혼자서는 밖으로 나가지 말 것을 당부하는 안내인의 설명이 없었다면 나도 어슬렁 어슬렁 돌아 다녔을지 몰랐다. 몇 해가 지났을까, 우연히 TV를 켜자 그때 LA에서 본 그 청년과 똑 같은 젊은이가 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난알아요>라는 노래였던가. 바로 서태지였다. 지금은 소녀시대 샤이니 동방신기 같은 수많은 K팝의 선수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나는 그들을 일일이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울고넘는 박달재> <비나리는 고모령>정도에 머물고 있던 나의 노래수준이 새로운 가요에 눈을 뜨는 순간들이 었다. 영화 TV드라마로부터 불붙기 시작한 한국열풍은 이제 가요를 거쳐 한국음식으로 옮겨가고 있고, 스포츠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는 유럽 최초의 한국식품전이 열려 라면 빼빼로 햇반 알로에와 같은 우리나라에서나 보던 낯익은 제품들이 등장하자, 일부 과자류는 두 시간 만에 동이 나고 말았다고 한다. 한국음식의 대표격인 ,불고기맛은 최고로 평가되었다고도 한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한국사람을 몰라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 산간벽지나 남북극지의 사람들도 한국사람을 만나면 <안녕하세요>를 외쳐댄다. 또 한국사람이 살지 않는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미 한국열풍은 세계를 뒤덮고 있는 실정이다. 나는 한국열풍에 대해 젊은 시절 대충 읽어 본 아놀드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 오스왈드 스펭글러의 <서구의 몰락>같은 책의 내용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인간성이 박제된 서구의 문화와 가치는 서서히 몰락의 길로치닫고 있고, 앞으로 대체될 가치와 주체는 아시아뿐이라는 내용들이었다. 일부 학자들은 아시아 중에서도 한국이 중심이 될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한국에는 인간성이 살아있고 도덕이 남아있기 때문에 세계역사와 문화의 꽃이 그곳에서 피어날 것이라는 이론들이다. 일찍이 인도의 시인 타고르는 우리나라를 <아시아의 등불>이라고 표현한 바 있지 않은가.
 
한류열풍을 앞서서 헤쳐나가고 있는 드라마나 가요 그리고 스포츠 분야의 선수들이 자신들의 역동적인 춤과 음악과 매력적인 외모 그리고 기량을 더욱 더 갈고 닦아주길 바란다. 우리는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2011년 7월 15일 21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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