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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시론

조국 물러나라 ⋯ 부산 엄마 100인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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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밤 12시 넘어 집으로 돌아오는 고3 입시생과 마주치면 가슴이 찡 해진다. 축 쳐진 양 어깨, 피로에 젖은 얼굴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측은해서 “저녁은 먹었나.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다”고 한마디 하지만 그저 그럴 뿐이다.

학교 수업 끝난 뒤 다시 3~4개 과외를 다람쥐 체 바퀴 돌 듯 마친 뒤 한밤중에서야 파김치가 되어 돌아오는 아이들이다. 얼마나 고달플까. 거짓 의학논문 제1저자, 표창장 인턴등으로 스펙을 조작해 자기 자식에게 입학, 학비, 장학금 등 온갖 혜택을 가로채게 한 조국부부의 행동거지를 보고 있는 부산엄마들의 분노가 드디어 활화산처럼 터져 나왔다.

내 자식 안 귀한 부모 없다. 남의 자식 눈에 피눈물을 나게하면 자기 자식도 언젠가는 피눈물을 흘리게 되어 있는 것이 정한 이치라고 한다. 옛 말이 그른 게 없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 했다.

사사건건 거짓으로 일가를 꾸려온 사람이 자기개혁, 집안 개혁을 해도 모자랄판에 한 오리 뉘우침 없이 ‘잘모르겠다.’모르쇠로 일관하며 법무장관이 되어 검찰개혁 한다고 나서고 있으니 지나가던소도 웃을 지경이다.

그의 딸은 거짓 증서로 부산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 얼마나 담당 교수가 아부근성이 있었는지 유급을 하고도 계속 장학금을 받게 한 사실에 부산여성들은 분노 한다. 그 교수가 양산부산대학병원장, 시립부산의료원장에 계속 임명되었다.

부산아줌마들은 대게 겉보다는 속이 순하다. 말씨는 나긋나긋 하지 않지만 사귀면 사귈수록 훈훈한 인간적 매력이 베어 나오는 것이 부산 여성들이다. 6.25때 전국의 피란민이 부산으로 몰려들었지만 서로 엉켜 살게 해 주었던 부산 엄마들이었다.

아줌마들의 정이 뒷받침이 되지 않았다면 그 가난했던 삶의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웬만하면 참을 줄도안다. 큰 태풍에 자주 마주쳐서인지 강인하기도 하다. 자갈치 시장 아줌마들은 막노동에 시달려도 생선 팔아 아들 딸 대학에 보냈다. 꿍꿍 일만한 엄마들은 스펙이란 말도 펀드란 말도 모른다. 열심히 일하면 살 수 있다는 자신만만한 여성들이다.

이런 엄마들의 절망을 누가 치료 해 줄 수 있나. 인정 많고 강인하고 억울한 부산 아줌마들을 대표한 부산여성 100 명이 조국 사태를 더이상 참을 수 없다며 시국 선언문을 만들어 며칠 전 롯데백화점 앞에서 발표 했다.

일하는 여성들의 대표들이 모여남성들만 권력을 차지하여 나라를 이 꼴로 만들었다며 구,시 국회의원 할당제와 공천을 달라는 연구발표회와 시위를 여러 차례 했다. 조목조목 분석하여 조국장관 임명의 잘못을 지적하며 선언문을 길에서 발표 한 일은 거의 없다.

“사회정의와 윤리는 실종되고 법치는 죽었다”며 나라가 무너지는 듯한 절망감을 느끼며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일어섰다고 외쳤다. 청와대와 그 주변은 입만 열었다하면 ‘기회는 균등하며,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젊은 청년들에게 외쳐 왔다.

조국 사태이후 그런 헛된 구호를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기회는 권력자 자녀에게, 과정은 사문서 위조로, 결과는 부정으로’가 입증 되었을 뿐이다. 그런데도 조국장관을 끝까지 살리고 20년 50년 정권 연장을 위해 혈안인 청와대와 여당 그리고 주변세력들의 횡포에는 국민의 비웃음만 살 뿐이다.

부산 여성을 대표한 엄마들은 외친다.‘위선과 부정, 거짓으로 국민을 분열시키는 조국은 물러나라. 검찰의 공정 수사에 정부는 개입 말라. 부산관련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고 양심과 도덕이 살아 있는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라.’고 소리친다. 문대통령과 그 주변이 귀담아 들어야 할 여성들의 절규다.


[2019920일 제1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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