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19일

인터뷰

“살기좋은 도시만들기” 여성친화일꾼들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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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섬세한 눈으로 지역 구석구석을 살펴 개선하고 정책에 반영하도록 모니터하는 등 주민 누구나 더불어 행복하고 안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산파역할을 하는 도우미가 저희같은 여성친화일꾼들의 역할이죠."
 
사상구 여성친화일꾼 박위자(56)대표는 지역 여성친화일꾼으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1호 여성친화도시인 사상구가 지금까지 배출한 여성친화일꾼은 총 3기수. 3여년간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는 여성친화일꾼만도 30~40여명이 넘는다.
 
정식단체로 등록하지는 않았지만 자원봉사단체로서 지역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여성친화일꾼들은 여성친화도시 분위기 확산을 위해 발로 뛰며 현장을 살피는 일꾼들이다. "처음 여성친화도시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생소했습니다. 단순히 여성을 우대하는 도시로 만든다는 것으로 알았는데 여러차례 교육을 받고 현장을 돌아보면서 여성친화도시야말로 사회가 더 좋아질 수 있도록 더욱 안전하고 밝게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이해하게 됐지요."
 
틈틈이 정기적으로 우먼라이브러리에 모여 스터디를 하고, 독서를 하며 역할을 모색하고 있는 여성친화일꾼들은 여성친화기업 현장 실사는 물론 가정내 양성평등분위기 정착과 일가정양립을 위한 사회분위기 조성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도시의 질적환경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여성가족부 프로젝트에 도전, 여성친화일꾼들이 출연하는 '명절증후군' 다큐를 제작, 여성영화제에 출품하는 등 양성평등분위기 만들기에도 기여하기도.
 
박위자 대표는 동국대에서 다도를 전공, 차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접고 학부모회 학교운영위원회활동을 하며 지역커뮤니티활동에 적극으로 참여해왔다. 신모라창조어머니회 활동을 하면서 지역의 발전과 변화를 선도해온 박대표는 이후 아파트관리사무소 운영규정 등 관련 법이 바뀌면서 주민투표를 통해 동대표를 선출하는 방식에 따라 동대표에 출마해 당선됐고, 부산지역 아파트로서는 여성대표회장 1호인 모라우성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에 선출되면서 주민생활과 직결된 생활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불과 수 년전 저희 아파트만하더라도 800여 세대에서 배출되는 재활용쓰레기가 만만찮은데 쓰레기 분리수거를 한 달에 한 번 꼴로 하니, 말이 아니었죠. 일주일에 한 번으로 수거하자고 여러 번 제기했는데도 의견이 반영되지 않아 직접 동대표가 되어 바꾸어보자 싶었죠. 그런데 동 대표 한 사람만의 의지로는 한계가 있어서 대표회장에 출마하게 됐고 당선후 생활에 불편한 문제점들을 적극 개선해나가기 시작했죠."
 
입주 20년이 넘었는데도 아파트 부녀회같은 조직도 결성되어 있지 않아 입주민 커뮤니티에 있어서도 소외되고 불편한 점들이 많았다는 박대표는 당시 부녀회 조직을 제안하니, 관리소장이 부녀회가 있으면 시끄럽다며 반대했다고. 더군다나 한 달에 2억여원의 현금을 움직이는 자리에 큰살림을 여자들에게 맡겨서 되겠냐는 일부 어르신들의 불편한 시각들은 우리사회의 남성중심적 가부장적 사고의 단면을 보는 듯 했다고 말한다.
 
아파트 동대표회장 역임동안 그는 많은 일을 했다. "저연령 미취학 아동들의 경우 집에서 뛰어놀다보면 층간소음문제로 서로 얼굴 붉히게 되고 이웃간 단절의 원인이 되는 듯 해 놀고있는 창고를 미취학 아동들을 위한 어린이도서관으로 만들었다"는 박대표는 아이들이 모이니 자연스레 젊은 엄마들도 모이게 되어 '우사맘'이란 자조모임을 결성, 부녀회 산하에 두고 예산을 지원하면서 여성들의 커뮤니티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박대표가 동대표회장으로 선출되고 난 이후 아파트는 훨씬 투명해지고 의사결정과정에 민주적 주민의 참여가 이루어지면서 지역내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재활용수거 업체 선정의 경우 입찰을 통해 참여토록 해 수익금 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광고수입 등 모든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부정비리가 없는 아파트 만들기에 일조했다.
"제가 4년 임기동안 끝까지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투명한 정보공개와 의사결정과정의 주민참여 등 깨끗하게 운영했기 때문"이라는 박대표는 "여성들의 경우 생업이나 밥벌이수단으로 동대표회장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봉사한다는 일념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훨씬 좋은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파트부녀회와 동대표회장 활동, 여성친화일꾼 활동을 하면서 우리들의 소소한 의견들이 정책에 반영되고 이것이 주민들에게 어필되고 다함께 지역변화를 꾀하게 되니 이것이야말로 바로 생활정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치란 꼭 제도권내에서만 하는게 아니라 생활속에서 훨씬더 유익한 기여가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박위자 여성친화일꾼 대표는 모두가 살기좋은 여성친화 행복도시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순희 기자
[2015625일 제6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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