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19일

인터뷰

“전환기 여성운동 변화의 디딤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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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전환기 지역여성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부산여성단체연합 새 집행부가 출범했다. 30대 대표 체제로 훨씬 젊어진 진보여성계의 향후 운동방향에 대해 신임 변정희(38) 대표를 만나 들어봤다.

“역량을 떠나서 제게 주어진 역할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대표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특히 새로운 여성운동의 물결이 크게 일어나고 있는 지금, 여성운동의 역사를 발굴하는 한편 지난 시대의 성과를 미래 여성운동의 주역들에게 연결하는 것을 과제로 매진할까 합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부산지역 대표 진보여성단체들의 연대체인 부산여성단체연합(이하 부산여연) 변정희 신임대표는 여성운동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부산여연이 부산지역 여성운동단체 간의 연대와 소통을 도모하고 성평등 민주주의의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인 만큼 출범정신을 이어갈 계획이다.

부산여연은 현재 (사)부산여성회, (사)부산성폭력상담소, (사)부산여성의전화, (사)부산여성사회교육원, (사)부산여성장애인연대, (사)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부산한부모가족센터 등 7개의 단체와(사)여성과나눔, (사)여성이만드는세상, (사)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부산지부 등 3개의 참관단체로 이뤄져 있다.

변 대표는 대학 언론사에서 학내 여성대학 내 교수성폭력 대책위 등의 활동을 하면서 여성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대학 졸업 후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에서 일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성매매 여성의 구조와 자활을 지원하는 여성인권운동가로 활동해 왔다.

그는 “이때 새로운 눈으로 부산이라는 지역사회와 한국사회를 보게 됐고, 지역에서 무언가를 해나간다는 것이 수도권중심의 한국에서는 더더욱 힘들다는 것을 공감하기에 연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연대활동을 기반으로 3.8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한 여러 행사를 주최하고 부산여성인권대학을 통해 대중적인 강연으로 성평등 이슈를 시민들과 나누는 장을 마련하며 지방선거,총선 등에 여성의 정치세력화와 성평등 의제 실현을 위한 발언 뿐만아니라 부산지역에 여러 이슈가 터지면 기자회견이나 성명서 등을 발표한다"고 부산여연의 활동 전반을 소개했다.

변 대표는 ‘페미니즘은 현재진행형’이라는 것과 ‘성평등이 부산의 미래다’라는 두 가지 슬로건을 마음에 품고 임기를 시작했다. “여성이 세상의 절반이지만 수많은 억압과 차별에 놓여 있는 현실에서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어왔던 여성들의 역사를 기억하고 사회를 바꾸어나가는 디딤돌이 되게끔 하는 것”과 “스쿨 미투의 주역들인 10대 여성들과 불법촬영 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 온 20대 여성들에게 징검돌의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 과업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페미니즘은 현재진행형·성평등이 부산의 미래
부산여연 20주년 백서·지역여성운동 다큐 제작


또한 “3.8여성의 날을 성평등 축제로 재명명하고, 3.8여성축제 및 회원단체인 부산여성사회교육원에서 개최해 온 부산여성영화제 등 성평등 문화행사를 부산시에서 재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조례 제정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초창기 성매매피해여성지원단체인 ‘살림’에서 활동하면서 “사회적으로 오해와 편견이 많고 공감받지 못하는 일들이 많아서 힘들기도 했지만, 여러 사람들과 애써서 답이 없는 문제들에 대해 무언가를 만들어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이를테면 성매매 집결지 문제에 대해, 성매매 여성들만이 아닌 다른 시민들도 관심을 가지고 문제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고, 사람들과 나누고, 이것을 하나의 전시나, 간담회나, 토크 콘서트 등의 여러 행사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그것을 ‘완월동을 다시 생각하다’는 의미로 ‘완생 프로젝트’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가시화되지 않은 문제를 여러 개별적인 존재들이 모여 함께 공통의 문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느꼈다는 것.

변 대표는 부산지역의 여러 세대에 걸친 여성운동가와 활동가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만남과 교류의 장을 만드는 것도 부산여연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기존의 부산여성인권대학, 정책소모임, 부산여성비전트립 등 다양한 강연과 워크숍 등의 행사를 그런 ‘소통의 장’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한다.

아울러 그는 “마침 부산여연이 20주년을 맞이했기에 부산지역의 여성운동에 대한 기록물 백서를 발간하는 일과 부산의 미디어 협동조합과 함께 부산지역 여성운동을 다룬 다큐멘터리도 공동제작할 계획”이라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


박정은 기자

[2019523일 제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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