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3월 28일

인터뷰

환자교육·책임간호제 선진 간호서비스 정착돼야


사본 -IMG_9715.jpg
 

“간호사 근무환경과 처우개선의 현실화는 궁극적으로 환자안전과 국민건강 수호를 위한 일로 종합적인 방안 마련과 실행이 필요합니다.” 황순연(61) 사)부산광역시간호사회 회장은 “OECD가입 국가 가운데 미국은 간호사 1명이 환자 3명을 케어하고 있고, 일본의 경우 간호사 1명당 환자 7~8명을 돌보고 있는 수준에 비해 우리나라는 간호사 한 명이 15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어서 환자관리와 간호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한다.


지난 3월 제55대 대의원 총회에서 부산광역시간호사회 제29대 회장으로 취임이후 제47회 국제간호사의 날 기념식과 콘서트, 한국간호역사 사진전, UCC공모 시상식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열어온 황 회장은 간호현장에서 38년 재직해온 전문인이다.


1980년 부산대 의대 간호학과 졸업이후 메리놀 병원에서 첫 근무를 시작으로 10년간 책임간호사로 재직, 이후 동아대학교병원 간호부장으로 27년간 종사하다 지난해 정년퇴직했다. 퇴직이후 현재까지 동의과학대학교 간호학과 외래교수로 후학을 지도 해오고 있는 등 의료기관인증원 조사위원 및 컨설턴트, 한국간호평가원 임상전문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는 황회장은 지난 2016년 3월부터 2년간 부산광역시병원간호사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평생을 간호현장에서 일해온 책임 관리자였던 만큼 간호인력 현장의 애로사항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현장의 경험을 토대로 간호의 질적 서비스 향상을 위해 많은 관심을 가져온 황 회장은 간호사 초년생 시절인 1984년 ‘마이 패이션트 제도(Mypatient)’제도가 환자 회복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를 연구하기 위해 부산대 의대 대학원에 진학, 석사 연구논문으로 입증하기도 했다.


“간호대 졸업 후 메리놀병원 외과 병동에 근무하면서 간호연구에 관심이 많아 대학원에 진학, 환자교육의 중요성을 연구하기 위해 직접 현장에서 환자 교육을 겸해 간호를 하니 실제 내가 간호한 환자의 회복율이 훨씬 빠른 것을 볼 수 있었다”는 황 회장은 “내가 아는 정도에 따라 환자의 회복에 차이가 있고 설명을 잘해주는 것이 환자에 대한 친절”이라는 것을 체득하게 됐다고. 때문에 현장근무시절 후배들에게 가장 강조해온 것이 “간호사는 환자를 교육하는 자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일이었다고 돌아본다.


전문인력으로서 간호업무에 대한 자긍심이 누구보다 컸던 황 회장은 “간호사는 의사의 오더만 받는 사람이라는 인식은 잘못됐다”며 “간호인력도 전문인으로서 간병 통합서비스를 제공, 내 환자 개념의 환자관리를 통해 환자와 보호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어르신 환자를 대상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효과를 시험한 결과 폐렴증세가 6~7배나 낮아진 보고도 있다고 설명했다. 어르신 환자 4인 중 1인, 어르신 환자 1~5위가 폐렴일 정도로 많은 질병인데 그동안 처방법으로 고가의3세대 항생제를 마구사용, 보험수가만 높여왔다고 지적했다.


간호사 한명당 환자수 많아 질적 간호애로
3교대 간호인력 영유아보육문제 해결돼야


덧붙여 황회장은 “간호사 한 명당관리 환자 수가 적어야 질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환자의 교육과 상세한 설명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러 실험을 통해 입증이 되고 있듯 담당 환자의 수를 줄여야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훈련된 전문 간호사들이 현장을 떠나는 이유가 과중한 업무부담과 육아문제라고 지적하는 황회장은 다행히 최근 보건복지부가 간호사 처우개선 및 근무환경개선을 위한 세부 세칙을 내놓아 시행을 앞두고 있어 반가운 일이긴 하나 아직도 간호의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해 간호법제정 등 현안은 산적해있다고 밝혔다.


황회장 역시 육아문제 때문에 슬하에 아들 하나만 둘 수밖에 없어 아쉬운 부분이라며 “간호사 90%는 3교대 해야 하는데 아이 맡길 곳이 없어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직장내 또는 주변에 질높은 24시간 영유아 어린이집 문제만 해결되면 유휴 간호인력들을 활용수도 있고 부족한 의료현장 간호인력 확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황회장은 “‘환자 존중 환자 사랑, 생명 사랑 생명 존중’이 간호의 근본 이념이지만 간호사 처우개선과 근무환경의 개선없이 희생과 봉사만을 강요하기엔 질높은 간호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선진국 수준의 지역사회 중심 보건의료 및 요양 통합서비스 체계를 확립하고 방문간호사제도 등 지역사회의 관련 법과제도의 개선 및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유순희 기자

[2018622일 제10112]

추천0 비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