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24일

인터뷰

“쌀과 곡물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보석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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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수많은 작가가 있지만 ‘쌀작가’는 생소하다. 한 톨 한 톨 쌀에 색을 입히고 정성들여 수작업을 한끝에 빛나는 보석으로 탄생시키는 국내최초곡물 아트주얼리 ‘왠지(WhenZ)’의 김효정 작가(31).

“동양화 작가로 활동하다가 한국적인 것을 좋아하다보니 눈을 돌리게 된 재료가 쌀이어서 연구를 하게 됐고, 쌀의 국내 소비가 부진하다는 신문기사 역시 계기로 작용 했다”는 것이 김 작가가 이토록 기발한 발상을 하게 된 이유다.

그가 쌀과 곡물에 한국적인 오방색 컬러를 중심으로 여러 차례 염색 가공을 거쳐 완성해 낸 목걸이, 반지, 귀걸이 등 장신구들을 보면 쌀로 만들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유통망을 넓혀 다작을 하기보다는 쌀 작가로서의 자신과 곡물아트주얼리의 가치를 알리는 일에 더 주력하고 있는 김 작가는 ‘왠지’의 모든 제품이 가지는 희소가치에도 큰 자긍심을 보였다.

“고객들과 일대일 면담을 통해 주문제작 방식으로 작업을 하고 하나하나 감성을 담아서 세심하게 만들고 있어요. 혼자 만들다보니 제가 할 수 있는 양 만큼만 제작할 수밖에 없는 것도 저희 주얼리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은 다 이해하고 기다려주세요. 그런 만큼 더 꼼꼼하게 잘 만들어 드리려고 노력하죠”

김 작가가 하루에 최대 만들 수 있는 주얼리의 양은 10개~20개 정도로 작업에 공이 많이 들어간다. 일이 많을 때는 밤샘도 하고 한 곳을 계속 주시하다보니 눈에 핏줄이 터져 병원도 다니고 고생도 했지만 요즘은 작업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해 놓고 있다.

마니아 고객들은 작업실로 직접 찾아와 김 작가와 소통하며 디자인 영감도 준다. 사람들마다 피부색이 조금씩 다르고 귀 뚫은 위치도 다르고 개성이 있기 때문에 그에 맞게 제품을 추천하고 있다. 제품들이 20대부터 60대를 아우르다보니 사업자를 낸지 1년여 만에 단골 고객이 꽤 많다.

박람회나 행사를 통해 열심히 제품을 알리고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입소문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많아 하고 싶은 것은 다 해 보면서 고속도로를 두고 굳이 국도로 돌아가는 삶을 살았다는 김 작가. 타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까지 하다가 미술 공부를 하고 싶어 다시 대학에 편입해 학업을 마쳤다.

지난해 3월에 사업자를 내고 지금 까지 ‘왠지’를 홍보하고 제품을 만들면서 가장 보람 있는 일을 묻는 질문에는 뜻밖에도 ‘사람’이라는 답을 내놓는다. “이 일을 존중해 주시고 한국 최초라고 격려도 해 주시고 시도 한수 보내주시는 분이 계신가 하면 응원도 많이 받고 있다” 며 사람과의 만남과 관계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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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완성되면 순 우리말로 이름을 붙일 정도로 모든 작품에 다 공을 들이지만 최근에 가장 애착을 가지는 작품으로 ‘단미’시리즈를 꼽았다. ‘단미’ 제품의 귀걸이, 팔찌, 목걸이는 한국적인 색의 아름다움에 현대적인 감각과 트렌디함이 결합돼 옷차림과 계절에 구애 받지 않고 착용이 가능하다.

재료는 물론 알러지를 일으키지 않는 은침 등으로 세심하게 고른다. 창업하고 난 뒤부터 생각하고 고민하는 과정은 끝이 없지만 사업적으로는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천천히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싶다는 김 작가는 “아무리 저렴한 제품도 케이스에 넣어드리고 싶다”는 정성어린 마음이 통했는지 최근 청년들에 대한 부산시의 창업지원으로 선물용 케이스도 제작하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왠지’에서 주문 제작되는 제품의 가격대는 1만 원~10만 원대. 김 작가는 쌀이 보석이 되는 ‘왠지’ 주얼리의 감성도 꾸준히 홍보하고 쌀에 친근해질 수 있도록 전국 쌀 축제는 거의 다 참여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오로지 타고난 예술 감각과 아이디어로 창업해 1년여 만에 적금을 넣을 정도로 알차게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효정 대표가 쌀 작가로 자리매김을 한 후, 다음 꿈은 ‘쌀가게’를 하는 것이다.

청년예술가이자 일인 기업가로 진지하게 자신의 앞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김 작가는 “우리 쌀과 쌀로 만든 수많은 콘텐츠를 갖추고 곡물주얼리까지 널리 알려져 부산의 관광 코스가 된다면 정말 가치 있고 좋은 일이될 것 같다”는 당찬 꿈을 전했다.


박정은 기자

[2018525일 제1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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