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3월 29일

이운용의 내일은 인도다

제품장점은 적극 홍보하되 가격협상은 말아야

▷이운용의 내일은 인도다<7>-인도무역의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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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상담은 사실만 전달하고 시간낭비 말아야

어느 날 갑자기 잘 모르는 인도인 바이어로부터 우리 상품에 관심 있다는 메일이 들어온다. 그러면 우리는 새로운 바이어를 만난 기분에 온갖 정성을 다하여 이에 대응한다.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이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인도와의 거래에서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인도와 비즈니스를 하는 우리 기업인들이 인도 바이어로부터 받아보는 문서를 보면 대부분이 “우리는 사업다변화를 위하여(diversification)..."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금방 구입할 것처럼 접근한다.
 
또한 우리가 어떤 종류의 사업이나 품목을 제시하면 무엇이든 관심 있다고 하여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것처럼 대답한다. 항상 자기사업 아이템을 찾기 때문에 무엇이든 가능성 여부를 타진하려고 집적거려 보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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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인도 상인카스트들의 기업 속성 때문인데, 이에 대해서는 이 책의 ‘상인카스트’ 항목의 ‘뉴마하라자’ 편에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인도 바이어의 요청이 오면 우리 측은 성실하게 자료를 준비하고 진지하게 상담에 응하지만 거의 대부분 아무 결과 없이 끝난다. 왜냐하면 인도 상인은 정보수집 목적으로 연락해 본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수차에 걸쳐 자료를 제공하고 샘플을 보내고 나서야 우리 기업인들은 쓸데없이 시간과 노력만 낭비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고 인도 상인들에 대하여 실망하게 된다.그러므로 인도 바이어가 어떤 것을 물어오거나 제안을 해도 정성을 다하여 응할 필요는 없으며 간단한 정보와 우리의 의사만표시해 주고 내버려 두어야 한다. 그러다가 중요한 바이어를 놓치면 어떻게 하느냐는 걱정은 절대 하지 않아도 된다. 만일 필요하다고 느끼면 몇 년 후라도 반드시 다시 찾아오는 것이 인도인의 속성이다.
 
간단한 정보의 수준은 제품의 설명서와 오픈된 가격정도의 사실만 전달하면 될 뿐불필요하게 시간과 노력을 낭비할 필요가없다. 제품의 장점은 적극 홍보하되 가격 협상은 안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기업 비밀이 될 것은 당연히 오픈해서는 안 된다.
 
인도 기업은 수입할 의사가 전혀 없으면서도 자기가 알고자 하는 상품에 대해서는전 세계의 거의 모든 기업에 연락하여 마치 당장 수입할 것처럼 협상을 함으로써제품 및 가격정보를 입수해 놓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 기업에만 연락해 온 것이 절대 아니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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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바이어가 약속시간에 늦을 때 기다리지 말아야

인도에 출장 왔을 때 인도 기업인이 약속시간에 나타나지 않으면 이를 무시하고 다른 약속이나 볼 일을 보아야 한다.
 
인도인은 자기에게 중요한 비즈니스 상대라면 약속을 안 지키는 일은 절대 없다. 자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한 두 시간의 약속을 위해서 비행기를 타고서라도 달려온다. 혹 시간이 늦게 될 것으로 예상되면 비서나 직원 또는 어떤 수단을 통해서라도 연락을 취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자기에게 별로 중요한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약속을 해 놓고도 거의지키지 않는다. 특히 그 비즈니스를 방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면 자기가 약속을 선점해 놓고 나서 이를 질질 끌어 다른 기회를 잡지 못하도록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비즈니스맨들이 인도에 출장와서 상담약속과 관련하여 흔히 접하는 시례를 들어보자. 필자가 우리 중소기업사장님과 함께 당한 일이다.어제 잠깐 만난 인도바이어가 내일 아침9시나 9시 반 사이에 호텔로비에서 다시만나자고 요청한다.
 
다음날 아침 우리 측은 9시에 준비를 다하고 로비에서 대기한다. 그러나 인도인은나타나지 않는다. 9시 40분쯤에 바이어에게 전화하여 확인해보면 대개 비서가 전화를 받고서는 방금 전 호텔로 출발하였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한다. 10시 반에도 나타나지 않아 우리 측이 화가 나 있을때 쯤 호텔 프런트에서 우리를 찾는 전화가 바이어한테서 온다. 말 잘하는 인도인은 온갖 너스레를 떨면서 11시 10분 정도까지 도착 할 것이며 자기가 점심을 사겠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한다.
 
우리 측은 화는 나지만 많은 출장비를 써가면서 인도까지 왔으니 무언가 상담은해보고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에 한없이 이를 기다린다. 인도바이어는 결국 12시가 되어도 나타나지 않고 전화로 일이 바빠서 도저히 호텔로 올 수 없으니 차를 보내면 자기 사무실로 올수 없겠느냐고 물어온다.
이쯤 되면 이미 점심시간이라 다른 약속을 만들 상황도 안 되어 인도인이 하자는대로 따를 수밖에 없게 된다. 좀 더 나쁜 경우는 이쯤에서 연락을 아주 끊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가까운 인도 기업인에게 이러한 행동을 왜 하는지 알아본 적이 있다.그의 설명에 따르면 인도 카스트 사회의 속성의 하나로 보아도 된다고 한다. 우월한입장에서 상대를 애가 타도록 기다리게 한후에 조금만 베풀어 주면 상대는 이를 매우 고마워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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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를 할 때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하여 이런 수법을 쓰기도 하는데 인도인들의 상대를 다루는 전통적인 테크닉의 하나라고 생각해도 좋다고 설명한다.정말 어처구니없는 테크닉이다. 하지만 우리기업 특히 해외영업을 위해 인도에 출장 온 중소기업의 경우 이런 경우를 많이 당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
 
처음 인도 측 요청에 의해 인도출장 온 경우는 식사 대접을 받는다는 것도 알 필요가 있다.참고로 수출서류 미비는 돈 떼이는 지름길이니 꼼꼼히 챙겨야 한다. 인도에서는 서류미비 등 수출업체 측의 문제가 있을 경우 이를 최대한 활용하여 가격을 깎거나인수거절 후 세관을 움직여 쉽백(ShipBack)을 고의로 지연시킨 후 공매라는 절차를 통하여 헐값에 인수해 가는 사례가 매우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의 사례로 신발을 수입하는 업자가 좌측 신발은 첸나이 항구로 우측 신발은 뭄바이 항구로 수입시켜 놓은 후 고의로 오랫동안 이수하지 않았다가 오랜 시간 경과 후 항구 측의 공매 시 양쪽 항구에서 헐값에 인수한 후 짝을 맞추어 판매한 사례도 있다.

이 경우는 공매를 하여도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은 한쪽밖에 없는 못 쓰는 물건이므로아무도 인수하지 않아 수입업자가 다른 사람으로 가장하여 헐값에 인수해 간 것이다.

-계속-
[2012년 3월 19일 제29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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