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25일

이운용의 내일은 인도다

인도에 가면 “패밀리 비지니스”알아야

▷기획특집-내일은 인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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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 비즈니스를 하려는 우리 기업인이 알아야 할 중요한 사항 중 하나가 ‘패밀리 비즈니스’라는 개념이다. 패밀리 비즈니스란 기업경영에 있어서 패밀리(가족)가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이라고 할 수있다.
 
알다시피 인도는 헌법상으로는 카스트라는 계급제도가 폐지되었지만 실상 아직까지 유효하다.상인들은 카스트 계급 중 바이샤(바이나)에 속하고 이를 곧 상인 카스트라 부른다.
 
소속된 개인의 목적보다는 패밀리의 공동목적을 우선하며, 사업 확장이 최대목적이다. 그리고 대부분 같은 카스트 간에만 결혼하여 구성원간의 동질성을 강화시킨다.
 
뉴마하라자 - 인도경제의 새로운 지배자들
인도어로 ‘마하(maha)’는 크다, 위대하는 뜻이며 ‘라자(raja)’는 왕, 지배자라는 뜻이다. 따라서 뉴 마하라자는 새로운 왕, 새로운 지배자라는 뜻으로서 현재 인도사회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경제계의 대그룹 총수를 지칭 할 때 쓰인다.
 
97년 인도의 10대그룹은 1위의 타타그룹부터 시작하여 비를라그룹-뭄바이그룹, 릴라이언스그룹, 스픽/맥그럽, 바자즈그룹, M&M그룹, 비를라-델리그룹, 에스코드트룹의 순서다. 99년부터 정보통신분야의 인포시스, 사티얌, 위프로, NIIT,HCL, 펜타미디어 등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그룹의 대부분이 교역을주역으로 하는 상인계층에서 설립되어 패밀리 비즈니스로 운영되는 것이 인도 경제의 주요 특징이다.

마르와리상인 - 유통업 진출의 파트너로
마르와리상인은 현재 인도 내에서 최대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비즈니스 패밀리이다. 특히 인도 전역의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어, 도, 소매업 분야에 진출하려면 이들과 협력하는 것이 유망하다.마르와리상인의 성공 배경은 원활한 교역활동을 위해 그들만의 보호 장치를 고안한 것이다.

집의 가장이 교역을 위해 장기간 출타할경우 부인,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대가족 제도처럼 여러 가족이 함께 모여 살고, 집단 주거 및 급식이 가능한 바사(basa)를 설치해 사회보호막을 형성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공동체 내의 신용대출트레이딩(Trading) 시스템이다. 원격지라도 전화 한 통화로 금전대차를 할 수 있으며 한밤중에도 필요한 자금은 상호 융통해주는 대출시스템으로 금전대차 계약서가없어도 되며 이는 상호간의 철저한 신용을 바탕으로 가능한 것이다.
 
펀자비상인 - 농기계, 식품가공분야 진출 통로
펀자비들은 파키스탄 접경의 펀잡주 출신을 주로 지칭하는데 이들은 강인한 성격과 체력을 가지고 있으며 매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로 평가된다. 민족주의자 성향인 이들은 인도인이라는 자부심이 강하며 특히 영국의 지배를 받은 것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므로 유의해야한다. 이들과 거래할 때는 인도의 전통과 역사의 위대함 등을 강조하여 주는 것이 좋다. 펀잡은 농업이 발달 되어 있고 주별 소득도 전국에서 최고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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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내에서는 사다지(sardar)라고 부르는 이름과 펀자비를 동일시기하기도 하는데 이들 사다지는 머리가 나쁘다는 인식이 있어 인도 내에서는 멍청한 사람을 빗대는유머에 사다지가 대명사로 오르내린다.
 
성격이 화끈하여 개인적으로는 한국 사람이 친구로 사귀기에는 인도 내 어떤 카스트보다 편할 것이다. 우리 기업이 인도에 농기계나 식품가공업등과 관련된 분야에 진출하려면 펀자비 상인들과 교섭 시 쉽게 판로를 개척할 가능성이 크다.
 
파르시상인 - 재계 1위의 TATA그룹을 일궈
파르시족은 수세기 전에 이란으로부터이주해온 종족으로서 인도 중서부 구자라트주, 마하라스트라주에 정착한 종족이다.이들은 영국이 인도를 지배하기 이전 까지는 뭄바이 북쪽에 있는 수라트라는 항구를기반으로 한 중개업자로서 국제무역에 종사하고 있었으며 인도국내에는 교역기반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인도를 점령한 영국인들은 인도 내에 뿌리가 없는 파르시족을 선호하였고, 캘빈의 청교도적 윤리를 가지고 있다고 믿고 교역을 적극 지원하기도했다. 파르시측도 인도국내 기반이 취약하므로 영국의 요구에 부응하여 적극적으로 서구화를 받아들였으며 카스트라고 하는
힌두의 전통적인 관습을 탈피하려 애를 썼다. 이런 배경으로 파르시족은 인도 내 최대 그룹으로 성장 할 수 있었다. 이들은 매우 근면하고 정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체띠아상인 - 남인도 진출의 교두보남인도 타밀나두주를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 패밀리를 체띠아라고 한다. 과거에는 바다를 건너 다른 나라와 교역을 하는 유일한 계층이 체띠아 상인이었다. 그 이유는 이 지역의 다른 카스트들이 바다를 건너교역하는 것은 불길한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미얀마, 싱가폴, 말레이시아,베트남까지 왕래하였으며 주된 교역품목은 향료와 실크였다. 인구수는 약 20만명정도로 추정되며 주로 공동체 내에서 결혼하고, 이로 인해 결속력이 매우 강한데 이는 재산유출을 막기 위한 수단의 하나라고한다.
 
체띠아들은 검은 피부에 체구가 큰 편이며 그림과 음악 등에 조예가 깊고 교육 분야에 상당한 공헌을 하고 있다. 장자상속의 전통을 가졌으며 집안 내에 같은 이름을 가진 경우도 많다. 체띠아 역시 마르와리처럼 금융업에 조예가 상당하여 공동체 내부로만 전수해 오는 독특한 대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를 별도로 체띠아 회계라고 부른다.

이들은 남인도의 보수적인 기질을 갖고 있어서 우리나라의 장유유서와 흡사한 전통이 있다. 주변의 하층민들을 돌봐야 한다는 책임의식도 강한 편이다. 사회관계에서도 체면을 매우 중시하므로 비지니스에서 인도인이라 하여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서는 안된다. 현재 남인도 체띠아 커뮤니티에는 6개정도의 유력한 비즈니스 가족이 있다.

바니아상인 - 석유화학산업 진출 통로
경제분야에서 떠 오른 인도 하층민의 우상으로 릴라이언스그룹 창시자 디라즈랄 히라찬드 암바니를 들수 있다. 암바니는 2002년 7월 6일 숨을 거두었는데 인도 전역에서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행렬이 줄을이었다고한다. 신분제도가 운명처럼 드리워져 있는 인도 사회에 이를 극복한 그의 성공은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암바니는 석유화학 공업으로 큰 돈을 축적하였으며 장사는 거의 독점이라 마진300%에 달하기도 했다. 이것은 우리나라 경제개발 초기 수출입을 통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성장한 그룹들과 흡사하다. 그리고 1991년에는 ‘하지라’라는 항구에 대규모의 화학공업단지를 추진하여 단일규모 최대라고 하는 화약 공장과 폴리에틸렌,PVC, PET 등은 물로 VCM, NEG 같은 중간재도 생산 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인도에서 정유, 화학 관련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릴라이언스 그룹의 동향을 잘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계속>
 
[2010년 8월 31일 제11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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