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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경의 지구촌의이웃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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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에 만난 책, Forrest Carter의 자서전적 소설인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의 원 제목은 ‘The Education of Little Tree’다. ‘작은 나무’야, 더 이상 자연스러울 수 없는 사랑스러운 이름을 가진 인디언 소년을 할아버지가 부른다.

‘작은 나무’라는 이름에서부터 읽는 내내 따뜻한 영혼의 속삭임이 있었다. 1925년 미국 앨라배마 주에서 태어나 체로키인디언의 혈통 일부를 이어받은 카터가 작가로 데뷔한 것은 48세가 되어서였다. 자신의 마음의 고향인 인디언의 세계를 ‘작은 나무’라는 이름의 어린 소년의 눈으로 그렸다.

발간 초기에는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저자는 1979년 54세의 나이로 세상을 하직했다. 사후 12년이 지난 1991년에 ABBY상을 수상했다. 그 작은 나무가 자라 큰 나무가 되어 세상에 들려 준 이야기는 그가 죽은 이후 지금에도 많은 영혼을 일깨우고 있다.

어린 소년 ‘작은 나무’는 산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살았다. 함께 산 기간이 길지 않았음에도 이야기는 시처럼 풍부하고 극적이기까지 하다. 기독교를 통한 백인의 인디언에 대한 강압적 지배에 분노를 느끼게 된다.

작은 나무는 산속에서 조부모와 더 없이 행복한데 백인들은 소년을 조부모로부터 빼앗아 멀리 기숙학교로 보낸다. 학교에 안 가고 교회에 안 가면 큰 일 나는 듯이 모든 걸 그들의 잣대에 맞춘다.
 
백인문명의 잘못을 이 책은 고발하고 있다. 자연을 대하는 인디언들의 경건하고 인간적인 태도에 큰 감명을 받았다. 자연은 인간들이 더 많이 갖기 위해 파괴해도 되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작은 나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로부터 배웠다.
 
할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자연은 인간의 친구이며 형제다. 느낌을 주고받으며 함께 지내는 형제인 것이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우리들은 자연에 가해자였다. 반면 자연과 형제인 인디언들은 함께 피해자였다.

인간은 처음엔 자연을 경외의 대상으로 삼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자연을 존경을 하지 않게 되었고, 정복의 대상, 이용의 대상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자연을 이용해서 인간은 일시적으로 풍요로워졌을 지도 모른다. 그 결과 인간은 승리자처럼 되어서 지구의 주인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인간이 자연의 섭리를 이길 수 없다. 할아버지가 손자 작은 나무에게 이야기한다. ‘자기가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쌓아두고 싶어 하는 사람들 뒤룩뒤룩 살찐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그러고도 또 남의 걸 빼앗아오고 싶어 해.
 
그러니 전쟁이 일어나고... 그러고 나면 또 길고 긴 협상이 시작되지. 조금이라도 자기 몫을 더 늘리려고 말이다. 그들은 자기가 먼저 깃발을 꽂았기 때문에 그럴 권리가 있다고 하지... 그러나 사람들은 그 놈의 말과 깃발 때문에 서서히 죽어가는 셈이야.. 하지만 그들도 자연의 이치를 바꿀 수는 없어.’
 
 
[20161025일 제8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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