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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시론

그래도 손흥민과 박항서 감독, 영준이가 있어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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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 우리는 손흥민과 박항서 감독이 있어 흐뭇하다. 김해 외고 전교 꼴지 사회적 배려대상자로 입학한 영준이가 수능 만점으로 우리에게 또 한 번 기쁨을 안겨 준다. 해마다 연말이면 왠지 쓸쓸해진다. 정치가 제 임무를 포기한 듯 끊임없이 국기를 흔드는 사건이 터지고 있어 올 연말은 유난히도 스산하다.

이런 가운데도 손흥민과 박항서 그리고 식당 알바 어머니의 아들 송영준 얘기까지 덧보태어져 그래도 희망과 기쁨이 살아있음을 실감 한다. 토트넘 손흥민의 중계는 거의 빠짐없이 보고 있다. 그는 이전 세대와는 DNA가 다른 것 같다. 세계를 향해 스스럼없이 경쟁하는 궁기 없는 밝은 세대다.

차범근과 박지성이 죽을 고생으로 악착 같이 이룬 성공은 60-70년대 우리경제의 고도성장기 과정과 궤를 같이 한다. 피와 눈물, 헌신과 노력으로 성장하여 월드컵이후 해외 진출, 위대한 성공을 이룬 세대였다. 그때 국민들은 승리를 즐겼고 맥주를 공짜로 마시기도 했다.

손흥민은 고교 2학년 때 독일로 유학, 최고의 기본기를 익히면서 아버지의 지도로 어려운 트레이닝을 참아 냈기에 재능을 활짝 꽃피운 것이다. 자신의 DNA를 최대한 살려세계 어느 팀에도 주눅 들지않는 당당한 ‘희망세대’로 등장한 것이다. 여차하면 라인을 넘어 갈 공을 재빨리 살려내어 빡빡이 진을 친 상대 선수들 틈새로 골 망을 가르는 전술. 축구의 예술이다.

돌아서서 미소짓는 해맑은 표정은 순수 그대로다. 경기 시작 전 보슬비가 내리자 두 손바닥을 펴 함께 나온 어린이 머리위로 우산을 만든다. 부드럽고 따뜻한 품성에 절로 호감이 간다. 교만한 호날두와는 대조적이다. 손흥민이 70m 넘는 긴 거리를 드리블로 홀로 적진을 헤치며 깜짝 새 공을 넣는 기적이 모두를 감동케 했다.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공’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미국에선 ‘손나우두’로 쓴 티셔츠를 만들었고 영국 스포츠 잡지엔 표지 인물이 되었다.

‘베트남 매직’ 박항서 감독은 우리마음을 한없이 푸근하게 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뤄낸 승리는 우리 정치가 주는 계속된 절망감에서 긍정과 가능성, 자신감을 되찾아 주는 충격이었다. 60년 긴 세월 끝에 동남아시안 게임에서 건져 올린 베트남의 승리는 마법사 박항서 감독의 연금술이었다.

인도네시아 팀에 완승한 선수들이 박감독을 헹가래 칠 때 분출 하는 열광이 우리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60년이란 긴 세월이다. 꺼져 가는 희미한 등불 팀에 불꽃처럼 찬란한 승리를 바친 것이다. 베트남의 ‘파파’로 국민의 사랑과 존경 신망을 받는 것은 바로 한국의 가능성을 입증 한다.

지금 박항서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고향 산청 가까운 통영에서 심신을 쉬어 가면서 내년 도쿄 올림픽에 대비도 하는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산이 높으면 인물이 난다더니 지리산 아래 산청에서 박항서 감독이 탄생 한 것이 우연이 아닌 것 같다.

요르단과 올해 UAE아시안컵 16강전을 승부차기로 돌파한 뒤 박항서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점을 찾고 집중 하는 것, 그것이 행운을 만들고 극대화 하는 비법이다” 행운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고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강조였다. 말도 통하지 않는 선수들의 마음을 얻어 최고의 성과를 이끌어 낸 그는 ‘팀을 가족으로 생각 하라. 가족은 서로를 위해 희생 한다’며 헌신을 내세운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김해 외고의 영준이도 소원대로 ‘나라를 바로 세우는 검사가 되든 돈 많이 벌이는 의사가 되든‘ 이 나라의 바른지도자로 성장해야 한다. 이제 자신의 사익만 탐하는 4류 정치인들은 사라져야 할 때다. 손흥민 ,박항서, 영준이처럼 겸손과 능력, 도전 정신을 가진 정직한 정치인을 눈 바로뜨고 뽑아야 할 때가 다가왔다.

[20191220일 제1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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