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25일

여유시론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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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산다는 것이 슬프다. 국민을 우습게보고 마구 뱉어내는 집권여당 대표의 말이나 정권을 빼앗기고도 정신없이 패 나뉘어 싸우는 정당이나 그들에겐 국민이 눈앞에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미국과 일본 중국이 우리를 얕잡아보며 함부로 대하고 있는데 정치는 오로지 정권에 눈멀어 허구한날 싸움으로 지새는 모습에 넌더리난다. 한국당 전당대회는 과거에만 매달려 문재인정권의 소득주도 성장의 부작용, 저소득층 청년층일자리 등에 대한 임기응변의 나눠 주기 포퓰리즘, 핵 포기 없는 안보정책에 뚜렷하고 희망적인 정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 할만큼 스스로를 추스르지 못하는 허망한 정당임을 드러냈다. 주어진 기회를 이용하지 못한채 우왕좌왕했을 뿐이다. 옥중에 2년 가까이 있으면서 대통령직과 인간적인 자신을 되돌아보며 한없이 채찍질 했을 텐데 전당 대회 전에 내놓은 말이 고작 책걸상이며 수인 번호인가.

장기집권 했지만 우리 경제의 토대를 만든 아버지, 어머니의 비운 때문에 50대 이상은 연민의 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아직도 청와대 뜰에서 자기집 마당처럼 뛰놀던 어린 시절의 꿈속에 젖어있는 것은 아닌지. 아픈 허리 때문에 책걸상이 필요한 것은 백번 이해 할 수 있다.

그런 말을 했더라도 그말을 바깥세상에 전한 유영하 변호사도 한심 하기는 마찬가지다. 그 때문에 오히려 박 전대통령에게 질렸다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유영하도 최순실”이라고도 말한다.

대통령은 하늘이 내린 자리라고 한다. 물러난 뒤 어떤 극한상황에 처하더라도 하늘 같이 귀한 국민을 향한 의무와 책임은 인생 끝까지 져야 할것이다. 대통령의 자리에 있을 때도 ‘불통’의 그가 옥중에서 지금의 현실을 바로 알겠는지.

이런 박 전 대통령이 한국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의 중요 화두가 되었다면 누가 그 당을 믿고 다음 총선 대선에서 표를 줄 수 있을까. 한나라당에서 자유 한국당으로 이름만 바꾸었을 뿐 정권을 잃은 원인을 처절하게 반성하지 못하고 저질스럽게 난투하는 모습에서 국민들의 실망은 크다.

한국당은 DNA를 확실하게 바꿔야 한다. 실패한 국정경험 앞에서 날마다 반성해도 모자랄 판이다. 이런 북새통에 의기양양 해진 쪽은 악수(惡手)를 거듭해오던 더불어 민주당이다. 불가(佛家)에선 남의 부덕한 행위를 보고 기뻐하는 것이 부덕한 행위 그 자체 보다 더 나쁘다고 한다. 적의 고통과 불행을 즐거워해서는 안 된다고한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런 한국당의 퇴행기 높은 전당대회를 기다렸다는 듯 당 행사에서 “이 시대의 천명(天命)은 정권 재창출,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재집권함으로써 평화를 가져오는 100년을 전개할 것...앞으로 민주당이 대통령 열 분을 더 당선시켜야 한다”며 지난해 20년 집권론에서 50년 100년으로 연장론을 펴 놓았다.

국민을 얼마나 얼간이로 보았으면 이런 오만한 말을 함부로 할 수 있을런지. 한국당의원들의 ‘5.18 군사개입설’이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지만 갖가지 어려운 국정에서 여당의 대표가 왜 이런 말까지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국민은 결코 언제까지나 순하지만은 않았다.

국민을 섬기기보다 국민위에 위세 좋게 군림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실망만 안겨줄 뿐이다. 절대 권력은 절대 망한다고 했다. 영원한 권력은 없다. 후진국 정치사에서도 늘 나오지만 해방이후 우리의 역사에서도 이미 경험했다.

이승만대통령의 하와이 망명, 박정희대통령의 비운이다. 장기집권이 낳은 비극이었다. 바로 어제 같은 역사도 잊은 양 받아버리는 여당대표의 그런 말은 여당의 표를 떨어뜨리는 요소일 뿐이다. 국민보다 더 나아가지 못하는 정치는 여, 야당 모두에게 처절한 자기반성을 필요케 한다.


[2019225일 제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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