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19일

여유시론

입을 잘 다스려야 한다

전상수 고문님.jpg
말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 정치인은 물론 지도자들, 심지어 부모 자식 간에도 친구 사이에도 말 한마디는 상처가 되기도 하고 얼었던 마음을 눈처럼 녹여 주기도 한다. 정초부터 정치인의 독기 품은 말들이 온 국민의 심사를 어지럽게 한다.

정치경력이 짧은 초선 손혜원 의원이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로서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막말을 퍼 붓고 권력을 휘둘러 대는 행태에 질려 버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치 링 위에서 좌충우돌 하는 권투선수를 방불케 한다.

많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야구 국가대표팀 선동열 감독에게 국회 청문회에서 “아시안 게임 우승이 그렇게 중요하세요...왜 사과를 하지 않았어요.” 매몰차게 쏘아 붙이는 표정이 선 감독의 야구인생 전체를 얕잡아 보는 듯해 시청자들에게 질문의 정당성보다 도리어 화가 나게 했다.

신재민 전 기획 재정부 사무관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고시공부를 오래 해서 머리가 나쁘다’며 그의 행동이 ‘가증스럽다’고 했다. 행정고시에 목을 매고 있는 전국 고시생들의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를 남겼을까.

정치 9단이라고 하는 박지원 의원은 정치경력 상으로도 아득한 선배다. 목포시내 구도심 부동산 25필지를 남편, 아들, 언니, 남동생, 조카 지인들이 집중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자 “차라리 부동산 업자로 나서는 편이 ..” 했다가 다음 목포 총선에서 박 의원 반대쪽이 당선되도록 운동에 나서겠다고 쏘아붙였다.

결국 박 의원이 후퇴 해 버렸지만 정치는 선후배가 있는 조폭사 회보다 보다 더 나을 것이 없는 x판이란 반응들이다. 손 의원이 ‘더불어 민주당’의 당명을 만들고 잘 나가는 브랜딩 업계의 손꼽히는 전문가라해도 오만 불손하게 보이는 그런 자세로는 대통령의 지지도나 민주당의 지지도를 끌어내리는 촉매제 역할만 할뿐이다.

두뇌가 아무리 뛰어나도 교만한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할 사람은 없다. 국립박물관측에 학예사 채용과 나전 칠기 구입압력을 행사한 것도 월권의 극치다. 거절한 학예실장은 결국 경주박물관장으로 발령됐고 그이후 나전칠기는 사 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후 목포에서 가진 기자회견도 석연찮은 뒷말만을 남겼다.

손 의원은 신중함과 겸손과는 거리가 멀게 보인다. 6번이나 탈락한 부친의 독립 유공자 선정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질문에 “보훈처를 통해 답을 들어라.” 고 해명을 거절했다. 국립박물관 인사 청탁 의혹 질의에 “우리나라에서 나전칠기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이고 내가 아는 최고 수준의 인재를 추천 했다”고 답했다.

부동산에 관련, 여러 가지 질문이 이어지자 “지겨워서 못하겠다.”로 원맨쇼 하듯 끝냈다. “사실이 아니면 박물관 전작품, 구입한 부동산 모두를 나라에 내어 놓겠다.”고 했지만 부동산 투자의혹, 권력 행사 등 지금까지의 행적이 철저히 밝혀져야 더는 ‘신종 적폐’가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손 의원이 영부인 김정숙 여사와 고교동기동창이라 해도 저렇게 막무가내로 나올수는 없다. 기자 회견 첫머리에 어쨌든 국민을 향해 죄송하다는 사과부터 하는 것이 기본 상식이다. “얼마나 큰 뒷받침이 있으면 저러겠나.”는 것이 사람들의 정서다. 오히려 기막힐 쪽이 김 여사 일 것같다.

‘맹렬한 불길이/ 집을 다 태워버리듯/ 입을 조심하지 않으면/ 입이 불길이 되어 내 몸을 태우고 만다./ 입은 몸을 치는 도끼요...칼날이다./ 내마음 잘 다스려/ ...입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어느 스님의 뜻을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지도자의 권력을 믿고 끝없이 교만하게 구는 자들 때문에세상이 피로하다. 권력의 남용은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2019123일 제10815]

추천0 비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