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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멋집

철길너머 바다와 등대가 한눈에

 
 
청사포 전망좋은 '카페 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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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해운대에서 송정으로 넘어가는 대표적인 길이었던 명소, 달맞이 길은 추억의 길이 되어 버렸다.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단축 고속도로가 숭숭 뚫리면서다.
 
패스트 문화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이 다시 찾기 시작한 달맞이 길 끄트머리, 송정의 아늑한 해변을 만나기 전 보물같은 해안마을 청사포. 이곳, 청사포는 해안에 즐비한 포차식 '조개구이'가 단연 으뜸이지만, 해안을 향해 내달리듯 뚫린 청사포 새길 한 켠에 바다를 한아름 품고 둥지를 튼 '카페 파란(대표 윤은주)'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명소로 등극했다.
 
철길 못미처 자리를 잡은 카페파란은 탁 트인 바다와 그림처럼 나란히 마주보고 선 빨갛고 하얀쌍둥이 등대가 한눈에 들어와 이 일대 카페에서 가장 운치있는 곳이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카페 파란이 짧은 시간 전국적 유명 명소가 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천혜의 전망조건 외에도 이 집 특유의 신선한 커피 맛과 가마솥 전통 단팥죽 맛 때문이다.
 
부산시내는 물론 경남 울산에서도 이 맛을 잊지못해 밤늦은 시간에도 한달음에 달려와 맛과 분위기를 즐기고 가는가하면, 주말이나 연휴엔 카페2~3층넉넉한 공간이 복잡할 정도로 마니
아들로 붐빈다.
 
주인 윤은주 대표가 그 흔한 프랜차이즈 유명 브랜드 커피점이나 카페를 마다하고 개성있는 개인 브랜드를 오픈한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천편일률적으로 공급해야하는 메뉴와 인스턴트식 식재료를 강압적으로 써야하는 게 탐탁지 않았기 때문이다.
 
브랜드커피전문점의 분위기에 길들여진 젊은 소비층을 생각하면 고민스러운 부분이었으나, 신선한 식재료로 건강식 메뉴를 내놓겠다는 고집스런 운영소신으로 과감히 문을 연 주인 윤대표는 요즘 새삼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느끼고 있다.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단골고객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카페 파란이 다양한 연령층의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데는 이유가 따로 있다. 주인이 발품을 팔아 직접 공수해온 신선한 국산재료에 있다. 사계절 인기 메뉴인 단팥죽과 팥빙수의 주재료인 팥은 경남 의령에서 직접 사온다. 여느 카페에서 내놓는 깡통 단팥재료와는 차원이 다른 맛이다.
 
팥을 여러 번 깨끗이 씻어 팔팔끓여 2번을 번갈아 버리는데 이는 위산분위로 인한 팥 특유의 속쓰림을 예방해준다고. 이렇게 초벌 손질한 팥을 다시 가마솥에 5시간 이상 은은한 불에 푹 삶아 국산 찹쌀가루와 설탕으로 맛과 농도를 알맞게 조절한다. 여기에 쫀득한 인절미를 동동 띄워 내는데 전분으로 맛을 내는 여느 단팥죽과는 그 맛이 확연히 다를 수 밖에 없다.
 
불면증이나 갱년기에 좋다는 복분자도 직접 우려 내 고객의 취향에 따라 내놓고, 부득이 수입산을 쓸 수밖에 없는 레몬의 경우 깨끗하게 세척해 얇게 저며 설탕에 숙성시켜놓았다가 손님에게 내놓기 전에도 생 레몬즙을 짜서 함께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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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뭐니 해도 카페 파란은 커피맛과 향이 일품이다. 지방에 몇 되지 않는 고가의 커피머신으로 로스팅한 신선한 커피는 여러 잔 마셔도 위에 부담이 없다. 50년 경력의 제빵사가 매일 직접 구워내는 빵과 수제쿠키도 이 집의 별미. 단체 예약 주문도 받고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새벽1시. 신선한 식빵에 요거트를 발라먹는 커피세트메뉴(9천900원)도 인기다. 대체로 가격도 저렴하다. 가마솥 단팥죽 5천원, 가마솥 팥빙수 6천원, 커피류 3천500원~5천500원, 생과일 쥬스 6천원, 스무디류 6천원.
 
빔프로젝트와 TV모니터가 설치되어 있고 별도의 룸도 마련되어 있어 단체모임장소로 이용이 가능하며 주차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정도로 공간도 넉넉하다.051)701-7710
 
유순희 기자
[2013년 9월27일 제45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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