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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여행

신선도 쉬었다간 구곡산 병풍 신비의 호숫길

 
갈맷길 9-1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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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좋은 계절이 왔다. 여름을 보내기 아쉬운 듯 곳곳에는 푸름이 여전하지만 여름보단 걷기 좋은 바야흐로 가을이다. 뜨거웠던 여름의 이야기는 뒤로하고 성큼 다가온 가을과 함께 아름다운 부산의 갈맷길로 나서보자.
 
 
 
17-0-갈맷길 9-1구간.png총 아홉 코스 20구간으로 구분된 부산 갈맷길 코스 중 산과 호수를 함께 만나볼 수 있는 갈맷길 아홉 번째 코스 1구간을 담아본다.
 
갈맷길 9-1코스는 부산시 금정구에 위치한 회동수원지 거점 마을인 상현마을에서 시작해 장전2교-보림교-이곡마을까지 11.5km에 이르는 구간으로 도보로 약 3시간정도 소요되는 코스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갈맷길 9-1코스를 만나려면 지하철 1호선 구서동역 2번 출구에서 마을버스 3-1 또는 3번 버스를 타고 ‘상현마을’에서 하차하면 된다.
 
 
 
회동수원지

마을버스에서 내려 처음 눈에 들어온 곳은 고즈넉한 상현마을 앞에 펼쳐진 회동수원지다. 상현마을은 선동에 있었던 자연마을로 오륜대가 인접하여 신선이 머물며 노닐었다는 데서 유래돼 선동이 되었다는 설과 선돌[立石]의 한글 소리[音]만을 취해 선동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선동에는 원래 하정 (荷亭)·상현(上賢)·하현(下賢)·신현(新賢)·신천(伸川) 등 5개 자연마을이 있었으나 1960년대 2차 회동수원지(회동저수지) 확장공사 때 하현마을은 없어졌다.
 
오륜대는 부산의 팔경(八景) 중 하나다. 조선시대부터 경치가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진 이곳은 호수와 접해있고 전망이 좋은 절벽이라 하여 오륜대(五倫臺)라 칭해졌다. 기장군 철마면의 아홉산을 비롯한 여러 산들과 바위로 병풍을 이뤄 어디선가 봉황이나 백구가 날아 올듯 고요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전해주는 곳이다.
 
현재 부산시 상수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회동수원지는 1964년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일반인의 접근이 금지되었다가 2010년부터 개방되어 사계절 내내 가족들과 연인들이 걷고 싶은 산책길과 휴양처로 사랑받고 있다.
 

장전2교와 장전구곡가

 
17-4 장전구곡가비.jpg

상현마을을 지나 수영강의 제1지류인 철마천을 옆에 끼고 산길을 1시간 정도 올라가면 장년산이 보인다. 장전2교에 다다를 때쯤 왼편에는 도독고산과 오른편에는 장년산이 협곡을 이룬다. 장전2교에 다다르면 입구를 지키는 큰 비석이 눈에 들어온다. 이는 ‘장전구곡가비’로 1900년 초기 가선대부중추의관과 내장원경을 역임한 추파(秋波) 오기영(吳璣泳)의 문학작품 비다.
 
말을 타고 고향으로 금의환향하면서 금정구 오륜대를 서시로 하여 일곡(一曲) 선동과 구곡(九曲)홍류동천까지 아홉 굽이 흐르는 구곡천 전경을 기승전결의 문체로 읊었다. ‘장전구곡가’는 송나라 주자(朱子)의 ‘무이구곡가’를 본 따서 지어졌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구곡가는 율곡 이이의 황해도 ‘고산구곡가’와 추파 오기영의 ‘장전구곡가’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완만한 코스를 40분 정도 더 걸으면 눈앞에 장전마을이 펼쳐진다.
 

장전마을(철마면사무소)
 
17-5 철마한우축제.JPG


기장군 철마면 장전리에 위치한 장전마을은 걷기도 좋고 맛도 좋은 마을이다. 10월이면 철마면 장전천 들녘에서 ‘철마한우불고기축제’가 열린다. 철마 한우고기의 우수성과 청정 농수산물을 알리기 위한 축제로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장전마을의 큰 행사다. 축제때에는 저렴한 가격에 부위별로 판매되는 한우를 구매해 바로 구워먹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또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부스도 매년 펼쳐진다. 10월 중 갈맷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철마한우불고기축제’ 기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곡마을과 노거수
 
17-6 노거수2.JPG장전마을을 지나 보림교를 건너 가파른 길을 50분정도 오르면 갈맷길 9-1구간의 종착지인 이곡마을이 나온다.
 
이곡마을 입구에는 300년 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듬직하고 웅장한 나무 한그루가 방문객들을 반겨준다. 이곡마을의 노거수는느티나무로 높이는 20m, 둘레는 4.4m로 1982년 11월 10일 보호수로 지정됐다.
 
무더웠던 여름 내내커다란 품으로 마을사람들과 방문객들의 쉼터가 되어주었을 노거수가 가을바람에 가지를 흔들며 이방인을 배웅해준다.
 
 
안선영 기자
[2013년 9월27일 제45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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