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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여행

“염소는 경주마”의 치료사

 
 
구제역 소란에 생이별... 다시 동거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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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말들과 달리 2평 남짓한 좁은 마방에서 생활해야 하는 경주마들은 야생의 습성을 이기지 못해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물론 경주마는 매일 경주로를 달리는 훈련을 해 질주본능은 어느 정도 유지되지만 타의에 의한 질주이기에 본능을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게 당연하다.
 
또한 한 마방에 한 마리의 경주마만 기거하기 때문에 무리지어 생활하는 습성 또한 만족시켜주지 못한다.경주마들이 스트레스 받으면 '나쁜 버릇'들이 생겨 경주성적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나쁜 버릇의 대표적인 종류로는 마방 안을 하염없이 도는 버릇, 모서리를 물고 바람을 빨아들이는 버릇, 머리를 위 아래로 심하게 흔드는 버릇등이 있다.
 
이런 나쁜 버릇들은 염소와의 동거로 증세가 호전된다고 한다. 자신보다 몸집이 작은 염소가 마방 안에 함께 있으니 염소가 다칠세라 함부로 몸을 움직이거나 발을 구르는 등의 나쁜 버릇이 사라지게 되고, 비록 말은 아니지만 다른 동물과 함께 생활하며 어느 정도 외로움도 극복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부경경마공원은 구제역의 감염을 우려해 지난 2월 중순부터 동거중인 염소들을 경마공원 밖으로 내보냈었다. 경주마는 소나 돼지와 달리 굽이 하나인 기제류(奇蹄類)이기 때문에 구제역으로부터 안전했지만 경주마의 나쁜 버릇을 없애기 위해 들여온 염소들이 구제역에 감염될 것을 우려해 퇴출 되었던 것.
 
구제역 때문에 경마공원에서 염소가 퇴출당하면서 졸지에 짝 잃은 외기러기가 된 경주마들이 많아졌지만 별거 3개월 여 만에 다시 재결합하게 되었다.구제역이 거의 종식되어가던 지난 4월, 염소들의 입사를 허가하는 부산경남경마공원의 공식 발표가 내려지면서 마방을 떠났던 염소들이 경주마사로 속속 입사하고 있는 것.
 
부경경마공원의 21조를 관리담당하고 있는 민창기 조교사는 “염소가 나쁜 버릇이 있는 마필들의 버릇 교정에 효과적인데, 올해 초 갑자기 내보내게 돼서 큰 걱정이었다”라고 말하며 “지금이라도 염소들이 다시 돌아오게 되니 천만 다행”이라며 반겼다.
유정은 기자
[2011년 6월 20일 제20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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