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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종이 공예 발전 및 전승에 힘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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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를 한겹한겹 뜯어 붙이고 말리는 과정을 수없이 되풀이하는 인내의 시간을 거쳐 분신과도 같은 닥종이 인형이 하나씩 탄생할 때면 고생한 기억은 오간데 없고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행복해 집니다”
 
오직 닥종이 공예라는 한 분야에서 도전을 거듭해 장인의 경지에 올랐다해도 지나침이 없는 닥종이 공예가 박봉덕 작가(57)가 오랜 시간 품어온 짝사랑을 고백하듯 22년간 담아온 닥종이 공예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시간과 정성으로 빚어내는 예술인 닥종이 공예로 우리의 전통문화와 생활상을 재현하며 관람객에게 아련한 추억의 향수를 전해온 박봉덕 작가는 우리나라 전통공예를 세계에 알리는데 일조하고 있는 인물.
 
30여 년 전 유치원에 근무하면서부터 여러 가지 교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닥종이 인형과 처음 인연을 맺은 작가는 당시 닥종이 인형작가로 유명했던 김영희 작가의 책을 보고 독학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부산시에서 마련한 공모제에 당선되고 개인전을 권유받으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닥종이 공예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닥종이 공예의 작업과정은 지겹고 인내를 필요로 하는일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번 집중하게 되면 몇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가고 화장실 가는 것조차 잊고 몰두하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15년을 매일같이 16~17시간 작업할수 있었던 것도 그런 매력 때문이겠지요. 그렇게 매번 새로운 작품을 개발하고 완성될 때의 성취감 때문에 22년이란 세월을 오로지 한 곳만 바라보게 된 것 같아요”라고 작가는 말
한다.
 
닥종이 공예에 대한 그의 열정은 정말이지 뜨겁다. 그간 열어온 국내·외 개인전 및 초대전만 해도 300여회, 닥종이 공예의 기예와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한 부산시 시장상과 환경부 장관상 및 한국국토 해양환경 미술대상전 대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이 작가의 열정과 실력을 말해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청와대와 부산시장공관 등 관공서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 그의 작품이 소장된 곳만 30곳이 넘는다.

박 작가는 전래동화, 전통 민속놀이, 피난시절, 관혼상제 등과 같이 지금은 잊혀져간 그 시절의 이야기들을 마치 할머니가 이야기로 들려주듯 귀여운 닥종이 인형들로 재현해왔다.
 
“책과 영상 또는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등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작품을 기획하고 연출, 제작하며 소품 하나하나까지 직접 만들어내는 과정은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집합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박 작가는 그의 작품이 연중 상설 전시되고 있는 전시장 중의 하나인 40계단 문화관 6층 특별전시실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주제로 한 특별전을 개최 중이다.

부산 중구청의 제안으로 광복 70주년기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에게 명예와 인권을”이란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특별전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세계가요구한다. 일본정부는 일본군 위안부피해자에게 공식사죄하고 법적배상하라-세계 1억명 서명’ 동참의 일환이다.
 
박봉덕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정신대문제대책 부산협의회를 찾아 자료를 수집했다.
“꿈 많던 소녀가 일본군 근로정신대로 강제로 끌려가는 과정부터 위안부로서의 피폐했던 삶, 해방 이후 차마 고향에 오지 못하고 타향에서 병마와 악몽에 시달리며 생을 마감하기까지, 그리고 현재 침묵을 깨뜨리고 나선 할머니들의 모습을 담은 10점의 작품을 마련했습니다. 무엇보다 할머니들의 고통스럽고 지난했던 삶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라고 작가는 설명했다.
 
“위안부 피해 신고자 중 47명만이 생존한 현재 할머니들이 한분이라도 더 살아있을때 문제 해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특별전은 10월 31일까지 계속 전시된다.
 
부산의 닥종이 공예 전통의 전승과 부흥을 꿈꾸는 작가는 최근 관광객이 많이 찾는 감천문화마을에 전통 한지의 우수성과 전통 공예를 알리기 위해 입주 작가 공모사업에 지원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입주작가로 선정되면 닥종이 인형 박물관을 만들어 전시하고, 한지를 직접 떠보고 닥종이인형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도 준비할 계획이다.
 
닥종이 인형 작품 제작에 있어서 부산에서 단연히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박봉덕 작가는 혼자만의 질주로 그치지 않는다.
 
현재 박봉덕 닥종이 인형 연구소를 운영하며 전국예술인 연합회 닥종이 인형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인 그는 부산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및 여러 평생교육원에서 수천명의 후학을 길러냈고, 지금도 부산여성문화회관 닥종이 인형 강사로 활동하며 후학을 양성중이다. 그 중 100여명 이상의 우수한 제자들은 닥종이 인형 및 생활용품 작가, 강사 등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각자의 재능을 발휘 중이다.
 
저서로는 닥종이 인형으로 만나는 옛날 옛적 전래동화 ‘효녀 심청’과 영어 독해(능률교과서) Making a Korean Paper Do, 아이와 엄마가 함께하는 재미있는 색종이놀이(유아교육진흥원 2012-3), 동자일상 카렌다 등 다수의 작품집이 있다.

유시윤 기자
[2015924일 제6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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