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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도 여성이었기에 몇 배는 더 뛰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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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의 16개 구·군 중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지닌 사하구로 오게 된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만큼 고맙고 감사히 여기며 봉사정신으로 임하겠습니다”
 
지난 7월, 제21대 사하구 부구청장으로 보직을 옮긴 서혜숙(59. 전 부산시 안전행정국 총무과장) 신임 부구청장이 취임 100여일을 보낸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서혜숙 부구청장은 그간 남성도 힘들어하던 부산시 환경정책과장과 자원순환과장을 여성 공무원 최초로 맡아 어려운 현안을 잘 풀어왔다는 평가를 받아온 인물.
특히, 부산시의 오랜 숙원이었던 동천 재생프로젝트, 자원순환 특화단지 조성 등의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해온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가 공무원 생활의 첫발을 내딛은 곳은 38년 전 양산군 일광면에서 지방행정서기보를 시작하면서부터다. 발령 1개월 만에 바로 공무원생활을 ‘천직’으로 생각했다는 그는 직접 발로 뛰는 만큼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을 몸소 깨달으며, 공무원의 역할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이후 여러 보직을 거치면서 더욱 공무원생활에 애착이 강해져갈 즈음 첫 발령지였던 일광면에 면장으로 부임됐다.
 
“첫 공무원 시절, 서양 왔느냐? 동생아,딸램아, 하고 불리었던 그곳에 면장으로 가게 됐을 때 가슴이 벅찼지요, 16년 만에 마치 고향으로 돌아간 느낌이랄까 감회가 깊었던 기억이 납니다. 방패막이가 되어 주겠다는 고마웠던 말들과 사람들과 서로 부대끼며 울고 웃었던 기억이 남습니다”라면서 부구청장은 그 시절을 회상한다.
 
그는 면장 발령 며칠 후 “내가 진정 해야 할 것은 면민들의 가렵고 아쉬운 곳을 찾아해결해야 하는 것”이라고 고민하고 마을마다의 특성과 애로사항을 살폈다. 때문에 그시절 그는 2년간 공휴일조차 쉬지 않고 밤낮없이 뛰어다니며 농촌과 어촌, 산간지역이 공존하는 그곳에서 맞춤형 행정을 펼치려 애썼다고. 특히, 의료서비스가 취약했던 그곳에서 자율방범대와 파출소를 연계해 안과진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시행했고, 무엇보다 지역주민이 화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노력한 기억을 더듬었다.
 
이후 2005년 부산시로 전입한 그는 시 기획관리실, 시민봉사과, 정책기획실 등 주요보직을 두루거쳐 2010년 7월 여성회관 관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어찌보면 남자들도 힘들어하는 분야이기도 했지만, 여성의 장점인 섬세함으로 그런 부분을 극복한 것 같습니다.
 
새로운 분야에 임할 때 마다 공부하고 노력했고, 무엇보다 일을 즐겼던 것이 가장 중요한 힘이 됐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다. 일을 즐기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여성리더의 길을 걸어온 그가 여성회관 관장을 지내는 동안에는 여성채용박람회를 통해 부산은행 등을 비롯 100명을 취업시켰고, 다문화가족재능기부 봉사활동, 경력단절여성 일자리창출 등 여성 일자리 창출에 대한 성과를 높이 인정받았다.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그의 기억 속에는 어느 분야든지 소중하지 않은 분야가 없다.하지만2011년 부산시 환경녹지국 자원순환과장 및 2013년 환경녹지국 환경정책과장시절이 힘들었던 만큼 기억에도 크게 남는다고.
 
많은 성과 중 특히, 생곡동 일원을 자원순환 특화단지로 조성한 결과는 버려지는폐기물을 에너지로 재생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고, RFID기반 음식물쓰레기종량제 추진을 활성화한 것은 시행전후 대비 30%의 음식물 쓰레기 감량 효과를 낳았다. 또, 구·군마다 상이했던 생활쓰레기종량제 봉투가격 단일화를 전면 시행했고, 각종 재활용품 전시 및 시민휴게공간으로 제공되는 ‘자원순환 그린관’ 개관도 그를 통해 이루어진 성과다.
 
 
기획관리 · 환경정책 · 자원순환 업무 등 주요 보직 두루거쳐

생곡 자원순환특화단지 조성 · 동천 재생 현안해결 큰 공적

 
특히, 자원순환 특화단지 조성은 서 부구청장이 당시 1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끈질기게 노력한 결과의 산물이다. 중앙부처의 완강한 반대에 맞서 30차례이상 서울을 오가며 법령을 검토하고 관계자 및 관련부처를 찾아다니며 끈질기게 설득했던 일은 결코 만만치 않았던 일이었다고 서 부구청장은 말한다.
 
또, 그의 많은 성과 중 동천재생 희망프로젝트 추진은 모범 도시재생사례 구현에크게 기여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외에도 삼락천 수질개선 종합대책 추진 및 수영강 생태 복원 프로젝트, 2013 엔텍 환경산업·에너지 전시회를 열고 내륙에서는 유일하게 부산국가지질공원 인증 및 이를 위해 적극 추진한 결과, 문화관광콘텐츠를 연계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된다. 이와 함께 생활폐기물 연료화·발전사업 준공은 220억 전력판매 수입효과와 매립장 사용연한을 9년이나 연장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했다.
 
“맡은 분야마다 최선을 다했고 여성으로서는 남보다 먼저 밟게 된 길인만큼 리더로인정받기 위해 3~4배는 더 노력했다”며 수많은 성과의 노하우를 밝혔다. 이후 그는 지난 2013년 8월부터 안전행정국에 총무과장을 거쳐 올해 7월 사하구 부구청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총무과장을 지낸 지난 1여 년간 여성리더의 자리를 지키며 직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조직화합을 위해 노력했다고. 인사불만의 원인이 되는 근무평정제도를 개선하고 각종행사 의전지원 및 교육훈련 개선 계획을 수립해 좋은 반향을 불러왔다.
 
또 민간전문가 개방 채용 확대 및 경력직공무원 전문성 확보 등 공직사회의 인사혁신을 추진해왔다. ‘많이 웃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모토로 웃으며 일하기 좋은 직장분위기 조성을 위해 힘써왔다.
 
“승진을 목적으로 보직을 거쳐 오지 않았습니다. 맡은 분야마다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알아가며 실제 시민들에게 도움이 될수 있는 일을 찾으려 최선을 다해왔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는 여성으로서 지금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무단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남녀의 차별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었죠.
 
이를 위해 여성의 장점을 살려 남성이 찾지 못하는 섬세한 부분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무엇보다 일을 즐기면서 문제점을 찾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아이디어를얻게 되지요. 도전정신이 필요했습니다. 이렇듯 노력하는 것이 후배들에 대한 책임감이라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 부구청장은 자신의 뒤를 잇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여성이기때문에 대우받기보다 남성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여성만의 장점을 활용해야 합니다. 권리를 찾기보다 내 역할과 책임을 중요하게 여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또, 남성의 업무분야라고 여겼던 부분을 찾아 금녀의 벽을 깰 수 있는 인식개선도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여성리더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라며 조언했다. “조직이 상호 화합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재미와 웃음, 여유와 긍정마인드를 가지는 상사가 되어 조직의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여성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업무는 기본이고 독서 등 다방면으로 자신의 능력을 갈고 닦아야겠지요”
 
서 부구청장은 일과 가정, 모두를 잘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취미생활을 갖는 것도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의 취미는 역시나 일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 현재 취미생활로시청 사진동호회에 가입돼 활동 중인 서 부구청장은 사진의 매력을 “역사의 기록이자 흔적”이라고 말한다.
 
“매년 전시회의 주제에 맞게 활동하다보니 그를 계기로 부산의 속살을 더욱 알게되고 주민들의 생활도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항상 자신을 낮추고 감사하게 살아가며모범이 되고자 했던 그가 앞으로는 또 어떤 길을 개척하고 어떠한 본보기를 낳게 될지 사뭇 기대가 커진다.
 
유시윤 기자
[20141027일 제57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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