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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주도적 삶을 열어가는 여성 재교육 보람

파워실버>
 

차 숙 희
직업계좌제 빠쉽리턴연구소 원장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할 때 발전적인 미래를 기대할 수 있듯 빠쉽패턴직업전문학교 역시 미래를 희망적으로 열어가고자는 여성들을 재교육하고 창업 취업에 도전할 수 있는 힘과 실력을 길러주고 있는 기관입니다.”

 빠쉽패턴직업전문학교 차숙희(75. 동아대 하단캠퍼스앞)교장은 “실직한 후 딱히 할 일이 없던 사람들, 자녀들 키워놓고 취업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여성 등을 위해 몇 년 전부터 실시하고 있는 직업 계좌제교육을 통해 성공적인 제2인생을 열어가는 여성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고 말한다.

 “패션분야는 손재주가 있는 사람,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들만 할 수 있다는 편견이 있지만, 사실 여성이라면 누구나 기본적인 실력을 갖고 있어 배우려는 의지와 열정만 있어도 평소 꿈꿔온 패션디자이너의 길을 걸을 수 있다” 고 소개한다.

 처음엔 옷수선반에 등록해 재봉을 배우다가 양장수업을 들으면서 패턴을 배우고 다시 중급 고급과정을 거쳐 실력을 키워온 수강생들은 자기만의 개성있는 샵을 열어 쏠쏠하게 재미를 보거나, 취미삼아 생활소품을 만들기 패턴학교를 방문했던 한 수강생은 차츰 일에 욕심이 생기면서 전문적인 공부에 도전했고 늦깎이 대학생, 대학원생 과정을 거쳐 지금은 엄연한 대학 강사로 활약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낄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차교장이 직업교육기관에 전념하기 전에는 여성지도자로서 사회단체활동도 활발히 했다. 사)전국주부교실 부산지부장, 혼례문화원장 등 부산여성연대회의 창립멤버로 참여 활동하면서 여성권익과 지위향상에 일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차교장이 지금 누구보다 자신만의 직업세계를 안정적으로 확보, 보람있는 노후를 보내고 있는 데는 평생 후배양성과 제자를 길러내는데 오직 패션지도자양성 외길을 걸어온 덕분이다.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외길을 뚜벅뚜벅 걸어온 차교장의 이력 가운데 각종 전국 기능경기 심사위원, 심사위원장으로 활동한 경력이 유독 많은 것은 전국 몇 안 되는 양장과 한복을 아우르는 정통 복식연구 기능전문가임을 복식계가 입증하고 있음이다.

 차교장은 부산에서는 비교적 이른 1960 초반 고위공무원부인들을 중심으로 복식교육을 지도해오다 1971년 부산국제복장학원을 본격 설립, 안방의 주부들의 취미와 여가 선용, 취업과 창업의 길을 터주었고, 부산 영남권 지역 최초로 패션쇼라는 것을 열어 깜짝 놀라게도 했다.

 차교장을 지금도 혼례문화원 원장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지난 1996년 설립한 혼례문화원은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을 많이 끼쳤다. 올바른 패션문화를 선도해오는 등 자신의 달란트를 지역사회에 헌신하는데도 마다 않았던 그는 직접 제작한 웨딩드레스 수십여벌을 어려운 이웃의 결혼무료 예복으로 대여하거나 기증하기도 했고, 그 일은 40여 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패션수강생들을 가르치면서도 틈틈이 무료강좌를 개설, 관혼상제 허례허식퇴치운동을 해온 그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예비신부들이 직접 드레스를 제작해 입도록 유도하는 알뜰결혼문화를 선도하기도 했다.
 “기본 패턴만 제대로 배우면 모든 디자인의 응용이 가능하다는 차교장은 한번 빌려 입는 데만 수 백만원을 호가하는 웨딩드레스는 너무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죠. 혼수나 예물 준비보다 신부들이 더욱 신경쓰는 부분이기도 한데 자기가 직접 만든 드레스는 전문가 솜씨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당사자들에게 더 의미있게 다가와 예비신부들이 좋아합니다.”

 그동안 문하에 키워온 지역사회내로라는 제자들도 부지기수. 세월이 부쩍 흐른 지금도 그의 지도를 받기 위해 찾아오는 문하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차교장만의 탁월한 지도력에 있다. 바느질의 기본도 모르던 초보 강습생도 2개월만 배워도 자신이 입을 웨딩드레스정도는 척척 만들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사회의 각종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조금씩 욕심을 비우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고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요즘 사는게 재미있어요.” 몇 해전 지병으로 앓던 남편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 당당히 인생2막을 열어가는 차교장. 아침 8시30분부터 시작해 하루 일과가 끝나는 시간은 오후 1~2시. 가뿐히 수업을 마친 후 요즘 카페 꾸미는 매력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산다며 환히 웃었다.
 
 유순희 기자
[2010년 6월 3일 8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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