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24일

포커스

″참 나를 알면 진리의 도(道) 알게 돼″

 
바른 수행법 담은 ‘石人은 물을 긷고 木人은 꽃을 따네’법어집 출간
‘참선’ 통해 지혜 계발하면 세상의 출세와 성공은 자연히 따르는 것
경허-혜월-운봉-향곡-진제, 불교 정통법맥이어 한국불교위상 제고
 
 
 
해운정사·동화사 조실 진제 대선사(석가여래부촉법 제79조)

 
입춘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추위가 가시지 않은 2월초‘ 해운정사’를 찾았다. 가파른 돌층계를 올라 절 마당에 오르니 해운대가 발아래다. 이 시대 최고의 선승을 만난다는 설렘으로 약속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한 사찰은 오히려 산밑의 기온보다 온화하고 따사로왔다.

석가여래부촉법 제79대 법손 진제 대선사(동화사·해운정사 조실). 한국을 현재 세계 유일의 부처님 법맥을 계승하고 있는 나라로 만든 그는‘ 남 진제, 북 송담(인천 용화선원 송담스님)’ 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당대 최고의 선승으로 통한다. 한국 불교의 정통 선맥을 계승, 선의 대중화에 힘써온 진제 대선사는 최근 일반인들에게 바른 참선법을 소개하는‘ 석인(石人)은 물을 긷고, 목인(木人)은 꽃을 따네’ 법어집을 출간했다.

“<참나>를 찾아가는 길이 곧 지혜를 계발하는 길” 이라는 큰 스님이 이 시대 참선을 극구 강조하는 참뜻은 어디에 있을까. 왜 참나인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화두로 던지는 측량할 수 없는 깊이와 깨달음의 진리 가득한 법어집 출간을 계기로 본지가 큰 스님을 직접 친견했다.
 
 
  
‘참나’를 화두일념으로
“ ‘석인은 물을 긷고, 목인은 꽃을 따네’ 법어집 제목이 너무나 심오해서 일반사람들이 무슨 내용인지 퍼뜩 이해하기가 어려운데요?” 진제 큰 스님을 만나기전 미리 입수한‘ 석인은 물을 긷고, 목인은 꽃을 따네.’  법어집 제목의 의미를 조심스럽게 여쭈었다.

 “진리의 눈이 활짝 열린 자만이 알 수 있구만. 진리의 눈을 활짝 뜨게 되면 일반적인 이론과 지식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진리의 세계가 태산처럼 활짝 열리고, 진리의 세계를 자유자재로 깨우칠 수 있어요. 그러나 진리의 눈을 바로 뜬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기를 바로 보는 눈을 갖추어야 합니다. 모든 우주 진리가 자신에게 다 있건만 사람들은 자기의 참 모습을 바로 보지 못하기 때문에 쓰지를 못합니다.”

 참선을 강조하는 스님은 ‘참나’를 알면 세상의 걱정, 공포, 불안, 시기, 질투, 욕망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 진다고 말한다.

 오늘날 사람들이 빈한하게 사는 것도 지혜가 짧기 때문이라는 큰 스님은 “어리석은 사람은 잘 살수도 없고 출세도 할 수 없고, 부모가 아무리 높은 자리와 많은 재산을 물려줘도 지키질 못한다” 며 “참선을 통해 밝은 지혜를 계발하면 세상의 출세와 성공은 자연히 따라오게 된다.” 고 참선을 강조한다.

일상생활속 참선과 진리의 도
큰 스님이 말하는‘ 참선’은 단순한 선(禪)생활이 아니다. 수 억만 년 전의 ‘참나’를 깨우치기 위해 화두일념 삼매에 빠져 정진하고 정진하는 생활이다.
 
 “전생에 닦은 그릇은 천차만별입니다. 심산에서 독생수도를 해서 참선을 한다고 하여 다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직 과거 생에 많이 닦은 자나 참 나를 발견한 자만이 금생진리의 맛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참선을 해야합니까? 스님께서는 앉으나 서나 걸으나 일하면서 혹은 누워서도 화두일념으로 매진해야 참나를 알게된다고 하시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렇게 하기란 참 어렵습니다. 스님들처럼 오로지 수행에 매진해도 어려운 것을 세상사를 다 팽개치고 화두일념에 빠지지 않는 이상 진정한‘ 참나’의 화두를 깨달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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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 닦은 게 없는 사람도 이생에서 열심히 참선하고 참구하면 된다는 스님은 일상생활 가운데 주부는 주부대로,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어떤 것이 참나인가”라는 의심을 놓지 않는 그 자체만으로도 곧 참선이라고 말한다. 참선을 하게 되면 마음의 온갖 번뇌와 망상이 사라져 마음이 밝고 긍정적으로 바뀌어 대인관계도 원만해지고, 잡념을 없애주어 오히려 업무에도 충실해지고 지혜롭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것.

 “이 몸뚱이는 거짓으로 이루어져있구만, 물기운 불기운 바람기운 땅기운 4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숨을 들이 쉬지 못하고 내 쉬지도 못하면 노소를 막론하고 3일 이내에 다 썩어문드러져 없어지는 이 육신은 참나가 아니지. 이 몸, 부모로부터 받기 전 어떤 것이 참나던가? 이 참나 가운데 우주진리가 다 있어요.
 
 위대한 모든 성인과 법인도 참나를 알아서 진리의 지도자가 되었구마. ‘참나’란 부모로부터 나기이전의‘ 참나’인데, 모든 인류도 개개인이 참나를 다 쓰고 있지만, 흙구름이 가리어 참나를 보지 못하는 거지. 이 흙구름을 제거하기 위해 화두일념 삼매로 밤낮 한 생각이 흐르는 물과 같이 흐르고 흐르다가 무르익어지면 세월가는 지도 모르는 사이 홀연히 자기 몸을 보는 찰나, 소리를 듣는 찰나, 화두가 박살나고 수 억만 년 전의 ‘참나’ 를 알게 되구만. 모든 성인이 깨달은 진리가 거기에 다 있어요.” 이따금 어디선가 ‘컹컹’ 개짖는 소리, 뎅그랑 풍경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복잡한 세속과 소통의 문을 닫지 못해 가방에 넣어둔 휴대폰 진동소리가 연신 귀를 거슬리게 하지만 스님은 미동도 없이 가부좌 자세로 온화한 여유를 잃지 않았다.

출가, 일면불 월면불로 득도
진제 큰 스님은 20세 나이에 출가했다. 정월 초하루, 동네에서 십리 쯤 떨어진 해관암에 “위대한 도인이 와계신다” 며 “참배도 올릴 겸 불공을 드리러 가자” 는 오촌당숙의 권유로 쌀한말을 지고 따라 나섰다가 석우石友 선사(조계종 초대 종정)를 친견했다.

“대뜸 하시는 말씀이 청년, 이 세상에 한번 안난 셈치고 도를 닦아 보지 않겠는가? 도를 닦으면 범부 중생이 위대한 부처가 되는 법이 있네. 라고 하셨다” 는 진제 큰 스님은 며칠간 해관암에 머물며 수행하는 스님들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고, 청정한 수행생활을 하는 스님들의 삶에 큰 환희를 느껴 그 길로 집에 돌아와 부모님과 상의해 출가했다.
 “참선으로 하루 일과를 보내고 오로지 부처가 되기 위해 수행한다는 것이 마음에 끌렸지요.” 스님은 어느 날 문득 큰 도인을 만나 인생행로를 결정하게 된 것을 보면 전생에 많이 닦은 인연 덕이라고. 이후 남해의 조그만 암자에서 행자 수업이 시작됐다. 큰 스님 시봉과 공양주 소임, 나무를 해오고 채소를 가꾸는 일까지 6~7개월을 그렇게 보냈다. 이후 하안거 해제일 제방 선방에 다니며 10여년간 수행을 해오던 선객스님 몇 분이 석우선사께 인사드리러 왔다가 한 자리에 모인 날, 석우선사가 스님들에게 물었다.

“옛날 중국의 삼한(三漢)시절 글자운자(韻字) 하나를 잘 놓음으로 인해서 과거에 급제하던 때가 있었네. 이것은 그 당시 시험에 나왔던 문제인데,‘ 일출동방대소(日出東方大笑), 즉해가 동쪽에서 떠올라 크게 웃는 모습이 어떠하더라.’하는 이 글귀에 운자 하나를 놓아보게.” 하시고는 “당시에 어떤 사람은 나 ‘아(我)’ 자를 놓아서 재상에 등용되었는데 자네들은 어떤 자(字)를 놓아보겠는가?” 하고 물었다.

선객 스님들 중에 대답하는 이가 아무도 없자 석우선사가 신출내기 행자였던 진제스님을 향해 “그러면 네가 한 마디 일러보아라.”라고 했다. 이때 진제스님은 대뜸“ 저는 없을‘ 무(無)’ 자를 놓겠습니다.” 라고 말했다.
 
해가 동쪽 하늘에 떠올라 밝은 빛으로 온 세상을 비추지만 그 모습에는 호리(豪釐)의 상(相)도 없다는 뜻으로 ‘무(無)’자를 놓았는데 당시 석우선사는 “행자가 장차 큰 그릇이 될 것이다.” 라며 흡족해 하신 적이 있었다고. 이후 진제스님은 해인사로 가서 사미계를 받고 강원(講院)에서 경전(經典)을 익혔다. 그 후 다시 조계종 종정에 추대되어 동화사로 가게 된 석우선사의 부름을 받고 동화사로 가, 수행했다.

‘부모미생전 본래면목(父母未生前 本來面目)’ 을 화두로 참학의지를 불태웠던 스님은 석우스님 열반 후 향곡 스님을 찾아가‘ 달마스님이 서역에서 중국으로 오신 까닭이 무엇인고?’ 라는 ‘향엄상수화(香嚴上樹話)’를 화두로 2년5개월만에 해결하고, 다시 주어진 ‘일면불 월면불(日面佛 月面佛)’ 화두를 5년만에 타파, 정미년 만 32세에 득도했다.

“위대한 마조도인이라고 있었는데 원주스님이 병중에 있는 스님을 문안, ‘밤새 존후가 어떠하신지요?’ 여쭙자, ‘일면불, 월면불’이라고 대답한게 있어요. 과거 한량없는 세월 전에 ‘일면불’ ‘월면불’ 부처님이 계셨는데 어째서‘ 일면불’‘ 월면불’ 부처님 명호를 들어 말씀하셨는지 그것을 화두로 한 5년간을 씨름했지요.”

일면불은 1800세의 수명을 갖는 장수 부처이고, 월면불은 하루 낮과 밤 동안만 사는 단명 부처. 부처는 생사를 초월한 존재이므로 삶과 죽음에 집착 없이 언제나 상쾌한 나날을 보낸다는 뜻일까. 어쨌든 스님은 향곡스님이 흡족할만한 명쾌한 답을 내놓았다.

향곡스님은 몇 차례의 선문답으로 진제스님을 시험한 뒤 깨달음을 정식인가, 요즘 소위 박사학위와도 같은 인증을 받았다. 이로써 경허 - 혜월 - 운봉-향곡으로 이어지는 불교 정통 법맥을 이어받게 됐다.

진리의 도는 눈 밝은 선지식을 만남으로써 몇 생을 건너뛰고 금생에 다 이룰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된다는 스님은 그러나 스승없이 공부를 하는 이들은 천마외도(天魔外道), 진리의 고향에 잘못 들어서 엉뚱한 곳에 안주, ‘알았다’ ‘ 내가 진리의 도향에 다왔다’며 전을 벌려 만 사람을 그릇 지도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일깨운다.

출간기념법회 오는 3월 16일

지난해 벡스코에서 750년만에 재현 된 ‘백고좌대법회’에서 법주를 맡은 진제 큰스님은 사찰을 방문한 박근혜 전 대표에게 친필 ‘심무취사心無取捨’를 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무릇 대인은 자비로써 끌어안고 취하고 버림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로 써준 내용. 진제스님은 너니 나니 하는 허상에 매이는 소인배 같은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인생은 잠시 왔다가 간다. 참말로 자기의 근본 존재가 어떤 것인가에 착안하여 참나를 찾아 살면 여생을 멋지게 살 수 있다”는 진제 큰 스님은 “사람은 전생에 지은 그림자대로 이목구비가 형성되고 금생의 삶을 살게된다” 며 “ ‘참나’를 깨달으면 금생에 원을 세운대로 태어나게 된다” 고 가르친다.
 
참구하여 참나를 깨달으면 교만, 시기, 질투, 걱정, 불안 다 없어지고, 과거 미래 현재 업이 소멸, 마음의 지혜를 얻어 존경받는 여생 보내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스님은 참 많은 법어집을 냈다. ‘옛 못에서 달을 건진다’ 라는 제목의 법어집에는 역대 선승들이 베풀어 놓은 가르침들을 진제스님의 안목으로 점검하고 재해석했고,‘ 돌사람 크게 웃네石人大笑’ 등을 통해 선수행의 참도를 가르치고 있다.

이번에 출간한‘ 석인石人은 물을 긷고, 목인木人은 꽃을 따네’ 책에 스님은 국내 최초한·중·일 불교 전법의 원류와 친필 법게를 담았다. 지난 1월초 출간과 동시에 인터파크 종교에세이 부문 1위 베스트셀러로 올라 화제를 모은 이책에는 한국일 대표 선사들의 법문을 수록하는 등 각 매스컴과의 주요 선답 인터뷰 내용이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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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제 스님이 깨달음을 얻은 후 성철스님과 주고받은 법거량과 수년간 전국 선원의 수행자들에게 내린 결제 법문을 수록, 펄펄 살아있는 선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

 ‘석인은 물을 긷고 목인은 꽃을 따네’ 법어집 출간 기념 법회는 오는 3월 16일 해운대 해운정사 앞마당에서 열린다.

 한편 요즘 훌륭한 여성들 참 많다는 큰 스님. “지금도 역량이 대단한 여성분들도 많고 앞으로 모든 여성들이 역량만 갖추면 훌륭한 자리에 충분히 앉을 수 있다.” 며 “모두가 진정으로 염원하는 평화와 평등, 공존의 시대도 국민 개개인이 수행하는 자세로 바르게 살아갈 때 가능하다” 는 말도 잊지않았다.
 
 참구하여 참나를 깨달으면 교만, 시기, 질투, 걱정, 불안 다 없어지고, 과거 미래 현재 업이 소멸, 마음의 지혜를 얻어 존경받는 여생 보내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스님은 참 많은 법어집을 냈다. ‘옛 못에서 달을 건진다’ 라는 제목의 법어집에는 역대 선승들이 베풀어 놓은 가르침들을 진제스님의 안목으로 점검하고 재해석했고,‘ 돌사람 크게 웃네石人大笑’ 등을 통해 선수행의 참도를 가르치고 있다.

 이번에 출간한‘ 석인石人은 물을 긷고, 목인木人은 꽃을 따네’ 책에 스님은 국내 최초한·중·일 불교 전법의 원류와 친필 법게를 담았다. 지난 1월초 출간과 동시에 인터파크 종교에세이 부문 1위 베스
트셀러로 올라 화제를 모은 이책에는 한국일 대표 선사들의 법문을 수록하는 등 각 매스컴과의 주요 선답 인터뷰 내용이 실려있다.

 진제 스님이 깨달음을 얻은 후 성철스님과 주고받은 법거량과 수년간 전국 선원의 수행자들에게 내린 결제 법문을 수록, 펄펄 살아있는 선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

 ‘석인은 물을 긷고 목인은 꽃을 따네’ 법어집 출간 기념 법회는 오는 3월 16일 해운대 해운정사 앞마당에서 열린다.

 한편 요즘 훌륭한 여성들 참 많다는 큰 스님. “지금도 역량이 대단한 여성분들도 많고 앞으로 모든 여성들이 역량만 갖추면 훌륭한 자리에 충분히 앉을 수 있다.” 며 “모두가 진정으로 염원하는 평화와 평등, 공존의 시대도 국민 개개인이 수행하는 자세로 바르게 살아갈 때 가능하다” 는 말도 잊지않았다.

▲ 진제 큰 스님
 1934년 경남 남해군 삼동면 금송리에서 출생. 1954년 약관의 나이에 해인사에서 석우선사를 은사로 출가했다. 이후 1967년 향곡선사로부터 깨달음을 인가받아, 경허 - 혜월 - 운봉 - 향곡선사로 전해 내려온 정통 법맥을이었다.
 
 1971년 직접절터를 선정,해운정사를 창건해 선의 대중화시대를 열었다. 1991년 선학원 이사장과 중앙선원 조실을 지냈으며 1999년 경주 금천사를 창건하기도. 현재 해운정사·동화사·조계종립 기본선원 조실.2003년 이후 조계종 원로의원으로 한국불교발전에 힘쓰고 있는 진제 큰스님은 2002년 백양사 국제 무차선 대법회와 2009년 부산 벡스코에서 750년만에 재현된 ‘백고좌 대법회’의 법주를 맡았다. 법어집으로‘ 돌사람 크게 웃네石人大笑’‘ 염화인천’‘ 선 백문백답’‘ 바다 위 맑은 바람 만년토록 새롭도다’ ‘고담녹월’ 등이 있다.

유순희 편집국장
[2010년 2월 20일 4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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