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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문학

지혜와 헌신으로 본을 보인 어머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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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어머니의 사랑과 지혜와 헌신을 엿볼 수 있는 훈훈한 가족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표지는 세련되지 못했지만 제목이 은은하다.
 
도서출판 지평에서 펴낸 '학임당의 향기'(박실조 박실상 박실재 공저/1만원). 대표 저자 형제가 세 명 나란히 이름을 올렸지만, 가족모두가 에세이 한 두 편을 담아 참여한 일종의 가족문집형태다. 아들, 며느리,손녀, 손자, 조카 등 전 세대를 아우르며 한 가정의 어머니요 할머니 누님 시어머니였던 여성을 떠올린 글이다.
 
수 년전 글속 주인공인 대표 저자들의 어머니가 별세했을 때, 조의금으로 받은 돈을 종잣돈으로 이복형제가 의기투합해 장학회를 설립, 매년 장학금을 전달하는 한편 추모 회고록을 펴낸 것. 내용은 어머니에 대한 회고와 추모형태지만 한 가족사와 여성의 삶에 어린 역사의 반추이자 한 가족의 화목교육 지침서이기도 하다. 특히 '학임당의 향기'라는 책제목에서도 느껴지듯 실천으로 본을 보인 신사임당 같은 어머니를 교본으로 다양한 에피소드와 곁들여 다채롭게 담아냈다.
 
혼수로 가져온 옷을 뜯어 전실 자녀들의 옷으로 해입힌 어머니, 후처로 들어왔지만 차별없이 형제들을 화목으로 이끈 따뜻하고 지혜로웠던 어머니의 삶을 비롯, 며느리와 열 살차이밖에 나지 않았던 며느리가 회고하는 시어머니의 단상 '죽어도 안잊을 거라네' 등, 스스로 사랑에 빚진자들이라며 고모와 할머니의 사랑을 반추하는 후손 친지들의 글에 이르기까지 가슴뭉클한 사연들이 책장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한다.
 
총 152페이지에 달하는 책속에는 평생을 무병장수하며 건강하게 사시다 간 어머니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글속(90P) '죽어도 못잊을 밥 한그릇'은 요즘 세상에 보기드문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화목한 관계를 엿보게 한다. 실존하는 사람들의 증언과 대화형태의 생생한 채록은 흥미를 더한다.
 
온가족이 함께 참여, 편찬한 이 책은 현대인의 바쁜 일상과 개인주의 등으로 가족간의 화합도 쉽지 않은 핵가족시대 갈등을 봉합하고 화합과 소통의 방식이 무엇인지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아울러 중국 태임의 성품과 덕을 실행하고 신사임당같이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웠던 박씨가문의학임당, 한 어머니의 향기가 물씬한 책이 제목만큼이나 향기롭다.
 
유순희 기자
[2014년 4월 25일 제51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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